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에도 생명체가?…극산성 환경서 펩타이드 3차원 구조 유지

문세영 기자 2026. 9. 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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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 생명체 탐사는 지구처럼 물이 존재하는 행성에 집중됐다.

연구팀은 "펩타이드가 산성 환경에서 매우 잘 생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특정한 3차원 구조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외계 생명체를 탐색할 때 지구 유사 행성뿐 아니라 금성처럼 가혹하고 극단적인 대기 환경을 지닌 행성까지 탐사 범위를 넓혀야 함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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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금성과 지구의 모습. 위키미디어 제공

외계 생명체 탐사는 지구처럼 물이 존재하는 행성에 집중됐다. 물이 거의 없는 극산성 환경에서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메이 홍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화학과 교수 연구팀은 금성처럼 고농도 산성 대기 환경에서 단백질의 기본 구성 요소인 '펩타이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3차원 구조로 접힌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확인하고 연구 결과를 31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금성 대기 상층부는 생명체에 적합한 비교적 온화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약 98% 농도의 황산으로 이뤄져 있어 복잡한 생체 분자가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으로 여겨진다. 황산은 지구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생체 분자를 파괴할 수 있는 물질이다. 

연구팀은 실험실 환경에서 98% 농도의 황산 용액을 이용해 극산성 환경에서 펩타이드가 구조적으로 어떠한 변화를 보이는지 핵자기공명(NMR) 분광법을 이용해 분석했다. NMR 분광법은 분자의 3차원 입체 구조와 화학적 결합 상태를 분석하는 기법이다. 

분석 결과 98% 농도의 황산 용액에서 펩타이드는 수 주 동안 파괴되지 않고 온전한 상태를 유지했다. 연구팀은 극산성 용액 내 ‘수분 부족’이 펩타이드가 파괴되지 않는 이유로 분석했다.

극산성 환경에는 물 분자가 거의 없기 때문에 산성 환경에서 펩타이드 결합이 끊기는 화학 반응인 '가수분해'가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물이 없다면 산성 환경이 생체 분자에 크게 위협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합성 펩타이드인 'HHQ', 'K7' 등은 물속에서는 평평한 ‘베타 병풍 구조(beta sheet)’ 형태를 이루지만 농축 황산 속에서는 그리스 문자 오메가(Ω) 모양의 고리 구조인 ‘오메가 루프’를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산 분자가 오메가 루프 중심에 자리 잡으며 구조적 지지대 역할을 했다. 오메가 루프는 생체 내에서 단백질 접힘과 분자 인식 등에 관여하는 핵심 구조다. 

펩타이드가 농축 황산 환경에서 파괴되지 않고 접힘 구조를 잘 유지한다면 단순 생명체의 구성 요소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펩타이드가 산성 환경에서 매우 잘 생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특정한 3차원 구조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외계 생명체를 탐색할 때 지구 유사 행성뿐 아니라 금성처럼 가혹하고 극단적인 대기 환경을 지닌 행성까지 탐사 범위를 넓혀야 함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doi.org/10.1073/pnas.2618039123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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