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이준석 “혼자라도 끝까지 자강… 김승원, 국힘 위헌정당해산 포석일지도”

윤상호 2026. 8. 31. 19:1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달 26일 당 대표직을 내려놓은 이준석 전 개혁신당 대표가 저간의 사정을 국내 언론 최초로 디지털타임스에 털어놓았다. 31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530호 이준석의원실에서 당 대표 사퇴 후 처음 가진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사퇴를 둘러싼 일각의 추측을 전면 부인하며 "총선을 1년 반 앞두고 제3지대가 양당의 거대한 구심력에 빨려 들어가는 재앙을 막기 위해 1년 먼저 던진 강력한 '자강론(自强論)' 카드이자 노선 투쟁 선언"이라고 규정했다.

"솔직히 말하면 지선 실패나 정이한 사태 때문에 사퇴한 게 아니다. 아무도 아무것도 안 하려고 하는 것에 대해 강력한 문제의식을 느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몇 가지 요구한 게 있었다. 예를 들면 '개혁신당이 방송 패널 정당처럼 됐다. 현상에 대해 얘기하고 웃고 떠들면서 열심히 하는데 우리 아이디어를 얘기할 기회는 없다. 나 스스로도 방송 패널을 안 할 테니까 그걸 내려놓고 독자 컨텐츠를 개발하자'고 얘기했다. 윤석열 정부가 의대증원을 얘기했을 때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힌 이 전 대표에게)의료인들의 지지가 있었고, 용혜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지명으로 젠더 문제를 얘기한 나경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과거 내가 젠더 문제를 건드렸을 때 뭐라고 했는지 찾아봐야 한다. 훨씬 선명한 아젠더를 들고 갈 때 제3지대가 가질 수 있는 특별한 지점이 만들어진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총선 임박해 맞을 파국 막으려 1년 당겨 던진 자강론 배수진
방송 평론 안주하면 2중대 전락… 독자 정책 콘텐츠로 승부
누군가 감옥 넣고 안 가려 저항… 법기술자들이 정치를 망쳐
용혜인, 간판만 페미… 결국 정권의 낙마 카드로 소비될 것
李, 본인 재판 불안감에 초조… 민주당 못믿어 직접 최전선에
개혁신당 대표직을 내려놓은 이준석 의원이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동욱 기자 fufus@


“확실한 건, 개혁신당의 노선은 갈라졌다”

지난달 26일 당 대표직을 내려놓은 이준석 전 개혁신당 대표가 저간의 사정을 국내 언론 최초로 디지털타임스에 털어놓았다. 31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530호 이준석의원실에서 당 대표 사퇴 후 처음 가진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사퇴를 둘러싼 일각의 추측을 전면 부인하며 “총선을 1년 반 앞두고 제3지대가 양당의 거대한 구심력에 빨려 들어가는 재앙을 막기 위해 1년 먼저 던진 강력한 ‘자강론(自强論)’ 카드이자 노선 투쟁 선언”이라고 규정했다.

이 대표는 “2020년 총선 4~5개월을 앞뒀을 때 당시 유승민 전 의원 최측근 두 명이 와서 ‘이제 형을 버리고 간다’고 (유 전 의원을)협박하는 걸 봤다”며 “그때 유 전 의원이 손도 못 쓰고 (공천권 행사 등) 할 게 없는 상황이 됐다. 내 입장에선 그런 일이 발생하기 1년 반 전에 한번 확인하는 게 좋을 거 같다고 판단했다”고 대표직 사임 이유를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인터뷰 내내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한국 정치의 현주소를 ‘법비(法匪·법을 악용하는 무리)들의 정치’라는 직설적인 표현을 써가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당과 국가가 상대방을 감옥에 넣고, 스스로는 감옥에 안 들어가기 위해 저항하는 ‘법기술자들의 정쟁의 장’으로 형해화되었다는 지적이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기용은 공소취소를 넘어 국민의힘 위헌정당해산 심판 청구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했다. 향후 윤석열 전 대통령과 추경호 대구광역시장에 대한 선고 결과에 따라 충분히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이 대통령을 힘들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압박 행보에 대해서는 “재판과 처벌에 대한 초조함과 불안감에서 나온 수순”이라고 진단하며 더불어민주당을 믿지 못하고 직접 최전선에 섰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이 대통령을 향해서는 “정적에게 대승적 관용을 베푸는 고차원의 정치적 상상력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대담=권순욱 부국장 겸 정치부장


