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 울음 속에 폐업한 ‘밀양 마지막 분만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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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과 한 약속인 만큼 폐업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리를 지켜야지요."
31일 오전 9시경 경남 밀양시 내이동 제일병원 산부인과 진료실. 산부인과 전문의인 홍성권 원장(73)이 병원의 마지막 진료를 시작하며 이렇게 말했다.
병원을 찾은 밀양시민 정혜경 씨(67)는 "오늘이 마지막 진료일이라는 소식을 듣고 12년 동안 진료해준 간호사 선생님께 '그동안 수고하셨다'고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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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 많으셨다” 시민 발길 이어져

31일 오전 9시경 경남 밀양시 내이동 제일병원 산부인과 진료실. 산부인과 전문의인 홍성권 원장(73)이 병원의 마지막 진료를 시작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병원은 1986년 개원 이래 2만 명이 넘는 신생아가 태어난 밀양 유일 분만 의료기관이지만 저출생 문제와 의사 구인난, 재정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이날을 끝으로 자진 폐업했다.
마지막 진료일 산부인과 병동을 비롯한 병원 곳곳에선 아이 울음소리 대신 어른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병원을 찾은 밀양시민 정혜경 씨(67)는 “오늘이 마지막 진료일이라는 소식을 듣고 12년 동안 진료해준 간호사 선생님께 ‘그동안 수고하셨다’고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제일병원은 산부인과, 내과, 소아과, 마취과 등 4개 진료과와 79개 병상을 갖추고 한때 한 달 100명이 넘는 아이가 태어나는 등 연간 1000건 이상의 분만을 했다. 그러나 밀양시의 연간 출생아 수가 2000년 1280명에서 지난해 249명으로 25년 만에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는 등 저출생이 지속되면서 경영난에 직면했다. 1년에 20억 원에 가까운 적자가 쌓이는 상황에서도 수년간 폐업을 미뤄왔던 홍 원장도 결국 폐업을 결정했다. 홍 원장은 “병원이 폐업하면 의사들이야 시골을 떠나 더 좋은 여건에서 근무할 수도 있겠지만 지역 주민들은 그야말로 큰 타격을 입는다”며 “무너져 가는 지역 의료를 살릴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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