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클립] 엉뚱한 곳에 도착한 ‘가혹한’ 기후 청구서

서영민 2026. 8. 31. 18:2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핫클립입니다.

이번 네팔 홍수는 보통의 물난리와는 전혀 다릅니다.

네팔 사람 한 명이 1년에 내뿜는 이산화탄소는 불과 1.8톤입니다.

만약 기후 재앙이 탄소를 쓴 만큼 날아오는 청구서라면, 네팔로 배달된 이 가혹한 청구서는 번지수가 틀렸습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핫클립입니다.

이번 네팔 홍수는 보통의 물난리와는 전혀 다릅니다.

갑자기 내린 폭우가 낮은 땅으로 흘러서 벌어진 일이 아닙니다.

비는 한 방울도 오지 않았습니다.

중국 티베트 쪽 해발 5,200미터 고산에서 거대한 빙하 한 덩어리가 통째로 떨어져 나가 1,200미터 아래 계곡으로 쏟아졌고, 이 얼음과 바위가 물을 막아 가뒀던 둑이 터지면서, 국경 너머 네팔로 흘러간 걸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통째로 녹아 무너진 빙하가 계곡의 토사를 휩쓸고 가 마을을 덮친 겁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실종자만 5천 6백명이 넘습니다.

이 거대한 재앙의 이유, 지구 온난화를 빼고는 설명하기가 힘듭니다.

한 연구 결과 히말라야의 빙하는 과거 수 세기 평균보다 최소 10배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고, 그 결과 빙하의 30%가 사라졌습니다.

빙하 녹은 물은 흘러 내려가기도 했지만, 히말라야 곳곳에 자연호수도 만들었습니다.

위험 수위는 점차 높아지고 있었습니다.

보다 직접적인 영향도 있습니다.

최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에베레스트 상업 등반 같은 인간의 빙하 방문입니다.

2023년 봄 한 시즌에만 등반객과 안내인, 요리사까지 2,127명이 빙하 위 베이스캠프에서 50일을 지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는데, 빙하 위 베이스캠프에서 취사하고 난방하고 발전하려고 태운 휘발유와 등유는 열을 발생시켰습니다.

연구진이 계산해 보니 이들이 낸 열로 녹은 얼음이 3,000톤에 이릅니다.

과학적인 인과관계는 더 엄밀한 방식으로 검증해야겠으나, 사상 초유의 빙하 발 홍수의 배경에 이런 인간 활동이 영향을 미쳤을 거란 점은 부인하기 힘듭니다.

그런데 왜 하필 네팔이 이 기후 청구서를 받게 됐을까요?

네팔 사람 한 명이 1년에 내뿜는 이산화탄소는 불과 1.8톤입니다.

이산화탄소를 상당히 많이 배출하는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8분의 1에 불과합니다.

네팔은 경제 성장을 위해 배출한 온실가스가 거의 없습니다.

1인당 국내총생산은 1천5백 달러 수준, 국민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이 빈곤선 아래에 있는 나라입니다.

만약 기후 재앙이 탄소를 쓴 만큼 날아오는 청구서라면, 네팔로 배달된 이 가혹한 청구서는 번지수가 틀렸습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UN 사무총장 : "네팔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기후변화를 유발하지 않았지만, 그 결과로 피해를 입고 있는 나라들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수많은 지역에서 수많은 산사태가 발생했고, 수많은 지역사회가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네팔은 지금 슬픔 속에서 오열하고 있습니다. 생사조차 알지 못하는 가족을 기다리며 거리로 나와 애태우고 있습니다.

희생자들의 장례를 지내는 화장장은 쉼 없이 연기를 품어내지만, 여전히 시신 안치소는 포화 상태이고, 의료와 구호 물품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기후 위기의 청구서가 이렇게 벌써, 그리고 엉뚱한 곳에 도착해 있습니다.

지금까지 핫클립이었습니다.

영상편집:이웅/자료조사:현혜선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유튜브, 네이버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서영민 기자 (seo0177@gmail.com)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