개혁신당 대표직을 내려놓은 이준석 의원이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동욱 기자 fufus@

- 지난주에 갑작스럽게 당대표를 사퇴했다.


“그렇게 갑작스럽진 않았다. 개혁신당은 내 이름이 달려있기 때문에 6월 1일부터 3개월 남짓한 시간 동안 6·3 지방선거에서의 문제점들을 분석하고 총선을 위해서 뭘 해야겠다는 아주 구체적인 것들을 많이 제시했는데… 이게 시즌이 있다. 총선을 앞두고 다들 동상이몽을 하게 되는데 내 개인적 경험으로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유 전 의원이 바른미래당을 나와서 새로운보수당을 차렸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당내 현역의원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잘 봤다. 나와 유 전 의원이 앉아 있었는데, 유 전 의원의 최측근 2명이 와서 ‘형을 버리고 간다’며 협박하는 걸 봤다. 총선을 4~5개월 앞뒀을 때인데 유 전 의원이 손도 못 쓰고 본인이 할 게 없는 상황이 됐다. 내 입장에선 ‘그런 일이 발생하기 1년 반 전에 한번 확인하는 게 좋겠구나’고 생각해서 이런 판단을 내렸다”

- 항간에선 경기남부벨트를 구축해서 출마하자는 말도 있었고, ‘민주당 합당설과 의원들 개별적으로 민주당 쪽 지역구 공천을 받는다’는 등 온갖 추측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이번 지선에서 명시적으로 경기남부를 얘기하지 않더라도 각자 무슨 생각을 하는지 드러났다. 예를 들어 누가 어디에 당협위원장을 한다거나, 지역구를 출마하겠다고 했으면 이번 지선에서 기초의원 1명을 당선시키기 위해 모든 투자를 해야 한다. 나는 그래서 동탄에서 기초의원을 만들었다. 자신이 출마하겠다고 하면서 기초의원 지원을 안 한다는 건 (총선 출마) 선택을 연기했거나 안 나가겠다는 적극적 의지다. 나는 사실 경기남부 전략을 세 달 동안 세 번 정도 얘기했다. 지금 우리가 제3당으로서 선거가 어렵다고 하는데, 당연히 마지막에 한 달 정도 앞두고 나타나서 찍어달라고 하면 어려운 거다. 동탄은 이준석 인지도라도 있어서 된 것이고, 1년 반에서 2년 가까이 준비하게 되면 못할 전략 아니다.

- 듣기로는 이 의원이 구상했던 전략이 내부 동력을 얻지 못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솔직히 말하면 지선 실패나 정이한 사태 때문에 사퇴한 게 아니다. 아무도 아무것도 안 하려고 하는 것에 대해 강력한 문제의식을 느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몇 가지 요구한 게 있었다. 예를 들면 ‘개혁신당이 방송 패널 정당처럼 됐다. 현상에 대해 얘기하고 웃고 떠들면서 열심히 하는데 우리 아이디어를 얘기할 기회는 없다. 나 스스로도 방송 패널을 안 할 테니까 그걸 내려놓고 독자 컨텐츠를 개발하자’고 얘기했다. 윤석열 정부가 의대증원을 얘기했을 때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힌 이 전 대표에게)의료인들의 지지가 있었고, 용혜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지명으로 젠더 문제를 얘기한 나경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과거 내가 젠더 문제를 건드렸을 때 뭐라고 했는지 찾아봐야 한다. 훨씬 선명한 아젠더를 들고 갈 때 제3지대가 가질 수 있는 특별한 지점이 만들어진다.”

