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라 안일하게 생각했다” 제주 실종사건 허위종결 전말
실종자들과 연락한 것처럼 입력하고 허위 종결

실종 사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경장(34)이 구속상태로 1일 검찰에 넘겨졌다. A경장은 경찰조사에서 “실종자가 성인이라 안일하게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경장이 처리한 사건 중 25건의 허위 종결 사건을 추가로 확인했다.
제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제주 실종 허위 종결 사건의 피의자 A경장을 공전자기록위작 및 행사·위계공무집행방해·직무유기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A경장이 사용하던 개인 휴대전화 1대와 업무용 휴대전화 2대, 실종자 휴대전화 2대, 피의자가 근무한 사무실의 일반전화 등의 착·발신 통화 내역과 포렌식 전자 정보 등을 교차 분석해 피의자가 실종자와 통화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사무실 PC와 112 신고·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 신고 정보, 전산 입력 내역, 접속 로그기록 등도 분석했다.
당초 “실종자와 연락했다”며 범행을 전면 부인하던 A경장은 관련 증거 자료를 제시하자 혐의를 모두 시인했다.
A경장의 실종신고 허위종결은 실종신고를 대하는 안일한 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실종자가 일반적인 성인이라 안일하게 생각했다. 미종결 시 챙겨야 할 일이 많아 사건 인계에 대한 부담감을 느껴 허위 종결했다”는 취지로 범행 동기를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자체적으로 투입한 프로파일러의 분석 결과도 ‘누적된 업무 부담과 책임 가중에 대한 피로감 속에 업무태만적 동기가 주된 배경’으로 나왔다. 피의자의 회피적 대처와 무책임한 태도가 결합해 ‘허위종결’ 범행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다.
경찰은 또 A경장이 2025년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실종팀에서 근무하며 담당한 사건 298건을 전수조사한 결과 25건을 추가로 허위 종결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 중 10건은 장모씨(37) 사건처럼 실종자와 연락하지 않고 허위로 내용을 입력한 후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 나머지 15건은 실종자와 실제 연락이 닿아 종결 처리했으나 ‘사망’ 코드를 입력해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사건을 삭제했다. 피신고자 25명의 신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검찰 송치 이후에도 A경장이 추가로 허위 종결한 사례에 대해 수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한편 A경장은 지난 5월15일 오후 6시 43분쯤 장씨의 실종신고를 접수한 후 실종자와 통화한 사실이 없는데도 신고자인 장씨 남자친구에게 “실종자와 연락됐다. 자신의 위치를 알리지 말아달라고 한다”는 취지로 통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경장은 112신고시스템에도 내용을 허위로 입력해 신고를 종결했다.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교통사고 사망’ 코드를 입력한 후 사건을 삭제한 혐의도 있다.
A경장은 지난 7월 2일 오후 6시 2분쯤 들어온 60대 남성 실종 신고도 장씨 사건과 유사한 방식으로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와 60대 남성은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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