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에서도 나온 재건축·재개발 용적률 120~130% 인상론, 오세훈이 던진 카드 받나

유설희 기자 2026. 8. 3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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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주택 단지 모습.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재건축·재개발 법적 상한 용적률을 최대 1.3배까지 높이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당초 이재명 정부는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지만, 성난 부동산 민심을 달래기 위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건의했던 용적률 완화 카드까지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용적률이 완화되면 서울 도심의 일부 공급이 늘어날 수 있지만 집값과 전월세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영배 의원은 31일 BBS 라디오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인허가 기간을 줄이고, 민간 용적률을 120~130%까지 올리는 방안이 포함된 타협안을 추가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도 “정책위의장을 중심으로 용적률 완화를 당 차원에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당 정책위 관계자도 “국토교통부와도 협의가 됐다”며 “민주당도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국토부 관계자 역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계속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고층 아파트가 주로 들어서는 제3종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 상한은 300%다. 여기서 용적률을 1.2배로 높이면 최대 360%, 1.3배로 높이면 최대 390%까지 올라가게 된다.

용적률 완화 카드는 오 시장이 지난달 26일 김윤덕 국토부 장관을 만나서도 건의했던 내용이다. 서울시에선 2031년까지 정비사업 31만가구 착공 계획 중 기존 주택을 제외한 순증 물량이 8만7000가구 수준이지만 용적률을 1.2배로 높이면 약 4만3000가구가 추가돼 총 13만가구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부동산 정책 국민대토론회’에서 재개발·재건축을 두고 “기존 주민 상당수가 떠나야 해 총가구 수는 오히려 줄어드는 측면도 있다”며 부정적인 기조를 보였다.

정부가 기존 입장을 뒤집은 까닭은 부동산 민심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후 역대 최저치(42%)를 기록했는데, 부정 평가 응답자의 27%가 ‘부동산 정책’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용적률 완화는 ‘일장일단’이 뚜렷한 정책으로 평가된다. 서울 도심지 아파트 층수를 높이면 공급을 일부 늘릴 수는 있겠지만 단기적 집값 불안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규제가 완화될 경우 기존 용적률 200~300% 수준이어서 재건축이 어려웠던 중층 아파트 단지들의 사업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김학렬 스마트튜브 소장은 “2000년대 초반에 입주한 15~20층 중층 아파트들은 용적률이 높아 그동안 리모델링만 가능했으나, 법이 개정되면 재건축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특히 마포·성동·광진·동작 등 한강벨트 지역이 수혜 지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추가분담금 부담으로 정체됐던 단지들도 사업속도가 붙을 수 있다. 상계주공6단지 전용 32㎡ 소유주가 전용 84㎡를 받으려면 추정 추가분담금이 약 7억6500만원에 달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나면 분담금이 5억원 안팎으로 줄어들 수 있다”며 “추가분담금 때문에 무산될 사업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서울 아파트 가격을 자극하고, 전월세난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중장기적으로 공급을 늘리고 분담금을 낮춰 정비사업을 활성화한다는 장점이 분명하다”면서도 “정비사업이 동시에 진행되면 이주 수요와 주택 멸실이 공급보다 먼저 발생해 전월세 가격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특히 서울처럼 공급 기대가 가격에 민감하게 반영되는 시장에서는 사업 추진 가능성이 높아진 것 자체가 호재로 인식될 수 있다”며 “용적률 상향이 공급 확대라는 장기적인 효과를 얻으면서 단기적인 집값·전월세 시장 자극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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