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통학 안돼"… 강남 노후학교 재건축 시끌

이용익 기자(yongik@mk.co.kr) 2026. 8. 3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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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송파구 신천중학교의 낡은 교사를 허물고 새 건물을 짓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인근 초등학교 학부모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도 지난 7월 기준 96개 학교에서 공간재구조화 사업을 진행하면서 40년 이상 노후된 학교 건물을 추가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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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 신천중 신축계획에 학부모 반발…노후시설 개선 차질
강남 학급 과밀에 분산 어려워
민원 빗발쳐 사업 설명회 연기
"공사장 안전 사고·소음 우려"
인근 초교 고학년 학부모 반발
교부금 줄어 예산부족도 문제

서울시교육청이 송파구 신천중학교의 낡은 교사를 허물고 새 건물을 짓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인근 초등학교 학부모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공사 기간 동안 학교를 옮겨야 할 가능성과 안전사고, 학습권 침해 등을 우려해서다.

반면 교육청은 신축을 마냥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잠실과 대치·도곡·삼성동 등 강남 개발과 함께 들어선 학교들이 줄줄이 40~50년 차에 접어들면서 시설 노후화가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경기고는 1976년 삼성동 신축 교사로 이전했고 휘문중·고는 1977~1978년 대치동으로 옮겼다. 정신여중·고는 1978년 잠실동으로, 숙명여중·고는 1980년 도곡동으로 이전했다. 강남 개발 당시 신식이던 학교 건물이 이제 개축을 고민할 연식이 된 셈이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최근 "강남권 개발이 시작된 지 45년이 넘어가면서 학교 시설 노후화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의 40년 이상 된 노후 학교 건물은 전체의 38.6%에 달한다. 올해도 노후 학교 개축·확충과 냉난방·화장실 개선, 내진보강 등에 예산 수천억 원이 편성됐다.

하지만 막상 학교를 허물고 새로 지으려 하면 학부모 반발에 부딪힌다. 사업 대상 선정 이후 기획·설계에만 약 2년이 걸리고 실제 공사는 3년 차부터 시작돼 현재 재학생보다 인근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이 직접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잠실 한 초등학생 부모는 "신천중에서 9월 2일부터 8일까지 사업 추진을 묻는 설문조사를 한다는데 지금 재학생들은 공사 영향을 받지 않고 졸업할 것"이라며 "정작 몇 년 뒤 어느 학교로 갈지도 모르는 아이들의 부모 의견은 묻지 않는 셈"이라고 말했다.

공사 자체보다 더 큰 문제도 있다. 학생들을 어디에서 공부하게 할지다. 공사 중 학교 운영이 어려우면 주변 학교에 분산 배치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송파구 일대 중학교 상당수가 이미 학급당 학생 수 30명 안팎인 과밀학교라 추가 학생을 받기 어렵다. 가까운 학교에 자리가 없으면 장거리 통학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신천중은 주민 민원이 잇따르면서 당초 9월 1일 예정됐던 설명회를 오는 9일로 미뤘다.

학부모 반발로 사업이 좌초된 전례도 있다. 2021년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당시 개축·리모델링 대상 학교 학부모들이 공사 소음과 먼지, 임시교사 사용 등을 이유로 근조화환까지 보내며 반발했고, 일부 학교가 사업 대상에서 빠졌다.

개축 비용 마련도 문제다. 학교 한 곳을 전면 개축하는 데 300억~400억원 이상이 필요한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편으로 향후 교육청의 장기 시설투자 재원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교육청 미래학교추진단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우선할 수밖에 없지만 현장 설득과 사전 의견수렴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개축에 학교당 수백억 원이 들어가는 만큼 향후 예산 배정도 고민"이라고 말했다.

낡은 학교 건물은 서울 강남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특수학교 1만2135개교 가운데 7656개교(63%)가 30년 이상 된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도 지난 7월 기준 96개 학교에서 공간재구조화 사업을 진행하면서 40년 이상 노후된 학교 건물을 추가 조사하고 있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내 아이가 다닐 때 공사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부모 마음이겠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공사"라며 "대입 전형처럼 충분한 사전 예고 기간을 두고 학교·교육청·학부모가 참여해 6년 단위의 장기 개축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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