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초 목소리로 AI가 ‘흡인 위험군’ 찾아낸다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2026. 9. 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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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인은 음식물이나 침이 식도가 아닌 기도로 잘못 넘어가는 현상으로, 흔히 '사레가 들린다'고 표현한다.

이번 연구는 삼킴장애 환자가 실제로 낼 수 있는 발성 시간을 고려해 음성 데이터를 엄격하게 보정하고, 단 2초의 짧은 목소리만으로도 흡인 위험군과 정상군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AI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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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발견해 흡인성 폐렴 예방에 도움

(시사저널=노진섭 의학전문기자)

흡인은 음식물이나 침이 식도가 아닌 기도로 잘못 넘어가는 현상으로, 흔히 '사레가 들린다'고 표현한다. 노화나 신경계 질환 등으로 삼킴장애가 있는 환자에서 흔히 발생한다. 흡인이 반복되면 음식물이나 침에 포함된 세균이 폐로 들어가 흡인성 폐렴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고령화로 삼킴장애 환자가 늘면서 흡인 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표준 검사법인 '비디오투시연하검사'는 X선을 이용해 음식물이 이동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기 때문에 방사선 노출 부담이 있고, 전문 인력과 장비가 필요해 일상적으로 반복 시행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국내 연구진이 음식물을 삼킨 직후 단 2초간 낸 목소리만으로 인공지능(AI)이 흡인 위험군과 정상군을 구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류주석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음식물을 삼킨 직후 '아~' 하고 낸 목소리를 표준화해 AI에 학습시킨 뒤, 이를 이용해 흡인 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는지 검증했다.

연구팀은 삼킴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목소리의 특성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상적으로 삼킬 때는 후두가 기도를 보호해 음식물이 식도로 안전하게 넘어간다. 반면 삼킴장애가 있으면 음식물이나 분비물이 후두 주변에 남거나 기도로 침투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성대 진동과 음성의 특성이 달라질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미세한 음성 변화를 AI로 분석하면 흡인 위험을 선별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시사저널 임준선

연구팀은 2021년 10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수집한 흡인 위험군 70명과 정상군 128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남녀 데이터를 통합해 학습시킨 모델이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흡인 위험군과 정상군을 구분하는 능력을 나타내는 AUC는 0.8090이었으며, AUC는 1에 가까울수록 분류 성능이 우수하다는 의미다.

반면 남성과 여성 데이터를 각각 따로 학습시킨 모델의 AUC는 0.7230과 0.7376으로 통합 모델보다 낮았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흡인이 발생하면 평소 나타나는 남녀 간 음성 차이가 줄어들면서, AI가 성별보다는 흡인 위험군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음성 특성에 집중해 학습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음성 데이터를 2초로 표준화한 방식의 타당성을 분석한 결과, 삼킴장애 증상으로 비디오투시연하검사를 받은 환자의 평균 발성 지속시간은 2.22~2.48초로, 일반인의 6.19초보다 유의하게 짧았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2초라는 기준이 단순히 분석 편의를 위해 정한 시간이 아니라, 삼킴 기능이 저하된 환자의 실제 발성 능력을 고려한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삼킴장애 환자가 실제로 낼 수 있는 발성 시간을 고려해 음성 데이터를 엄격하게 보정하고, 단 2초의 짧은 목소리만으로도 흡인 위험군과 정상군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AI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류주석 교수는 "흡인은 음식물이나 침을 삼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만큼 일상에서도 위험을 지속적으로 살필 수 있어야 한다. 향후 다기관 데이터를 확보해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AI 모델의 성능을 추가로 검증하고, 후속 연구를 통해 실제 임상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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