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같은 감자…오리온과 연인처럼 연락하며 키워”

박연수 2026. 8. 3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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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하나하나가 제 자식 같아요. 제가 키운 감자니까 하나라도 더 좋은 걸 보내고 싶죠. 오리온도 정말 감자에 진심이에요. 우리는 오리온이 있어서 살고, 오리온도 우리 농가가 있어서 사는 것 아니겠어요."

한 해 오리온에 납품하는 감자만 300~400톤에 달한다.

오리온은 현재 전국 300여 계약재배 농가에서 감자를 공급받고 있다. 이건승 AGRO팀 대리는 "매년 4만~5만㎞씩 직접 운전하며 전국 농가를 찾아간다"며 "파종부터 생육 관리, 수확까지 농가와 함께 감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부분을 지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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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카칩’ 감자 공급 정선 농가 가보니
“38년째 재배…신품종 수확량 잘나와”
‘맛’중시 오리온, 여름 감자 90% 개발
매출 36%↑, 청주공장 생산 50% 확대
27일 찾은 강원도 정선군 최승완 농부의 밭에서 오리온 포카칩에 사용될 감자 수확이 한창이다. 작업자들이 포대에 감자를 담고 있다. 박연수 기자

“감자 하나하나가 제 자식 같아요. 제가 키운 감자니까 하나라도 더 좋은 걸 보내고 싶죠. 오리온도 정말 감자에 진심이에요. 우리는 오리온이 있어서 살고, 오리온도 우리 농가가 있어서 사는 것 아니겠어요.”

27일 오후 1시께 강원 평창군 KTX 진부역에서 차를 타고 굽이굽이 이어지는 산길을 한 시간가량 달렸다. 감자 포대를 가득 실은 트럭들이 오가는 길을 지나자 산자락 사이로 1000평 규모의 감자밭이 모습을 드러냈다. 잠깐만 서있어도 땀이 흐르는 무더운 날씨에도 감자밭은 오리온 ‘포카칩’에 사용될 햇감자 수확으로 분주했다.

트랙터가 땅을 갈고 지나간 자리에 감자가 우수수 떨어졌다. 15명의 작업자들은 양손을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이들 손에 들린 빨간 대야에는 감자가 크기별로 담겼다.

성인 여성 주먹보다 큰 감자를 먼저 골라냈다. 이후 깨지거나 초록색으로 변한 감자를 걸러내고, 최종적으로 포카칩에 사용할 감자만 따로 담았다. 포카칩은 한입에 먹기 좋은 크기를 만들기 위해 80~200g 사이의 감자만이 사용된다. 30분이 채 안 돼 600㎏짜리 포대는 신선한 강원도 햇감자로 가득 채워졌다.

이곳은 최승완(46) 씨가 2대째 감자 농사를 일구고 있는 땅이다. 최씨의 아버지가 1989년 오리온과 계약재배를 시작했고, 그가 2002년부터 이어받았다. 4000평 규모로 시작한 농사는 현재 4만평까지 커졌다. 한 해 오리온에 납품하는 감자만 300~400톤에 달한다.

이날 수확한 감자는 아직 이름이 없어 번호로 불렸다. 오리온 감자연구소가 시험 중인 신품종이기 때문이다. 올해 처음 심은 품종으로, 아직 정식 품종으로 등록되지 않았다. 성적은 기대 이상이다. 농가가 수익성을 확보하려면 밭 1평당 감자 10㎏ 이상을 수확해야 하는데, 이 품종은 15~16㎏가 생산된다.

최씨는 “올해 처음 심어본 품종인데 수확량이 생각보다 잘 나왔다”며 “감자는 품종이 중요하다. 좋은 씨감자가 있어야 수확량도 많아지고 농가 수익도 안정될 수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신품종을 키우는 과정에서는 오리온 담당자와 수시로 의견을 주고받았다. 최씨는 “연인 사이처럼 자주 연락하며 키웠다”며 “오리온은 좋은 과자를 만들 수 있어 좋고, 우리는 수확량을 늘릴 수 있어 좋다”고 덧붙였다.

오리온이 이처럼 신품종 개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맛’이다. 생감자를 그대로 튀겨 만드는 감자칩은 원료 감자의 품질이 제품의 맛과 식감을 좌우한다. 감자의 전분 함량과 수율은 물론, 튀겼을 때의 색과 결함 여부까지 따지는 이유다.

하지만 여름철 폭염과 집중호우 등 기후변화로 기존 품종만으로는 안정적인 수확량을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대표적인 감자 품종인 ‘수미’도 고온에 취약해 기형 감자가 발생하거나 수확량이 줄어들고 있다.

이에 오리온은 감자 품종을 개발하는 감자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1988년 첫 문을 연 감자연구소는 과자에 적합한 가공용 감자를 연구한다. 감자스낵을 위해 감자 품종을 연구하는 회사는 전 세계에 오리온·펩시코·가루비 3개사뿐이다.

오리온 감자연구소는 국내에서 ‘두백’, ‘진서’, ‘정감’ 등 3개 품종을 개발했다. 특히 두백은 2020년부터 강원도감자종자진흥원과 협력해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현재 국내 여름 감자 생산량의 90%를 차지한다.

오리온은 현장 관리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오리온은 현재 전국 300여 계약재배 농가에서 감자를 공급받고 있다. 품종 개발과 관리, 원료 공급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AGRO팀은 농가의 재배 상황을 직접 확인하며 품종별 생육 상태와 수확량 등을 점검한다. 이건승 AGRO팀 대리는 “매년 4만~5만㎞씩 직접 운전하며 전국 농가를 찾아간다”며 “파종부터 생육 관리, 수확까지 농가와 함께 감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부분을 지원한다”고 했다.

오리온은 1994년 감자스낵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데 이어 2012년에는 감자스낵 최초로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제철 과자’ 수요까지 더해지며 햇감자 제품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국내산 햇감자로 생산한 포카칩 매출은 2022년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했다. 특히 감자 수확이 집중되는 6~8월 평균 매출은 지난해 연평균보다 10% 이상 높았다.

늘어난 수요에 맞춰 생산 능력도 확대한다. 오리온은 올해 하반기 청주공장에 포카칩 생산라인을 추가해 생산 능력을 기존보다 최대 50% 늘릴 계획이다.

정선=박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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