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임 압박’ 박지향 이사장, 직권남용 혐의로 교육장관 고소한다
교육부 “법원판결, 이사장직 임시 유지…이사회 해임 절차와 별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이 최교진 교육부 장관을 직권 남용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소할 예정이다. 교육부가 이사장 해임을 위한 이사회 소집을 요구하면서 구체적인 일시와 장소까지 명시했다는 이유다.
31일 박 이사장 측은 “교육부에서 정한 날짜와 장소에 이사회를 열도록 강요하고 있다”면서 “그것은 권한 남용으로, 최 장관과 교육부 관계자들을 직권 남용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박 이사장이 업무상 횡령 등을 했다는 이유로 직무를 정지했지만, 법원이 박 이사장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현재 업무에 복귀한 상황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지난 27일 법원 결정에 대해 즉시항고하는 등 박 이사장에 대한 ‘해임’을 계속 밀어붙이고 있다.
박 이사장 측은 “교육부에서 정한 날짜와 장소에 이사회를 열도록 강요하고 있다”면서 “그것은 권한 남용”이라고 밝혔다.
동북아역사재단 정관에 따르면 교육부 장관이 요청하면 재단은 이사회를 소집해야 한다. 하지만 정관에는 교육부 장관이 이사회의 구체적인 일시나 장소를 정할 수 있다는 규정은 없다.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의 의장은 재단 이사장이며, 이에 따라 이사회 시간과 장소도 이사장이 정하는게 맞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8일까지 재단에 다섯 차례 박 이사장의 ‘해임’을 위한 이사회 소집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선 8월 13일 오전 9시, 8월 21일 오전 9시, 9월 4일 오후 3시 등 구체적인 일시를 넣었다. 장소는 정부서울청사 또는 ‘추후 통보’라고 명시했다.
박 이사장 측은 교육부의 수사 의뢰와 직무 정지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공공기관운영법상 수사기관의 수사나 감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경우 공공기관 임원을 해임하거나 해임을 건의할 수 있는데, 교육부가 지난달 27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뒤 아직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교육부가 이사회에 제시한 박 이사장 해임 사유는 ▲울릉도·독도 답사비 2777만9500원의 목적 외 사용 ▲수요포럼 예산 1238만1550원의 목적 외 사용 ▲직장 내 괴롭힘 및 비밀유지의무 위반 ▲교육부 사안조사 대응 방안 작성·배포 및 조사 방해 등 네 가지다.
박 이사장 측은 예산 집행에 대해선 “법원도 해당 지출이 예산 외 지출인지, 업무상 횡령의 고의가 있었는지에 대해 충분한 소명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는데, 교육부가 계속 해임을 추진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박 이사장이 직장 내 괴롭힘과 비밀 유지 의무 위반도 저질렀다는 입장이다. 재단 한 직원이 부서장이 갑질을 저질렀다고 교육부에 민원을 넣었는데, 박 이사장이 민원 취하를 종용하고 간부 회의에서 민원 내용을 공개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이사장측은 “직원이 교육부에 민원을 제기했는지 여부를 확인했을 뿐 민원 취하를 요구하거나 종용한 사실은 없다”고 했다.
교육부의 감사를 방해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예정된 사안 조사에 대비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자료 제출을 준비하는 것은 피조사 기관의 통상적인 내부 업무”라고 반박했다.
박 이사장은 “교육부가 해임 사유로 제시한 사안들은 교육부 장관이 수사를 의뢰할 수 있는 비위 행위(성범죄, 채용 비위, 금품 비위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직장 내 괴롭힘이나 교육부 감사 방해는 법원이 판결문에서 언급조차 하지 않았을 정도”라고 했다.
교육부는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법원 판결은 박 이사장의 ‘직무 정지’를 취소한 게 아니라 1심 판결 때까지 임시로 직무를 유지하게 한 것이며, 이사회 해임 절차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서 “박 이사장이 공공기관 이사장으로서 지위를 유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이 있지 않았나 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후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환경부 장관이 임기가 보장된 산하기관장을 몰아내기 위해 표적 감사와 사퇴 압박을 가하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 실형이 확정된 바 있다”며 “이번 사건은 해당 사건보다 훨씬 악질적이고 심각한 국정농단이자 직권남용 범죄”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교육부가 이처럼 무리한 이사장 해임을 밀어붙이는 배후에는 청와대 정무수석실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는 제보가 있었다”며 “당 차원의 감사원 감사 청구와 긴급 현안질의 등을 다시 한번 강력히 요청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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