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직선제’ 접은 장동혁…당무감사로 우회한 ‘당협 물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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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승부수로 띄운 '당협위원장 당원 직선제'의 전국 도입이 현역 의원들의 반발에 가로막혔다. 전국 254개 당협위원장 모두가 물러난 뒤 책임당원 투표로 재신임을 받도록 하겠다는 구상은 사실상 무산됐다.
국민의힘은 현역 의원을 포함한 당협위원장을 평가할 때 해당 지역 당원의 평가를 50% 의무적으로 반영하기로 했다. 감사 결과 하위 평가를 받은 당협은 교체 대상으로 선정하고, 조강특위 재심사를 거쳐 적격자가 2명 이상이면 책임당원 투표로 새 위원장을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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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당협 등 34곳부터 당원 투표…징계받은 비당권파 지역 포함
당무감사에 당원 평가 50% 반영…전면전 피하고 ‘단계적 재편’
(시사저널=정윤경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승부수로 띄운 '당협위원장 당원 직선제'의 전국 도입이 현역 의원들의 반발에 가로막혔다. 전국 254개 당협위원장 모두가 물러난 뒤 책임당원 투표로 재신임을 받도록 하겠다는 구상은 사실상 무산됐다. 대신 당협위원장이 비어 있거나 직무 수행이 어려운 지역부터 직선제를 시행하고, 당무감사를 거쳐 적용 대상을 넓히는 단계적 도입으로 방향을 틀었다.
표면적으로는 장 대표의 후퇴다. 그러나 사고당협 공모와 당무감사를 통해 교체 대상을 추려낸 뒤 책임당원 투표를 적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당협 물갈이의 우회로는 남겨뒀다. 254곳을 한꺼번에 흔드는 전면전은 피하되, 교체가 필요한 당협부터 순차적으로 재편하는 방식이다.

현역 반발에 한발 물러선 張…사고당협부터 직선제
국민의힘은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같은 방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날 임기가 끝난 전국 당협위원장 가운데 216명은 당분간 자리를 유지한다. 이들은 9월15일까지 기존 방식대로 당협 운영위원회를 통해 다시 선출된다. 중앙당이 임명한 조직위원장을 그가 구성한 운영위원회가 당협위원장으로 추인하는 기존 구조가 이번에도 유지되는 셈이다.
직선제는 사고당협 34곳을 시작으로, 당원권 정지(3곳)·직무 정지(1곳) 지역까지 적용 대상이 될 전망이다. 당은 조직위원장 공모에 들어가 조강특위 자격 심사를 통과한 신청자가 2명 이상이면 책임당원 투표로 위원장을 뽑을 방침이다.
이번 절충안은 장 대표가 의원총회와 연찬회에서 나온 반대 의견을 수용해 직접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당권파 최고위원은 "월요일까지만 해도 전면 실시 방안이었다"며 "일주일 동안 많은 대화와 고민, 의견 수렴을 거쳐 가치와 취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현실적인 방안으로 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표가 당내 의견을 수렴해 최고위의 부담을 덜어준 것"이라며 정점식 원내대표와 신동욱 최고위원 등의 의견도 반영됐다고 전했다. 당협위원장 자리가 차기 총선 공천 경쟁과 직결되는 만큼 현역 의원들의 반발을 무시한 채 전면 도입을 강행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최고위에서는 그동안 직선제에 부정적이었던 정 원내대표와 우재준 청년최고위원도 최종안에 찬성했다.
직선제가 우선 시행되는 지역에는 최근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비당권파 의원들의 당협도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조경태·권영진·서범수 의원은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았다. 징계가 확정되면 각각 부산 사하을, 대구 달서병, 울산 울주가 사고당협으로 지정돼 조직위원장 공모와 책임당원 투표를 거칠 수 있다. 직무가 정지된 윤한홍 의원의 지역구도 직선제 적용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 의원의 경우 정치 보복성 기소라는 당내 문제 제기가 있어 윤리위가 직무 정지를 해제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공모와 당무감사에서는 '해당 행위' 전력도 감점 요소로 반영된다. 감점 폭과 해당 행위의 구체적인 기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기준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징계를 받은 비당권파 의원들의 당협 복귀가 사실상 어려워질 수도 있다.
전국의 당협위원장을 일괄 교체하는 방안은 좌절됐지만 결과적으로 지도부와 충돌해 징계받은 인사들의 지역구에서 먼저 직선제가 시행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당원에게 지역 권력을 돌려준다'는 명분과 '비당권파 당협부터 재편한다'는 정치적 효과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당원 평가 50%…당무감사가 두 번째 칼날
두 번째 단계는 올해 말부터 내년 1월까지 진행될 정기 당무감사다. 국민의힘은 현역 의원을 포함한 당협위원장을 평가할 때 해당 지역 당원의 평가를 50% 의무적으로 반영하기로 했다. 감사 결과 하위 평가를 받은 당협은 교체 대상으로 선정하고, 조강특위 재심사를 거쳐 적격자가 2명 이상이면 책임당원 투표로 새 위원장을 뽑는다.
당원 평가 비중이 절반까지 높아지면 지역 조직을 장악한 현역 의원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과 강성 당원의 여론이 평가를 좌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엇갈린다. 지도부가 '여당과 싸우지 않는 야당 의원'에 대한 당원들의 불만을 도입 근거로 내세운 만큼 지역 경쟁력보다 대여 투쟁력과 지도부 노선에 대한 동조 여부가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당권파는 이번 방안을 직선제 포기가 아닌 순차적 시행으로 규정한다. 당권파 최고위원은 "백지화라면 영남 기득권에 밀렸다고 볼 수 있지만 책임당원의 직접 선출이라는 가치는 가져간다"며 "기본적인 쇄신의 명분을 살리면서 정무적 현실을 고려해 1단계, 2단계, 필요하면 3단계까지 순차적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무감사 계획은 실시 60일 전에 의결·공표해야 한다. 관련 규정 개정과 감사, 교체 대상 선정, 재공모까지 거치면 올해 안에 후속 직선제를 마무리하기는 쉽지 않다. 당장 가시적인 변화는 사고당협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장 대표는 전면 직선제를 밀어붙여 현역 의원들과 정면충돌하는 대신 시간과 절차를 택했다. 한 번에 모든 당협위원장의 '완장'을 벗기지는 못했지만, 사고당협과 징계 지역, 당무감사 하위 지역을 차례로 교체할 수 있는 통로는 확보했다. 단계적 직선제가 당원 주권을 강화하는 제도로 안착할지, 장 대표가 당내 기반을 넓히는 선별적 물갈이로 작동할지는 연말 당무감사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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