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영업익 1조' HD현대重, 성과배분 놓고 파업 갈림길

엄수빈 기자 2026. 8. 3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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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일 18차 본교섭…2일부터 단계적 부분파업 예고
2분기 영업익 첫 1조 돌파…노조 '영업익 30% 성과공유' 요구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 27일 울산 사업장에서 올해 임단협 난항에 따른 전체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를 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역대급 조선업 호황을 맞은 HD현대중공업이 성과 배분을 둘러싼 노사 갈등으로 파업 갈림길에 섰다. 2분기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노조가 실적에 걸맞은 성과 공유를 요구하면서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3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사는 다음달 1일 올해 임단협 18차 본교섭을 진행한다. 노조가 다음 날인 2일부터 단계적인 부분파업을 예고한 만큼 사실상 첫 파업을 막기 위한 마지막 교섭이 될 전망이다. 노사는 지난 6월 2일 상견례 이후 17차례 협상을 이어왔지만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 25~27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투표자 5607명 가운데 5379명, 95.93%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이후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구체적인 파업 일정까지 확정했다.

우선 다음달 2일 집행간부와 교섭위원, 대의원 등이 참여하는 7시간 부분파업을 시작한다. 이후 10일까지 산하 조직별로 4시간씩 순환파업을 진행하고, 15일에는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4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만 노조는 파업과 별개로 9월부터 본교섭 횟수를 주 2회에서 주 3회로 늘리며 집중 협상도 병행한다.

올해 교섭에서 눈에 띄는 쟁점은 기본급보다 성과 배분이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상여금 100% 인상 등을 비롯해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노동자와 공유하는 기준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조선업 호황으로 회사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성과공유 요구에도 힘이 실린 모습이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2분기 매출 6조3322억원, 영업이익 1조39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52.7%, 120.6% 증가한 수준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영업이익률도 16.4%까지 높아졌다.

수주잔고를 채울 신규 일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1~7월 누적 수주는 159억73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88.83% 증가했다. 이 가운데 조선 부문 수주는 130억5100만달러로 같은 기간 124.67% 급증했다. 누적 매출 역시 14조2887억원으로 51.54% 늘었다.

노조는 이 같은 실적 개선에 걸맞은 보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추산한 올해 영업이익 3조6280억원에 30%를 적용하면 성과공유 재원은 약 1조884억원에 달한다. 다만 이는 노조 측이 제시한 산정 기준으로, 실제 지급 범위와 방식 등을 두고 노사 간 입장 차가 큰 상황이다.

결국 이번 교섭의 핵심은 회사가 임금과 성과급에 대한 구체적인 제시안을 내놓느냐가 될 전망이다. 지난 17차 교섭까지 뚜렷한 접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양측이 성과공유 방식에서 절충점을 만들지 못하면 HD현대중공업은 2023년 이후 4년 연속 파업에 들어가게 된다.

엄수빈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