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3兆 유상증자 배경은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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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수합병(M&A)을 위해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자 소액주주들이 반발하고 있다.
31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8일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및 시설자금 약 3조원을 조달하고자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2022년 1월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100% 확보 및 4공장 설립 목적으로 추진했던 3조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당시에도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참여했고 구주주 청약률은 100.25%를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 최대 변수는 소액주주와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심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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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삼성전자 지분율 74%···삼성전자 현금을 바이오로 ‘재배치’ 전략 분석도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수합병(M&A)을 위해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자 소액주주들이 반발하고 있다.
한 달 전 발표 당시에는 자체 현금과 차입금으로 대금을 조달하겠다고 했다가 갑작스럽게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자체 현금이 넉넉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갑자기 자금 조달 방식을 바꾼 배경을 놓고 최근 반도체 업황 호조로 막대한 현금을 확보한 삼성전자의 자금을 삼성바이오로직스로 끌어오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말 바꾸고 유상증자 추진하자 주주들 '부글'
31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8일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및 시설자금 약 3조원을 조달하고자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신주 보통주 227만주가 발행되며 예정 발행가액은 주당 132만 2000원이다. 전체 조달 금액은 3조9억원, 증자 비율은 기존 발행주식총수 대비 4.90% 수준이다.
조달된 자금 가운데 2조7062억원은 스위스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 기업인 '폴리펩타이드그룹(PolyPeptide Group)' 인수대금으로, 나머지 2948억원은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6공장 증설에 투입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인 14억6000만 스위스프랑(약 2조5000억~2조7000억원)에 폴리펩타이드그룹을 인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인수합병을 통해 항체(mAb) 생산을 넘어 급성장하는 비만·당뇨 치료제(GLP-1) 핵심 성분인 펩타이드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미국·유럽·인도의 생산 거점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인수 발표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보유자금 및 차입금'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한 달 만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유상증자로 자금 조달 방식을 변경하겠다고 정정 공시했다.
소액주주들은 주주가치 희석에 반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유상증자 발표에 지난 28일 6.78%(10만 8000원) 급락하며 148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주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이익잉여금은 7조7709억원으로 지난해 말(6조8710억원) 대비 약 9000억원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약 2조1000억원에 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2조5780억원, 영업이익은 1조1672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28.0%, 영업이익은 28.6% 증가했다. 충분한 현금창출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셈이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항체 시장 성숙화와 노사 이슈 등으로 시장의 완전한 신뢰를 얻지 못한 상황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선택했다"며 "너무 빠른 주주에게로의 손 벌림"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금리 시기에 부채비율을 관리하기 위한 재무적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최근 AA등급 회사채 금리가 4.41% 수준까지 뛰어올라 3조원 전액을 차입할 경우 연간 이자 비용만 1323억원 이상 발생한다. 또한 차입 시 부채비율이 기존 51%에서 87%까지 일시 급등해 향후 차입 여력이 크게 위축된다.

◇ '진짜 속내'는 삼성전자 현금의 바이오 재배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갑자기 입장을 바꿔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배경에 삼성그룹 차원의 자본 재배치 전략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역대급 호황으로 대규모 현금을 축적하자 이 삼성전자 자금을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옮기기 위해서 유상증자로 입장을 선회했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이 43.06%, 2대 주주인 삼성전자가 31.22%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수관계인 지분율을 합치면 74.3%에 달한다.
이번 유상증자 물량은 총 발행예정주식의 20%인 45만4000주가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되고, 나머지 80%가 구주주에게 배정된다. 구주주 물량 중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배정분만 59.4%에 달한다. 결과적으로 증자 대금 3조원 중 약 80%에 해당하는 2조4000억원은 그룹 내부와 계열사, 우리사주조합이 부담하는 구조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 물량의 최대 약 80%를 삼성바이오 내부 및 그룹사에서 부담하기에 시장 수급 부담 요인이 낮다"며 "그룹사 관점에서는 반도체에서 벌어들인 현금의 일부를 삼성바이오의 미래 동력에 재투자하는 그림이 완성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에서는 구주주가 배정 신주 1주당 0.2주(20%)의 초과청약이 가능하다. 현금 여력이 풍부한 삼성전자가 1.2배 초과청약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우리사주 및 일반청약의 실권주까지 부담할 수 있다.
앞서 2022년 1월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100% 확보 및 4공장 설립 목적으로 추진했던 3조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당시에도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참여했고 구주주 청약률은 100.25%를 기록했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주요 주주인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이번에도 신주배정 전량에 대해 출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 최대 변수는 소액주주와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심사가 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9월 3일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온라인 간담회를 개최해 유상증자의 당위성과 자금 집행 세부 로드맵을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소액주주들의 반응은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대해서도 자금 조달 목적의 정당성과 공시 번복 과정에서의 주주 보호 조치 여부를 엄격히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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