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치료, 당뇨 말기 신호일까?"... 당뇨병 치료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 ⑥ [당뇨병 체크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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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들이 유독 두려워하는 관문이 있다.
이에 대한당뇨병학회 총무이사 손장원 교수(가톨릭의대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는 "인슐린 치료는 오히려 부족한 췌장을 지키는 카드가 될 수 있다"며, "게다가 당뇨병 약은 한번 시작하면 평생 끊지 못한다는 통념과 달리, '관해' 상태가 잘 유지되면, 약을 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뇨병과 인슐린 치료, 다약제 복용과 쏟아지고 있는 당뇨병 신약들의 개발 방향에 대해 손 교수와 자세히 알아본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발간한 '당뇨병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환자 중 인슐린 치료를 받는 비율은 약 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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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들이 유독 두려워하는 관문이 있다. 바로 인슐린 치료다. 오랜 기간 복용해야 되는 약이나, 병을 잘 관리하지 못해 생기는 합병증도 두렵지만, 지속적으로 주사해야 한다는 인슐린 치료의 부담감도 이에 못지 않다. 특히 인슐린 주사를 '당뇨 말기'의 신호로 여겨 치료를 미루는 이들도 있다. 게다가 병이 진행될수록 겹치는 다른 만성질환들로 인해 늘어나는 약의 가짓수도 큰 고민일 수 있다.
이에 대한당뇨병학회 총무이사 손장원 교수(가톨릭의대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는 "인슐린 치료는 오히려 부족한 췌장을 지키는 카드가 될 수 있다"며, "게다가 당뇨병 약은 한번 시작하면 평생 끊지 못한다는 통념과 달리, '관해' 상태가 잘 유지되면, 약을 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신약들은 당뇨병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당뇨병과 인슐린 치료, 다약제 복용과 쏟아지고 있는 당뇨병 신약들의 개발 방향에 대해 손 교수와 자세히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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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평생 먹는 약이라 미룬다?"... 당뇨병 약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 ⑤ [당뇨병 체크아웃]
인슐린 치료, '질환 말기 선고' 아냐... 부족한 췌장 보호하는 '핵심 치료'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발간한 '당뇨병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환자 중 인슐린 치료를 받는 비율은 약 6%다. 국내 당뇨병 환자 수가 550만 명에 육박하는 것을 고려하면 그리 많은 수치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손장원 교수는 이 수치를 다르게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를 '인슐린이 필요한 환자가 6%뿐'이라고 오인해서는 안 된다"며 "실제로는 인슐린 치료가 필요한데도 두려움과 낙인 때문에 미루는 환자가 훨씬 많아, 필요한 시점과 실제 시작 시점 사이에 큰 간극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슐린은 본래 우리 몸이 만드는 호르몬으로, 인슐린 치료는 이 호르몬을 보충하는 가장 강력하고 생리적인 치료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에서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특히 손 교수는 '외부에서 인슐린을 넣으면 몸이 인슐린을 안 만들게 된다'는 오해를 바로잡았다. 그는 "오히려 인슐린 치료로 고혈당 환경이 개선되면 베타세포의 부담이 줄어, 장기적으로는 인슐린 분비 기능을 보존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인슐린이 오히려 췌장을 보호하는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손 교수는 "새로 진단된 2형 당뇨병 환자 중 혈당이 매우 높은 일부에게 일정 기간 집중 인슐린 치료를 시행한 연구에서는, 치료 후 베타세포 기능이 개선되고 관해'에 이른 경우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인슐린을 한 번 시작하면 평생 맞아야 한다는 것도 오해로, 조기에 잘 치료하면 감량하거나 중단할 수도 있다. 치료 부담도 예전과 다르다. 손 교수는 "인슐린 주사 바늘은 거의 머리카락 굵기라 통증이 적고, 하루 한 번 맞던 것이 주 1회 제제로도 개발되었으며, 연속혈당측정기와 AI가 접목된 스마트펜으로 훨씬 편리해졌다"고 전했다.
'관해' 유지되면 약 끊을 수도… '완치'와는 구분해야
많은 환자의 염원은 약을 끊는 것이다. 손장원 교수는 관해 상태가 지속되면, 분명히 가능하다면서도, 완치와는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제 학계의 합의에 따르면 당뇨병 약을 모두 끊은 상태에서 당화혈색소가 3개월 이상 6.5% 미만으로 유지되면 관해로 본다. 손 교수는 "관해는 당뇨병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약 없이도 혈당이 안정된 상태"라며 "유전적·환경적 소인이 그대로면 재발할 수 있어, '꺼진 불도 다시 보는' 것처럼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관해에 이르는 가장 확실한 길은 충분한 체중 감량이다. 손 교수는 "영국의 DiRECT 연구에서 1년간 적극적으로 10~20% 이상 체중을 감량했더니 10명 중 4명 이상이 관해에 도달했다"며 "유병 기간이 짧고 감량이 효과적일수록 성공률이 높았다"고 소개했다. 비만대사수술이나 최근의 강력한 주사제를 통한 체중 관리도 방법인 만큼, 특히 젊고 비만한 당뇨병 환자라면 생활습관 교정과 약물 치료로 관해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반대로 임의로 약을 끊는 것은 위험하다. 혈당이 좋아진 것은 약이 필요 없다는 증거가 아니라 지금 치료 효과가 좋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손 교수는 "고혈압 약을 끊으면 혈압이 다시 오르고, 안경을 벗으면 다시 안 보이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특히 위험한 것은 자각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는 "약을 끊어 혈당이 180~200까지 올라도 두드러기나 열이 나는 게 아니어서, 열심히 확인하지 않으면 오랫동안 놓칠 수 있다"며 "임의 중단 대신, 복용이 번거롭다면 복합제나 하루 한 번 요법으로 바꾸는 등 주치의와 먼저 상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화하는 의술… 당뇨병 약도 맞춤형 치료로
메트포민은 수십 년간 당뇨병 치료의 1차 약제로 받아들여졌다. 장기간의 연구로 입증된 효과와 안전성, 비용 대비 효과의 균형이 좋고, 단독 사용 시 저혈당이 거의 없으며 체중을 늘리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흐름은 달라지고 있다. 손 교수는 "대한당뇨병학회도 최근 메트포민을 1차 약제에서 제외하는 방향을 권고했다"며 "이는 당뇨병에 콩팥병이나 심혈관 위험이 동반된 경우 메트포민 대신 SGLT-2 억제제나 GLP-1 계열을 우선 선택하도록, 환자의 동반질환 특성에 맞춰 출발점을 달리하는 맞춤형 치료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메트포민을 배제하라는 뜻이 아니며, 메트포민은 여전히 초기 치료에서 중요한 약제로 그 가치가 유지될 전망이다.
