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할퀸 '물폭탄'…1일 수도권·충청 상륙

진영기 2026. 8. 3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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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상공에 형성된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남부지방 등에 극한호우가 쏟아지며 인명·시설 피해가 잇따랐다. 역대 4위에 해당하는 시간당 124.6㎜의 비가 내리는 등 곳곳에서 기록적인 폭우가 관측됐다. 정체전선이 중부지방으로 북상하면서 추가로 많은 비가 내리는 등 늦여름까지 장마철같이 습하고 무더운 날씨가 나타날 전망이다.

이번 비는 남쪽에서 유입된 고온다습한 공기와 북쪽에서 내려온 차고 건조한 공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충돌하면서 형성된 정체전선의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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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 극한호우 피해 확산
보성 시간당 124.6㎜ '역대 4위'
광복절 연휴 거제 기록 넘어서
좁은 띠 전선, 비 퍼부으며 북상
비 그친 영호남은 '찜통더위'
< 침수된 도로 > 31일 전북 부안군 행안면의 한 도로가 물에 잠겨 있다.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지난 30일부터 이날까지 부안에 200㎜가 넘는 비가 내렸다. 전북자치도소방본부 제공

한반도 상공에 형성된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남부지방 등에 극한호우가 쏟아지며 인명·시설 피해가 잇따랐다. 역대 4위에 해당하는 시간당 124.6㎜의 비가 내리는 등 곳곳에서 기록적인 폭우가 관측됐다. 정체전선이 중부지방으로 북상하면서 추가로 많은 비가 내리는 등 늦여름까지 장마철같이 습하고 무더운 날씨가 나타날 전망이다.

 ◇ 보성, 시간당 124.6㎜…거제 제쳐

31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0일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전남광주 영광 낙월도 552.0㎜, 전북 고창 237.0㎜, 전남광주 보성 177.0㎜, 전북 군산 선유도 167.0㎜, 충남 논산 연무 129.5㎜, 울산 121.5㎜, 충남 서천 116.5㎜ 등이다. 특히 보성군에는 전날 오후 6시10분부터 한 시간 동안 124.6㎜의 극한호우가 쏟아졌다. 보성군의 시간당 강수량은 광복절 연휴 경남 거제(124.5㎜)를 넘어 공식 관측 기준 역대 4위에 올랐다.

이번 비는 남쪽에서 유입된 고온다습한 공기와 북쪽에서 내려온 차고 건조한 공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충돌하면서 형성된 정체전선의 영향이다. 정체전선에서는 기류가 강하게 수렴하면서 선형 강수대(띠 모양의 비구름대)가 발달해 좁은 지역에 강한 비가 집중될 수 있다.

광복절 연휴 집중호우에 이어 다시 많은 비가 내리면서 곳곳에서 인명·시설 피해가 속출했다. 대구 이천동에서는 전날 오후 8시50분께 신천 징검다리 부근에서 70대 남성이 물에 빠진 채 발견됐다. 이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같은 날 전남광주 영암군 월출산에서는 계곡물이 불어나 등산객 5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전남광주 강진군 풀치터널 인근에서는 토사와 바위가 도로로 쓸려 내려와 일부 차로가 통제됐다. 이날 오전 6시까지 주택·도로 침수와 나무 쓰러짐 등에 따른 관련 신고가 432건 접수됐다.

행정안전부는 호우특보가 확대되자 호우 재난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했다. 안전을 위해 국립공원 412개 구간과 하천변·둔치주차장 등 위험지역 2974곳을 통제하고 있다. 항공기와 철도, 여객선은 정상 운영되고 있다.

 ◇ 남부지방은 다시 폭염·소나기

정체전선이 중부지방으로 북상하면서 수도권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서울·인천·경기는 1일 낮 12시까지, 경기 동부와 강원 일부 지역은 오후까지 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31일부터 이틀간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가 10~60㎜로 예보됐다. 강원도는 10~50㎜, 대전·세종·충남·충북에는 20~60㎜, 많은 곳은 100㎜ 이상 쏟아질 전망이다.

정체전선이 북상해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남부지방은 다시 무더워질 전망이다. 호남과 영남을 중심으로 12개 구역에 폭염경보가, 83개 구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돼 있다. 1일 아침 최저기온은 20~26도, 낮 최고기온은 25~34도로 예보됐다. 남부지방과 제주도의 최고체감온도는 33도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대기가 불안정해 남부지방 곳곳에 소나기가 내리겠지만 더위를 식히지는 못할 전망이다. 소나기가 그친 뒤 햇볕이 다시 들면 기온이 빠르게 오르는 데다 높은 습도까지 더해져 체감온도가 치솟을 수 있다. 1일 오후부터 저녁 사이 전북·전남광주와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에는 5~40㎜의 소나기가 예보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비가 그친 뒤에도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유입돼 당분간 늦더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영기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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