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9일' 임시주총 앞둔 고려아연…영풍·MBK와 전방위 공방 격화

유한새 기자 2026. 9. 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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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C 둘러싼 대법원 판단 두고 양측 해석 엇갈려
호주 주지사 방미 사절단에 최 회장 초청…유증 촉각


이달 9일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간의 공방이 전방위로 격화하고 있다. 양측은 최근 나온 대법원의 영풍 의결권 제한 관련 가처분 결정을 둘러싸고 법리적 해석 차이를 드러냈으며, 일각에서는 대규모 해외 투자에 따른 자금 조달 방안 등을 둘러싼 우려도 함께 제기되는 모습이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호주 퀸즐랜드주 주지사가 이끄는 미국 방문 경제사절단이 2일 워싱턴 D.C.에서 여는 '핵심광물 라운드테이블' 행사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고려아연과 썬메탈코퍼레이션(SMC) 경영진들도 공식 초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는 미국과 호주 정책금융기관 등의 대출 지원을 포함해 호주 제련소 증설을 위한 파이낸싱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최 회장의 방미 일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시장 일각에서는 해외 사업 확장에 따른 자금 조달 구조에 대한 우려를 내비친다. 미국 제련소 투자에 이어 호주 제련소 대규모 증설까지 맞물리며 본사의 지급보증과 실질적인 재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한다. 또한, 조 단위 투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과거 시장의 거센 반발을 샀던 유상증자 카드가 재현될 가능성을 경계하는 한편, 해외 생산 확대로 인해 국내 온산제련소의 경쟁력 약화와 제련 기술 유출 등 국내 기간산업의 공동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고려아연은 올 6월 공시를 통해 호주 제련소 건설 관련 유상증자 가능성이 부각된다는 소식에 "유상증자에 대해서 검토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여기에 지난해 1월 임시 주총과 관련해 내려진 대법원의 가처분 재항고 결정을 둘러싼 법적 공방도 거세다. 영풍·MBK 측은 대법원이 호주 계열사인 SMC를 상법상 자회사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점을 근거로, 해외 계열사를 동원한 최대주주 의결권 제한의 위법성이 드러났다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공정거래위원회의 순환출자 탈법행위 심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독립적 감사위원 선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이번 판결이 과거 특정 임시 주총 당시 SMC의 상법상 회사 성격에 국한된 판단일 뿐, 현재의 경영체제와 지배구조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현 경영체제의 토대가 된 지난해 3월 정기 주총 관련 가처분 사건에서는 이미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해 적법성과 효력을 인정받았으며,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와 무리하게 연결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한 악의적 주장이라고 맞서고 있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9일 예정된 임시 주총은 향후 고려아연의 경영권과 지배구조 향방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주총 현장에서 이뤄질 감사위원 선임 등 표 대결 결과에 따라 현 경영진의 해외 확장 전략 추진 동력과 이사회 구도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9일 열리는 고려아연 임시 주총에서는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 집중투표 방식의 독립이사 4인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1인 선임 등 3개 안건을 다룬다. 시장의 관심은 감사위원 안건에 쏠린다. 고려아연 측은 백인규 후보를, 영풍·MBK 측은 박유경 후보를 추천했다. 감사위원으로 백인규 후보가 선임될 경우 최 회장 측 이사회 우위는 한층 공고해진다. 반대로 영풍·MBK 측 후보가 선임되면 상대적으로 열세인 영풍·MBK 측의 이사회 내 견제력이 확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