한편 최근 일각에서는 메트포민을 '항노화 영양제'처럼 복용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메트포민이 세포 차원에서 간헐적 단식과 비슷한 자극을 줘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개선하고 노화된 세포를 정리한다는 전임상 연구들이 발표되며 기대를 모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 교수는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 사고와 사망률을 낮춰 결과적으로 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것과, 당뇨병이 없는 건강한 사람에게 같은 효과가 있다는 것은 다른 얘기"라며 "건강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 결과는 아직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에서 당뇨병이 없는 고령자 약 3,000명을 대상으로 한 TAME 연구가 예정되어 있지만 아직 시작 전이다"며 "현재로서는 유망한 가설이지 입증된 영양제가 아니며, 위장관 부작용과 비타민 B12 결핍 등 주의가 필요한 처방약인 만큼 건강한 사람이 임의로 복용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5년간 쏟아진 신약들... 당뇨병 약의 진화 방향은?
당뇨병 신약 개발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손장원 교수는 "최근 50년간 소개된 약보다 최근 5년간 나온 약이 더 많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가 정리한 개발 방향은 다음의 네 가지다.
• 혈당뿐 아니라 체중·심혈관·콩팥·간질환을 동시에 개선하는 다중 목표 치료
• 저혈당과 체중 증가를 줄이는 안전성
• 복용·주사 부담을 줄이는 장기지속형과 경구제
• 환자 맞춤형 정밀 치료
대표 주자는 '위고비', '마운자로'로 잘 알려진 인크레틴 계열이다. 이 약은 식욕을 억제하고 위 배출을 늦추면서 혈당이 높을 때만 작용해, 저혈당 없이 체중과 혈당을 함께 잡는 것이 장점이다. 손 교수는 "GLP-1 단일에서 GIP를 더한 이중, 글루카곤까지 더한 삼중 복합제로 빠르게 발전하며 효과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최신 연구 현장을 직접 지켜봤다. 손 교수는 "지난 6월 미국당뇨병학회에서 삼중작용제 레타트루타이드의 3상 결과가 발표됐는데, 현장에서 보니 당화혈색소 1.5~2%, 체중 20% 이상 감소로 기존 약보다 우월한 효과를 보였다"며 "먹는 GLP-1인 오르포글리프론도 주사제 못지않은 효과를 보여, 복용 편의성과 비용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급격한 체중 감소가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늘어나는 약 가짓수, '악화'의 신호 아닌 지키려는 '전략'
당뇨병 환자의 또 다른 고민은 늘어나는 약 가짓수다. 당뇨병을 앓다보면, 혈압약이나 고지혈증 약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약 가짓수가 느는 것을 환자들은 병이 더 심해졌다고 받아들이기 쉽다. 이에 손장원 교수는 "당뇨병은 일종의 혈관병으로 이해해야 하는데, 혈관 질환은 고혈당뿐 아니라 고혈압과 고지혈증도 중요한 조절 요인"이라며 "혈압약과 스타틴은 서로 다른 위험 경로를 차단해 심근경색·뇌졸중·콩팥병을 예방한다"며, "실제 한 연구에서는 혈당·혈압·지질·항혈소판제를 함께 관리한 그룹이 혈당만 관리한 그룹보다 심혈관 사건과 사망이 유의하게 줄었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이런 상황을 축구에 비유했다. 그는 "축구에 메시 같은 키 플레이어만 있어서는 안 되고 수비수도, 골키퍼도 있어야 한 골을 지킬 수 있다"며 "혈당을 낮추는 약이 키 플레이어라면, 혈압약과 지질강하제는 함께 뛰는 수비수와 골키퍼인 셈이다. 약이 여러 개인 건 병이 깊어서가 아니라 여러 장기를 빠짐없이 지키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복약 부담이 크다는 호소도 이해할 만하다. 여러 성분을 합친 복합제나 하루 한 번 요법으로 개수와 횟수를 줄일 수 있고, 더 이상 필요 없는 약은 주치의와 상의해 정리할 수도 있다. 특히 고령 환자에서는 이런 조정이 더 중요하다. 손 교수는 "중요한 건 스스로 특정약제를 중단하시지 말고, 주치의와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당뇨병 환자가 550만 명을 넘어선 지금, 당뇨병은 더 이상 일부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현실이 됐다. 이에 하이닥은 대한당뇨병학회와 함께 심층 기획 시리즈 〈당뇨병 체크아웃〉을 마련했다. 질환에 대한 올바른 이해부터 효과적인 관리 전략까지, 당뇨병을 제대로 관리하고 벗어나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을 담았다. 이 시리즈가 당뇨병과 씨름하는 이들에게 일상을 지키는 길잡이가 되어, 언젠가 당당히 '체크아웃'할 수 있기를 바란다.
권태원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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