- 제3정당으로 살아남기 위해 사회 각종 현안 등 문제에 대해 방향성을 갖고 얘기해야 하는데 그 지점에서 실패했다는 말인가.


“대한민국 사회에 대해 되게 미안하다. 젊은 세대 정치라는 걸 얘기하면서 과거 연금개혁을 갖고 얘기하던 시절이 옳았다. 지금은 다시 법비(법조인 출신 국회의원)들의 시대가 시작됐다. 보수진영이 가장 한심할 때는 이 법비들이 날뛸 때였다. 그동안 대한민국 10년은 누구를 감옥에 넣고, 누구를 감옥에 안 들어가게 하려고 한 게 다다. 이런 법 기술자스러운 정치는 미래가 없다.”

- 이 의원 사퇴를 놓고 사람들이 이런저런 추측을 하고 있다. 지금 말하는 것처럼 당내에서 노선 정리 등 의견 합치가 되지 않는 부분, 그러다 보니까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거대 양당 구심력이 작동하고 결국 제3지대는 말려들어가면서 껍데기만 남게 된다. 그러면 흡수 합당이든 개별 탈당이든 시나리오가 작동되기 시작한다.


“그래서 1년 당겨서 이걸(노선투쟁) 시작했다. 나는 어느 정당이던 노선 투쟁이 선명해야 된다고 본다. 천하람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정이한 전 부산시장 후보 사태가 내 사퇴 이유인 것처럼 부산에 사과하러 갔는데 전혀 관계없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비위 사태를 예시로 들면, 이는 예측 불가능 영역이다. 정 전 후보도 국무총리실에서 검증 못한 걸, 전과 기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전 검증할 수 없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부산시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서 죄송하다. 노선에 대한 이견이 다른 이슈 때문에 넘어가선 안 된다.”

- 천 대행의 오늘 기자회견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천 대행도 고민이 많을 것이다. 유 전 의원과 함께 정치를 하면서 눈을 부릅뜨고 윽박질렀던 의원들의 표정에서 읽었던 것이 있다. 시간이 더 지나면 그게 나올 수도 있다. 물론 안 봤으니까 모르는 거다. 천 대행도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기 때문에 고민이 많을 거다. 순천과의 연고를 후천적으로 만들었던 게 본인의 큰 정치적 동력일 것이다. 순천에서 하고 싶은 일이 많았지만, 현실은 (순천에서)출마를 하지 않고 비례대표로 왔다. 순천을 위해 험지를 돌파하는 서사는 이미 비례대표로 올라온 뒤 약화됐다. 본인 입장에선 다른 고민을 해야 할 텐데, 이럴 때 사람 심리라는 게 최대한 늦추고 싶은 고민일 것이다.”

- 천 대행도 그렇고 개혁신당 구성원 모두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을 거 같다.


“나는 늦출 고민이 없는 사람이고 다른 사람들한테 2차원, 3차원 고민이 있을 거다. 첫 번째는 내가 자강론을 들고 올 때 함께 할지, 두 번째는 그랬을 때 지역구를 선택해서 미리 준비할지, 아니면 나중에 정계개편 소용돌이 속에서 어디로 갈지다. 사람들이 자기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걸 나쁘지 않게 본다. 이번에 (당 대표 사퇴)한 것도 빠르게 결정해서 시간 낭비하지 말자는 의미다.”

- 지금 이런 시각도 있다. 조국혁신당이 조국 전 의원 정당이었다면 개혁신당은 누가 뭐래도 이 의원의 정당이다. 저쪽도 이쪽도 간판이 빠진 상황에서 당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많다.


“당원들 생각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 당에 당비를 내고 지금까지 숱한 어려움을 함께한 당원들은 한번이라도 올곧게 저항하는 제3지대를 보고 싶은 거지 머리가 복잡한 사람들의 도피처가 되길 바라진 않을 거다. 그걸 확신하기 때문에 챌린지를 던진 거다.”

