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세 번 와야 겨우 사요"···평일 아침 50팀 줄 세운 '피자떡'

조건희 기자 2026. 8. 3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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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사람이 오는지 셀 수도 없어요." 31일 오전, 최근 '피자떡' 유행의 중심에 선 서울 중랑구의 한 떡집 점주는 쏟아지는 손님을 보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비가 내리는 평일 오전 10시임에도 동네 떡집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최근 식품 유행의 중심에 선 피자설기는 백설기와 피자를 결합한 이색 디저트다.

이외에도 찹쌀가루와 막걸리로 반죽해 튀겨낸 전통 한과 '개성주악'을 비롯해 프랑스산 버터 풍미를 더한 '버터떡', 생과일을 통째로 감싼 과일 찹쌀떡 등도 비슷한 수순을 밟으며 유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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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오전에도 50팀 몰려···1시간 만에 준비 물량 동나
SNS 타고 두쫀쿠→창억떡→피자떡···'떡지순례' 새 소비문화로
'피자떡'을 판매하는 동네떡집 앞에는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다. / 사진 = 조건희 기자.

[시사저널e=조건희 기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오는지 셀 수도 없어요." 31일 오전, 최근 '피자떡' 유행의 중심에 선 서울 중랑구의 한 떡집 점주는 쏟아지는 손님을 보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비가 내리는 평일 오전 10시임에도 동네 떡집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약 30팀의 대기자가 몰리면서 줄은 도로를 넘어 골목까지 이어졌다. 이들이 줄을 선 이유는 최근 SNS에서 '피자떡'으로 알려진 '피자설기'를 구매하기 위해서다.

오전 10시 30분, 피자설기 판매가 시작되면서 줄은 조금씩 앞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새로 찾아오는 소비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대기줄은 어느새 50팀까지 불어났다. 일부 이웃 주민들은 "왜 떡집 앞에 줄이 이렇게 기냐"며 호기심을 드러냈다. 줄에 서 있던 박아무개씨는 "인근에 사는데 맨날 젊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걸 봤다"면서 "뭐가 있나 궁금해서 나도 한번 서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기줄에는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몰렸다.

매장 역시 이 같은 인기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늘어나는 수요에 1인 구매 수량을 5개로 제한했지만, 준비한 물량은 약 1시간 만에 빠르게 동이 났다. 매장 직원은 "하루에 얼마나 많은 제품이 팔릴지, 언제 판매가 끝날지도 예측하기 어렵다"며 "구매를 원하는 분들은 제품 판매 시간보다 30분 일찍 오셔야 겨우 구매하실 수 있다"고 말했다.

구매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SNS에는 피자설기를 구매하기 위한 이른바 '구매 팁'을 공유하는 게시물도 잇따르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세 번 방문한 끝에 드디어 구매했다", "오전 10시 30분에 시작하는 1차 판매 물량을 사려면 적어도 오전 10시에는 도착해야 한다"며 구매 후기를 남겼다.

◇ 두쫀쿠·창억떡 이어 피자떡까지···SNS가 만든 '오픈런 공식'
국내 디저트 유행은 SNS를 통해 해외에 전파됐다. / 사진 = SNS 캡처.

최근 식품 유행의 중심에 선 피자설기는 백설기와 피자를 결합한 이색 디저트다. 부산 영도다리떡방 등 일부 떡집에서 백설기 위에 토마토소스와 치즈, 페페로니·포테이토 등 피자 토핑을 올린 제품을 선보인 뒤 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유행이 확산됐다.

이는 앞서 대유행한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의 흥행 공식과도 닮아 있다. 중동 디저트 '두바이 초콜릿'의 바삭한 식감과 독특한 단면 비주얼이 틱톡과 인스타그램 릴스를 타고 국내 SNS로 전파되자, 국내 카페·베이커리 업계는 수입이 어려운 원조 제품 대신 쫀득한 쿠키 도우를 활용한 한국식 '두쫀쿠'로 재해석해 선보였다. 이후 쿠키를 반으로 가르는 '반갈샷'과 ASMR 영상이 숏폼을 도배하고, 재료 품귀에 따른 희소성까지 더해지며 유행으로 번졌다.

이러한 디저트 열풍의 중심에는 'SNS발 확산'이라는 뚜렷한 흥행 공식이 존재한다. 유명 인플루언서의 시식 후기가 전파되면 이를 모방한 숏폼과 리뷰 영상이 빠르게 늘어나고, 이것이 젊은 층의 호기심을 자극해 대규모 유행으로 확장되는 구조다.

최근 떡 유행을 주도한 광주 '창억떡' 역시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호박찰떡에 카스텔라 고물을 묻힌 호박인절미로 유명한 창억떡은 SNS 확산을 통해 전국적인 인지도를 확보했다. 지난해 매출 458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최근에는 '제2의 두쫀쿠'로 불릴 만큼 인기를 끌었다. 실제 더현대 서울 팝업스토어 운영 당시에는 개점 전인 오전 6시 30분부터 대기줄이 형성돼 최대 5시간을 기다려야 할 정도의 진풍경이 벌어졌다. 유튜브와 방송에서 유명 인플루언서의 '최애 간식'으로 소개되며 인지도를 높인 뒤 SNS 숏폼 콘텐츠를 타고 해외 MZ세대 사이에서도 'K-디저트'로 주목받았다.

이외에도 찹쌀가루와 막걸리로 반죽해 튀겨낸 전통 한과 '개성주악'을 비롯해 프랑스산 버터 풍미를 더한 '버터떡', 생과일을 통째로 감싼 과일 찹쌀떡 등도 비슷한 수순을 밟으며 유행했다.

떡 유행이 길어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유명 떡집을 찾아다니는 '떡지순례'가 새로운 놀이 문화로 부상했다. 유명 떡집 2~3곳을 돌며 SNS에 인증샷을 남기는 방식이다. 직장인 김아무개씨는 "휴일이나 휴가 때 아침부터 '떡픈런'을 다닌다"며 "기존 '빵지순례'처럼 한 번에 2~3곳 정도를 돌며 새로운 떡을 먹어보는 재미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SNS를 중심으로 새로운 먹거리가 빠르게 등장하면서 유행의 교체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네이버 데이터랩 검색량을 보면 올해 두쫀쿠와 버터떡, 창억떡 등 화제가 된 먹거리가 잇따라 등장하며 소비자 관심이 짧은 기간 안에 다음 제품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최근 일부 먹거리의 유행 주기가 약 15일 수준까지 짧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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