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삶을 따뜻하게 담아내는 콘텐츠 재미있고 뿌듯하다"

김범수 2026. 9. 1. 04:3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온라인 플랫폼 등장 이후 온갖 콘텐츠가 엄청난 양과 속도로 생산·소비되고 있습니다.

-채널에는 어떤 콘텐츠가 있나.

지희=채널이 '논논'으로 바뀐 뒤 최 대표는 '별채 일기'라는 브이로그를 하고 있고 저는 '인력사무소' 콘텐츠를 담당하고 있다.

최별='오느른' 채널을 하면서 이게 개인 크리에이터로서의 성공인지 이 콘텐츠의 성공인지 헷갈리더라.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6> 김제 평야에 활력 넣는 로컬 기획자 최별, 지희, 전지영씨
편집자주
온라인 플랫폼 등장 이후 온갖 콘텐츠가 엄청난 양과 속도로 생산·소비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의 주역은 1인 미디어와 독립 채널입니다. 이들이 자본과 기술, 인력을 갖춘 전통적 콘텐츠 생산 구조를 압도해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크리에이터들의 창업 이야기와 고민, 애환을 들어보는 인터뷰를 격주 토요일 연재합니다.
유튜브 채널 논논 제작팀은 7월 29일 전북 김제의 논논 라운지에서 한국일보와 만나 "콘텐츠는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넘쳐 나면 오히려 노이즈가 될 수 있다"며 "의미가 있으려면 서사와 일관성이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오른쪽부터 지희 PD, 최별 대표, 전지영 PD.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한 마을 재생 사업이 최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관련 콘텐츠의 확산으로 새로운 활력을 얻고 있다. 흔히 '로컬 기획자'라고 부르는 이들이 관광이나 비즈니스 등 지역의 강점을 찾아 사업화하는 과정에서 그 매력을 알리는 수단으로 플랫폼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전북 김제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방송사 PD 출신 최별(37) fld 스튜디오 대표도 그중 한 사람이다. 최 대표는 PD 시절 김제 빈집 고쳐 살기 과정을 담은 유튜브 채널 '오느른'을 운영하기도 했다. '더 나은 삶을 고민하는 사람들의 마을 방송국'을 기치로 내걸고 지난해 '논논'이라는 새 채널을 만들었다. 최 대표와 함께 영상을 만들고 있는 지희(38), 전지영(34) PD를 7월 29일 김제의 논논 마을방송국 라운지에서 만났다.

-논논 채널을 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최별=2012년 PD 일을 시작해 2016년에 MBC에 경력직으로 입사했다. 지희, 지영 PD도 그때 만나 MBC에서 같이 일했던 친구다. PD수첩 조연출도 하고 MBC 스페셜도 같이 했다. 그러다 MBC에서 '오느른'이라는 유튜브 콘텐츠를 2020년부터 2024년까지 할 수 있었다. 작은 마을에서 사는 이야기를 계속 길게 가져가고 싶었는데 그게 쉽지 않더라. 그러다 방송국 PD로 살아가느냐 지방에서 로컬 크리에이터로 살아가느냐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고 지난해 여름 로컬 크리에이터 길을 택했다.

-'오느른' 채널은 어떻게 하게 됐나.

최별=시사교양국 PD로 일할 때 MBC에서 유튜브 부서가 생겨 유튜브 한 번 배워볼까 하는 마음으로 손 들고 갔다. 그때만 해도 유튜브가 레거시 미디어를 대체할 거라고 생각 못 했으니까 주위에서 좋게 보지는 않았다. 그러니까 더 잘해보고 싶어서 시사교양국에서 잘한다는 PD, 작가를 빼다가 로컬 콘텐츠를 준비했다. 연예인과 같이 지역에 있는 할아버지 집을 고치는 콘텐츠를 준비해 협찬까지 받기로 했는데 갑자기 코로나19가 터져서 계획이 공중분해됐다. 그러다 자포자기 심정으로 유튜브 부동산 채널에 '4,500만원에 299평' 섬네일로 나온 김제평야의 폐가를 사버렸다. 아무도 협찬 안 해준다면 내가 집 사서 고쳐보자 한 거다.

-'논논' 채널을 시작한 계기는.

최별=서울 출신으로 서울서만 살다 지난해 김제로 주거를 완전히 옮겨 지희 PD와 '밥값하는 중'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다. 지희 PD가 휴먼 다큐성 콘텐츠를 메인으로 담당하고 나는 브이로그를 했다. 그런데 별정우체국 청년이랑 논으로 배달 가는 중화요리점 어머니 이야기가 50만, 60만 조회수가 터졌다. '오느른' 같은 브이로그가 아니어도 로컬 이야기가 먹힌다는 걸 알고 올해 재정비를 해서 논논 마을방송국이라는 채널을 꾸리고 지영 PD까지 합류했다.

-김제로 와서 콘텐츠를 만드는 이유는.

최별=저는 방송국 PD가 꿈이었는데 꿈을 이뤘으니까 생활이나 일상의 만족도가 높아야 되는데 그렇지 못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도 서울에서는 점점 집 한 채에 매달리는 삶이 되고 이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어 삶을 바꾸고 싶어서 왔다. 아이랑 좀 더 밀도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고 가족과 좀 더 밥을 자주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지금의 시도가 성과를 내서 이런 생활을 계속할 수 있으면 좋겠다.