- 노선 투쟁은 말초적으로 얘기하면 갈등이기도 하다. 갈등이 잘 해결되는 경우도 있고 파국이 되는 경우도 있다. 잘 해결되면 개혁신당은 자강론으로 쭉 갈 것이고, 해결되지 않을 경우 정치인 이준석의 선택은 무엇인가.


“이렇게 선택한 이유는 어떤 결론이 나도 그다지 잃는 게 없기 때문이다. 가장 재앙적인 상황은 내년에 이 상황을 맞는 거였다. 유 전 의원이 어느 날 ‘준석아 너랑 나랑만 둘이 남아서 당을 하자’고 했다. 지금 와서 얘기하지만 당시에 나머지를 ‘싸그리’라고 표현하고 너와 나만 남겠다고 했다”

- 혼자서라도 당에 남아서 자강론을 밀겠다는 의미로 봐도 되나.


“나는 개혁신당을 창당하겠다고 2023년 12월 27일 선언할 때부터 이미 여기까지 보고 지금까지 왔다. 계속 걸었다. 유 전 의원과 바른정당을 하면서 30명에서 20명으로 쪼그러들고, 20명에서 9명으로 쪼그러들 때, 9명에서 나중에 6~7명으로 남았을 때 다 겪어봤다. 각오 없이 여기까지 왔다고 하면 내가 상당히 무모했던 거다.”

- 당내 문제에 대해 앞질러서 얘기하기엔 조금 그런 거 같고 추가로 하고 싶은 말은?


“하나 확실한 건 노선은 갈라졌다. 싸운다는 의미가 아니다. 당원들이 봤을 땐 이제 지금 하나하나 시그널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나를 대통령 만들겠다고 울고 당원들한테 뭐하던 사람들 다 봤다. 그런 거에 안 넘어간다. 당원들은 진짜 행동이 무엇인지를 보는 거다.”
개혁신당 대표직을 내려놓은 이준석 의원이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동욱 기자 fufus@

- 이제 정치 현안으로 넘어가서 이재명 정부 개각에 대한 총평은.


“과거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내방에서 상견례할 때 이재명 대통령을 언제 알았냐고 물었다. 며칠 안 됐다고 했다. 인공지능(AI) 얘기하고 과기부총리를 세웠는데, 며칠 전에 안 사람이다. 이 대통령이 이번에도 인사하면서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한 걸 보고 나중에 고생할 거라고 생각했다. 용 후보자를 싫어한다기보단, 진짜 페미니스트 주장하는 사람들을 앉힐 거면 그중에 대표성 있는 사람을 세워야 한다.”

- 부처 성격과 무관하게 페미니스트라서 발탁한 게 아니라 기본소득당이라서 발탁한 것 아닌가.


“지금 보면 용 후보자가 유명해서 공격을 받는데 나중엔 페미니스트의 공격을 받을 것이다. 이게 이 정부의 최대 리스크다. 사실 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의미를 담아서 시작했지만 절반의 성공도 거두지 못한 실패였다. 이 대통령의 콘셉트가 먹히지 않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대통령이 용 후보자를 낙마 카드로 쓰는 거 같다.”

- 김승원 법무부 장관 논란이 크다. 공소취소를 추진하려는 카드라는 해석이 있다.


“공소취소는 개인 이득이라 같은 진영에서도 욕먹을 가능성이 높고, 사실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이 무조건 사퇴하겠다고 했다고 했을 때 이것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법무부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것 중 정당해산심판이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1호 당원이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는 잘 모르겠는데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이석기 사태보다 업그레이드된 사건이다. 이 대통령 입장에선 걸고 싶을 거다. 물론 헌법재판소가 100석이 넘는 당을 없애진 않을 거다. 국민의힘은 10%로 확률로 볼 것인데, 10% 확률로 죽는 버스를 탄 것이다. 이걸 타는 사람들이 있을까? 또 이 대통령이 최근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과 골프를 쳤는데 명단을 보니까 유사 시 거국 내각을 할 때 총리를 시킬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 대통령에게 공소취소를 제외하고 다른 도구가 없다.”

