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좋아진다" 레전드 예언, 찐이네, '이중키킹+숏스윙' 방향은 확실, 필요한 건 이의리 식 경험쌓기

정현석 2026. 9. 1.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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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아쉬운 패전이었지만, 한화 이글스의 미래를 짊어질 '수호신'의 희망적 신호가 포착됐다.

한화 벤치는 지금 처럼 남은 시즌 동안 김서현이 바꾼 투구폼을 다양한 위기 상황에서 테스트할 수 있도록 꾸준한 등판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한화의 미래 뒷문을 책임져야 할 주역은 결국 김서현이다.

한화의 미래를 위한 투자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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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한화의 경기. 투구하고 있는 한화 김서현.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4.07/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결과는 아쉬운 패전이었지만, 한화 이글스의 미래를 짊어질 '수호신'의 희망적 신호가 포착됐다.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

5연패 늪에 빠져 있던 한화는 7-7 동점으로 맞선 9회초 고비를 맞았다.

선발 황준서가 3이닝 만에 강판당하면서 주현상, 이민우, 장유호, 이상규, 박상원 등 필승조부터 마무리까지 총동원된 상태였다. 최근 페이스가 떨어진 조동욱이나 전날 난조를 보인 정우주를 올리기는 어려운 상황.

벤치는 복귀 후 가장 어려운 중책을 김서현에게 맡겼다.

김서현은 기대에 부응했다. 9회에 등판, 단 10구 만에 이닝을 삭제했다.

10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서현은 단 5구 만에 박건우와 박시원을 잡아내며 아웃카운트 2개를 순식간에 채웠다.

하지만 2사 후가 아쉬웠다. 삼진 욕심에 힘이 들어가며 서호철을 볼넷, 김형준에게 2루타를 맞으며 실점했다. 이날의 옥에티였다.

이후 천재환의 적시타는 실투가 아닌 슬라이더 유인구를 타자가 잘 때린 케이스였다.

1⅔이닝 동안 2안타 2볼넷 1자책점.

결과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투구 내용 자체는 정우람 2군 코치가 언급했던 "반드시 좋아진다"는 장담의 이유를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한화의 경기. 한화 김서현이 역투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07/

▶'이중키킹+숏스윙' 구속 줄이고 제구 잡다

김서현의 변화는 크게 두 가지 핵심 메커니즘 개조에서 시작됐다.

구속을 150km 후반에서 150km 초반으로 다소 내려놓는 대신, 밸런스와 제구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첫째, 이중 키킹을 통한 중심축을 확보했다. 밸런스를 잡기 위한 이중 키킹 동작이 안정적으로 정착했다. 이는 KIA 이의리가 투구폼 안정화를 이뤄냈던 성공 공식과 궤를 같이한다.

둘째, 숏스윙으로 팔 스윙이 간결해졌다. 과거 와일드하게 뒤로 크게 뺐다 끌고 나오던 테이크백을 눈앞에서 빠르게 가져가는 숏스윙 형태로 개조했다. 이중 키킹과 결합하면서 발사 단계에서 투구 타이밍을 맞출 여유가 생겼다.
1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KBO리그 한화와 KIA의 경기. 캐치볼로 몸을 풀고 있는 한화 김서현, 정우주.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8.18/

▶과제는 욕심 내려놓기, '세게'보다 '정확하게'…

변화의 성과는 명확하지만, 완전한 정착을 위해 여전히 넘어야 할 산도 존재한다.

첫째, 투구 시 머리와 팔이 멀어지는 고질적인 자세다. 어느 정도 좋아졌지만, 수정이 필요하다. 완성형 제구를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 요소로, 오랜 시간 몸에 축적된 폼인 만큼 스프링캠프 등 장기적인 과제로 교정해 나가야 한다.

둘째, 스피드와 삼진 욕심 버리기다.

서호철과의 승부에서 1B2S 유리한 카운트를 잡고도 삼진 욕심에 힘이 들어가 볼 3개를 연속으로 허용한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후 김형준에게 맞은 2루타 역시 한가운데 높게 쏠린 150km 패스트볼이었다.

욕심으로 힘이 들어가면 공이 뜨고 제어가 안된다.

김서현의 공은 구속이 조금 낮아졌더라도 여전히 타자를 압도할 위력이 충분히 있다. 오히려 짧아진 팔스윙으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각도는 더 예리해졌다.

볼이 '느려서' 맞는 것이 아니라 '몰려서' 맞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좋을 때나 나쁠 때가 모두 위기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 되뇌어야 한다. '세게'가 아닌 '정확하게' 던지겠다는 마음가짐이 핵심이다.
1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두산의 경기, 한화가 연장 승부 끝 4대3으로 승리했다.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김경문 감독의 모습.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08.12/

▶한화 뒷문의 미래, 실전 경험이 약이다

패배 등 실패에 대한 결과론적 비난에 휘둘릴 필요는 전혀 없다. 김서현이 선택한 변화의 방향성은 옳았고, 실전에서 그 효과가 증명되고 있다.

한화 벤치는 지금 처럼 남은 시즌 동안 김서현이 바꾼 투구폼을 다양한 위기 상황에서 테스트할 수 있도록 꾸준한 등판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김서현에게 중요한 것은 '변화'가 실전에서 통한다는 확신이다. 그 경험을 하고 캠프로 넘어가야 오프 시즌 동안 보완 과제가 명확해 진다. 경험보다 좋은 스승은 없다.

한화의 미래 뒷문을 책임져야 할 주역은 결국 김서현이다.

지금은 결과보다 과정에서의 '성공 체험'을 차곡차곡 쌓아 나가야 할 소중한 시간이다. 한화의 미래를 위한 투자의 시간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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