LG유플러스가 최근 인수한 보안기업 파고네트웍스가 인공지능(AI)을 앞세워 보안관제 방식 자체를 바꾼다. 사람이 반복적으로 수행하던 위협 분석을 AI에 넘기면서 일부 업무에서는 AI 비중을 70%까지 높였다. 단순 분석 인력의 신규 채용도 중단했다.
파고네트웍스는 1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파고 시큐리티 서밋 2026'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기반 보안 운영 플랫폼 '딥엑트(DeepACT)'를 공개했다.
파고네트웍스는 이러한 AI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 범위도 넓힌다. 기존에는 고객사의 위협을 탐지하고 대응하는 관리형 탐지·대응(MDR)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기업의 보안 운영 전반을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SOC as a Service' 사업자로 전환한다.
권 대표는 "MDR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올해 12월 말까지가 마지막이 될 것 같다"며 "앞으로 SOC as a Service 사업자로 발전하는 것이 단기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한 딥엑트 플랫폼은 공격 이후 위협을 탐지·차단하는 '딥엑트 디펜스', 공격 전에 취약점을 찾아 실제 침투 가능성을 확인하는 '딥엑트 어택', 새로운 공격에 대응할 탐지 규칙을 AI로 만드는 '딥엑트 디텍션 엔지니어링' 등으로 구성된다.
딥엑트 어택은 통상 연간 몇 차례 진행하던 모의해킹을 상시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외부에 노출된 IT 자산을 찾고 실제 공격 가능성을 검증하는 과정부터 AI를 활용한 침투 테스트까지 자동화한다.
파고네트웍스가 그리고 있는 보안관제는 'AI가 분석하고 사람이 최종 판단하는' 구조다. 공격자가 AI를 활용하면서 공격 속도와 규모가 커지는 반면 기존 보안관제는 사람이 직접 수많은 경보와 로그를 분석하는 업무가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람이 약 2시간 동안 수행하던 일부 위협 헌팅 작업은 AI 적용 이후 약 5분까지 줄었다. 여러 악성코드를 분석하는 작업도 기존 2시간에서 30분 이내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권영목 파고네트웍스 대표는 "특정 영역은 약 70%를 AI에 맡기고 나머지 30%는 사람이 개입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AI 도입은 인력 운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파고는 반복적인 분석 업무를 주로 수행하는 초급 분석가의 신규 채용을 중단했다. 기존 분석가는 보다 복잡한 위협을 분석하고 대응 여부를 결정하는 상위 업무에 집중시키고 있다.
반대로 새로운 역할도 생겼다. 고객사의 보안장비에 직접 접속해 공격을 차단하거나 감염된 시스템을 격리하는 대응 전문 직무다. AI가 분석 업무를 빠르게 처리하면 사람은 실제 조치와 의사결정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AI가 보안 운영을 전부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주요 시스템을 차단하는 것처럼 기업 서비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정에는 사람이 개입한다.
홍관희 LGU+ CISO가 1일 진행된 '파고 시큐리티 서밋 2026'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이인애 기자
LG유플러스도 비슷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자체 보안관제에 AI를 적용해 사람이 직접 수행하던 조사·분석 업무를 자동화하고 있다.
이날 오후 세션에서는 홍관희 LG유플러스 정보보호센터장(최고정보보호책임자, CISO)도 발표를 이어갔다. 홍관희 CISO는 "사람이 10~12시간 하던 조사와 분석을 AI가 2~3분이면 끝내기도 한다"며 "야간에 기존 세 명이 필요했다면 AI SOC를 도입하면 한 명 정도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파고네트웍스의 사업 확대는 LG유플러스의 기업 보안 사업과도 연결된다. LG유플러스가 보유한 기업 고객 기반과 기존 네트워크·보안 서비스에 파고의 MDR 및 AI 보안 운영 역량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홍 전무는 "LG유플러스가 가진 고객 자산과 신뢰, 파고가 가진 MDR 전문 서비스 역량을 합치고 AI 기술을 활용해 보안 서비스 역량을 높이는 것이 파고와 한 가족이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다만 파고네트웍스는 LG유플러스 인수 이후에도 독립 경영 체제를 유지한다. 회사명과 대표, 기존 사업계획도 유지하며 LG유플러스가 직접 MDR 사업을 수행하는 구조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권 대표는 "많이 탐지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하고 대응하느냐가 중요해졌다"며 "AI에게 일을 맡기고 분석가는 더 상위 업무를 하는 방향으로 보안 운영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