- 위헌정당해산 심판 청구가 어느 시점부터 말이 들어가서 안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의원 말을 듣고 환기가 됐다. 이 카드가 완전히 죽은 카드가 아닐 수도 있는 거 같다.


“이 트리거가 윤 전 대통령 등에 대한 내란 재판 판단과 추경호 대구시장에 대한 판단이다. 당이 얼마큼 결부돼 있는지를 살피고 충분히 들고 올 수 있는 카드다. 정 전 장관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답변할 때 검토 중이라고 얘기했다. 그래서 오늘 예결위에서 법무부 차관에게 질의했는데 검토하지 않는다고 답하긴 했다. 그래도 이 대통령이 손 안에 든 카드가 별로 없다.”

- 조희대 대법원장 부친상으로 대법관 제청 정국이 잠시 휴전 모드다. 어쨌든 대통령과 대법원장의 역사적 충돌 사례는 많다. 이승만부터 시작해서 노태우, 노무현, 이명박,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이 한 번씩 충돌했다. 다만 이번엔 기존 충돌과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 이 사태를 어떻게 보는가.


“사실 명목상 권한인 것들을 적극 행사하기 시작하면서 분쟁이 생긴다. 윤 전 대통령이 최민희 방송통신위원을 끝까지 임명하지 않으려고 했을 때 어디까지 파급효과 있었는지 생각해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이 특검 거부권 쓰겠다고 버틴 게 얼마나 본인에게 안 좋게 작동했는지 봐야 한다. 나는 이 대통령이 윤 전 대통령과 똑같은 형태의 권력 행사를 한다고 본다. 의회 다수 의석을 가진 정당에서, 정말 만약에 조 대법원장이 추천하는 인사가 부적절하다면 여당은 청문회를 통해 부결할 권능이 있다. 그게 분업이 돼야 한다. 대통령 인사 제청 단계가 아니라 국회에서 부결하면 된다. 이걸 이렇게(대통령이 직접 재제청 요구) 처리한다? 애초에 이 대통령은 국회에 대한 신뢰가 없는 것이다.”

- 이 대통령이 직접 최전선에 선 모양새다.


“재미있는 얘기를 해주겠다. 과거 윤 전 대통령 계엄 직전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 오찬을 했다. 2024년 10월이었는데 이 대통령이 대법원에서 유죄가 나오면 즉시 사면권을 행사하라고 윤 전 대통령에게 전해달라고 했다. 그러면 이 대통령과의 (대결)국면에서 우위에 선다고, 그 얘기를 전달해달라고 했다. 그런 와중에 비상계엄이 터졌다.

이번에도 민주당 계열 인사와 점심을 먹었는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명태균 사건 때문에 만약 유죄가 나올 경우 시장직이야 잘못될 수 있겠지만 정치적 해금을 시켜달라고 했다. 오 시장이 정치를 5년 동안 못하는 것에 대해 사면 및 복권을 행사하라고 요청했다. 만약 이재명 대통령이 대승적으로 오 시장에 대해 즉시 사면 및 복권을 행사하는 정치적 결단을 내리면 어떻게 되겠나? 정적에게 관용을 베풀고, 그를 야권의 건전한 견제자로 인정하는 순간, 이재명 대통령 스스로가 큰 정치인이 된다. 본인이 정권을 잘 운영하고 대국적인 리더십을 보여준다면, 퇴임 후 여야를 막론하고 후임자가 이재명이라는 인물에게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을 논리와 명분이 없어진다.

함무라비 법전처럼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살아온 사람일수록 이런 정치적 해빙의 물꼬를 터야 한다. 상대방을 죽여야 내가 산다는 검사·변호사 출신들의 ‘법비 정치’를 청산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정치는 미래가 없다. 정치는 선악을 다루는 재판장이 아니라, 타협과 대승적 관용이 작동하는 경연장이 되어야 한다. 이 대통령을 만나면 이 얘기를 꼭 해보고 싶다.“

정리=윤상호 기자 kwonsw87@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