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31억대, 주가 2000%↑… 숫자로 보는 ‘굿바이 팀쿡’ [이사람@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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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부터 애플을 이끌어온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다음달 1일(현지시간) 물러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숫자로 보는 팀 쿡의 애플 업적'이라는 기사를 통해 스티브 잡스 전 CEO의 자리를 이어받은 팀 쿡에 대해 "누구도 채울 수 없는 자리를 맡았지만, 그 자리를 훌륭히 채웠다"고 평가했다.
팀 쿡이 CEO로 재임한 기간 애플은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한 최초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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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3500억弗→4조6000억弗
아이폰 31억대 판매 “지구∼달 거리”
中 생산망 의존, AI 서비스 지연 ‘과제’
‘하드웨어 전문’ 존 터너스 새 수장에
2011년부터 애플을 이끌어온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다음달 1일(현지시간) 물러난다. 이 기간 애플의 주가는 2000% 넘게 상승했고, 아이폰은 31억대가 팔렸다. 팀 쿡은 제품 라인업 확장으로 애플의 생태계를 공고히 하는 데 성공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했지만, 중국의 생산망에 지나치게 의존하며 규제 리스크에 시달리고 인공지능(AI) 혁신 속도를 높이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숫자로 보는 팀 쿡의 애플 업적’이라는 기사를 통해 스티브 잡스 전 CEO의 자리를 이어받은 팀 쿡에 대해 “누구도 채울 수 없는 자리를 맡았지만, 그 자리를 훌륭히 채웠다”고 평가했다.

우선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한 주가 상승이 그의 업적으로 꼽힌다. 팀 쿡이 CEO로 재임한 기간 애플은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한 최초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팀 쿡의 CEO 임명 시점인 2011년 8월 애플 주가는 14달러로, 28일 종가(319.70달러) 대비 2100% 넘는 성장을 기록했다. 당시 3500억달러(약 478조원) 수준이었던 애플의 시가총액은 4조6000억달러(6303조원)에 달한다. 이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에서 애플의 비중은 3%대에서 약 7%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팀 쿡이 취임한 이후 아이폰은 31억대가 출하됐다. 이 아이폰을 일렬로 늘어놓으면 지구 표면에서 달까지 닿을 정도의 길이가 된다고 FT는 전했다. 팀 쿡 체제에서 애플워치와 에어팟이 새로 출시돼 애플의 주력 제품군으로 자리잡았으며, 에어태그, 홈팟, 비전프로 등의 상대적 틈새시장 제품도 선보였다. FT는 “팀 쿡의 하드웨어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업적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자체적인 칩 설계일 것”이라며 “애플의 수익률은 2011년에도 약 40%로 높은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거의 50%까지 높이는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심각한 중국 의존도는 과제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전 세계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자, 애플의 시가총액은 단 3일 만에 6380억달러(약 874조원)가 증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닷컴버블 붕괴 이후 최악의 3거래일 하락세”라고 전했다. 중국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애플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스란히 반영한 주가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당국의 요청에 따라 앱스토어 내 특정 애플리케이션이 삭제되는 등, 중국의 정치적 요구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여온 적도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신문은 “애플의 중국 의존도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에 애플이 취약한 상태로 남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의 생성형 AI 브랜드 ‘애플인텔리전스’의 출시가 늦어진 것은 팀 쿡 체계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애플의 상징적 이미지를 훼손한 사례다. 2024년 처음으로 선보인 애플인텔리전스는 완성도 및 개발 문제로 인해 개인화된 ‘시리’(Siri) 서비스 등 핵심 기능 출시가 올해까지 미뤄졌다. 최근에는 구글의 ‘제미나이’를 애플인텔리전스의 기반 모델로 채택하며 자체 AI 개발에 ‘백기’를 든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팀 쿡 CEO는 올해 6월 마지막 세계개발자회의(WWDC) 기조 발표를 진행하며 개인 소회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애플은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을 궁극의 지향점으로 삼아왔다”며 “그 사명을 이어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저에게 일생의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진심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후임 CEO에는 애플의 하드웨어 엔지니어 출신 존 터너스가 오른다. 팀 쿡은 애플의 이사회 의장을 맡아 세계 각국 정책 당국자와의 소통 등의 업무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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