-채널에는 어떤 콘텐츠가 있나.

지희=채널이 '논논'으로 바뀐 뒤 최 대표는 '별채 일기'라는 브이로그를 하고 있고 저는 '인력사무소' 콘텐츠를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부터 방송국'이라고 유휴 공간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지영 PD가 맡아서 한다. 제 경우 레거시 미디어에서 일을 하다 보니까 고정관념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게 있었다. 시골은 왠지 조용할 것 같고 사람들도 심심할 것 같고 재미없을 것 같고. 서울 방송사에서는 주로 연예인들이랑 일을 많이 했다. 그런데 막상 여기 내려왔는데 너무 재미있더라. 신기한 사람들도 많고 재미있고. 그분들의 삶을 제 시선에서 따뜻하게 담아내는 콘텐츠를 하는 게 뿌듯하더라.

최별='오늘부터 방송국'에는 저희 이야기를 거의 실시간으로 찍어 내보낸다. '인력사무소'는 밥값하는 사람들의 스핀오프격 콘텐츠인데 김제 출신 배우 이정현씨가 주인공이 되어 체험 삶의 현장처럼 이런저런 일을 경험해보는 콘텐츠다. 그리고 김현준 PD가 맡은 마을 반상회나 심야 초대석 같은 라이브 콘텐츠도 있다. 그렇게 영상은 주 2회, 라이브 콘텐츠가 있으면 3회 정도 올라간다.

-전체 직원이 몇 명인가.

최별=저 포함해서 8명이다. PD 3명과 디자이너, 마케터, 행정 그리고 제 남편이 사내이사로 있다.

-인건비만 해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최별=수지가 안 맞다. 그래서 정부 지원 사업을 많이 했다. 행정안전부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3년 동안 하는 로컬 브랜드 창출팀 사업 지원을 받아서 지난해, 올해 마을 잔치나 로컬 브랜드 만들기를 하고 있다. 그것으로 모자라 회사 대출도 받았는데 이제는 정말 자리를 잡아야 할 상황이다.

-채널 운영과 지역 기반 사업이 연관되어 있나.

최별=전체적인 구조는 쌀을 팔아서 방송국을 운영하는 생태계를 만들려는 거다. 김제 평야에서 뭘 팔아 제작비를 마련할까 고민했을 때 집 앞에 보이는 게 논이고 평야여서 '이 품질 좋은 쌀을 도시 사람들한테 제대로 전달해 보자'가 출발점이었다. 방송국의 목적은 사실 정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로컬 재생이라고 해야 될 것 같다. 모든 콘텐츠나 이야깃거리는 서울에 집중되어 있고 지역은 관광지로만 소모된다. 그래서 지역에서 출발하는 콘텐츠 플랫폼이 되려는 게 목적이다. 그중 하나가 유휴 공간 살리기이다. 시골 빈집은 많은데 안 파는 게 문제다. 그런데 집주인을 이웃으로 만나보면 사실은 안 파는 게 아니라 못 파는 거더라. 추억이 묻어 있어 가족들에게 소중한데 팔아봤자 돈도 안 되지 않나. 그래서 팔 만한 동기를 마련해 줄 플랫폼이 되어 살아보고 싶은 사람과 집주인을 연결해 주는 일도 장기적으로는 생각하고 있다.

-쌀 유통은 어떤 식으로 하나.

최별=도정 공장이 옛날 4인 가족 기준으로 만들어진 대형 포장 시스템 그대로인데 사실 요즘은 쌀을 그렇게 많이 먹지 않고 가구당 인원도 줄지 않았나. 그래서 우리 채널 통해 400그램(g)짜리 소포장 쌀을 유통해보자고 해서 시작했고 김제농협 도정공장과 협업해 당일 도정한 쌀을 당일 발송하는 형태로 '오늘의평야'라는 자사 온라인몰에서 진행하고 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형태로 도정한 쌀을 받아서 직접 소포장해 택배사로 보내는 방식이다.

-지역 재생을 목적으로 하는 채널이 많지만 그다지 성공적인 것 같지는 않다.

최별='오느른' 채널을 하면서 이게 개인 크리에이터로서의 성공인지 이 콘텐츠의 성공인지 헷갈리더라. 지방자치단체들이 제각각 그런 과도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지자체들 홍보 비용이 많다. 콘텐츠 생산 비용을 많이 쓰고 있는데 솔직히 모든 조직이나 기관에서 그렇게까지 자신들의 성과를 콘텐츠로 만들어 홍보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돈 낭비인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단일 행사나 성과에 대한 단순 홍보보다는 특색 있는 서사를 쌓아가는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콘텐츠는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넘쳐나면 오히려 노이즈가 될 수 있다. 그랬을 때 의미가 있으려면 서사와 일관성이 있어야 된다. 그래서 초반에 반짝 성과가 안 나더라도 길게 가는 길을 선택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최별=전국의 크리에이터들이 연결되는 네트워크를 조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1년에 한 번씩 연말에 '오늘의 평야 마을 잔치'라는 논바닥 축제를 하는데 각 지역에 있는 크리에이터들이 모인다. 전주, 익산, 고창 크리에이터가 참가했고 올해는 전국에서 올 거다. 지금은 좀 뜬구름 잡기처럼 들리겠지만 그런 네트워크가 작동하는 때가 올 거라고 믿는다.

논논 채널 인기 동영상.

김제= 김범수 선임기자 bskim@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