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17% 늘어난 성북구, 수요도 늘어… 값은 되레 오름세 [서울 아파트 매물 증가]

권준호 2026. 8. 3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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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서울 성북구 길음동의 한 대단지 아파트.

1000가구가 넘는 성북구 한 단지에서 근무하는 공인중개사는 "특히 임차계약이 끝난 임대사업자들이 아파트를 팔아달라며 문의하고 있다"며 "(사업자들은) 세제개편안이 수정되길 바라고 있지만 세금 절세를 위해 먼저 움직이는 수요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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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 물건 쏟아진 성북 가보니
임대사업자·다주택자들 집 내놔
"이정도에 팔자" "지금 들어가자"
매도-매수 맞물리며 문의 이어져
급매는 뜸해도 나오면 바로 계약
"임대사업자와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아파트 매물이 나오고 있습니다. 세제개편안 확정 이후 팔겠다는 수요도 있어서 앞으로 매물은 더 늘어날 겁니다."(성북구 A공인중개사)

31일 서울 성북구 길음동의 한 대단지 아파트. '정기 휴일'을 내건 대다수 중개업소 사이로 한두 곳이 불을 켠 채 영업을 하고 있다. 방문객들 대부분은 잔금을 치르려는 사람들이다. 거래가 잘 되지 않는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와 달리 인기가 높다는 점이 실감났다. 인근 단지 공인중개사는 "성북구는 아직 진입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이 정도에 팔고 나가야겠다는 사람들이 만나 거래가 되고 있다"며 "매물을 내놓겠다는 문의도, 매수하겠다는 문의도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중개업소 20여곳 돌아보니

성북구는 정부 세제개편안 발표 전후를 비교했을 때 서울 25개 자치구 중 매매 물건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이다. 지난 3일 대비 31일 매물 증가율이 17.2%에 달한다. 이날 길음동 공인중개업소 20여곳을 돌아본 결과 여전히 매물을 내놓으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1000가구가 넘는 성북구 한 단지에서 근무하는 공인중개사는 "특히 임차계약이 끝난 임대사업자들이 아파트를 팔아달라며 문의하고 있다"며 "(사업자들은) 세제개편안이 수정되길 바라고 있지만 세금 절세를 위해 먼저 움직이는 수요들"이라고 설명했다.

가뭄에 콩 나듯 나오는 급매는 대부분 하루이틀 안에 계약이 된다. 길음동 2000여가구 한 대단지 주변 공인중개사는 "얼마 전에도 시세 대비 소폭 낮은 가격으로 급매가 나왔는데 몇 시간도 안 돼서 계약이 됐다"며 "대부분이 강남 급매를 잡기 위한 자금 마련"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이런 특수한 상황들을 제외하면 급매는 거의 없고, 나온다고 해도 시세 대비 500만~1000만원 정도 저렴하다"고 덧붙였다.

아직 세제개편안이 확정되기 전인 만큼 관망세도 일부 나타난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비거주 1주택, 임대사업자 세금 규제 완화 등 너무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말 그대로 '혼란한 상황'"이라고 했다.

■매물 늘어도 가격은 되레 오름세

다만 매물이 많다고 해서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성북구 주요 아파트의 가격은 오름세다. 성북구 길음동 대장아파트 '래미안길음센터피스'는 지난 14일 '국평' 전용 84㎡가 19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7월 20일 기록한 신고가 20억원에 근접한 가격이다. 같은 평형 기준 현재 호가는 최대 22억원이다. 인근 1377가구의 길음동부센트레빌은 전용 60㎡가 지난 13일 11억5000만원에 매매되며 신고가를 썼다. 한달 전 10억6000만원 대비 1억원 가까이 오른 수치다. 이날 기준 같은 평형 최저 호가는 12억1000만원으로 신고가 대비 6000만원 높다.

이처럼 매물과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이유는 그만큼 진입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공급이 500% 폭증하더라도 수요가 600% 늘어나면 수요 초과"라며 "서울 대부분은 수요 초과 지역으로, 매물이 늘었다고 해도 수요 초과 국면이 유지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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