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된 ‘온타리오호’ 지우고 ‘아메리카호’로···트럼프 명령에 즉각 표기 바꾼 구글 지도

김기범 기자 2026. 8. 3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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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앞으로도 영원히 온타리오호”
트럼프 명칭 변경에 캐나다 강력 반발
30일(현지시간) 구글 지도에 온타리오호의 이름이 아메리카호로 바뀌어 명기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의 국경지대에 자리한 호수 ‘온타리오호’의 공식 명칭을 ‘아메리카호’로 변경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뒤 구글 지도에 바뀐 지명이 적용됐다고 AP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구글이 미국 사용자들을 위해 아메리카호로 호수 이름을 변경하는 업데이트를 구글 지도에 적용했으며, 구글 측은 트럼프 대통령 행정명령을 반영한 조치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날 현재 구글 지도에서 온타리오호를 찾아 확대하면 아메리카호라는 명칭이 붙은 호수가 나타난다. 직접 온타리오호라고 검색해도 자동으로 아메리카호로 연결된다.

구글은 블로그를 통해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지리명칭정보시스템(GNIS)에서 부여한 지명을 구글 지도에 반영하는 관례에 따라 이처럼 호수 이름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만의 이름을 아메리카만(Gulf of America·미국만)으로 바꾸고, 알래스카주 소재 북미 최고봉인 데날리산을 매킨리산으로 변경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을 때도 이를 바로 적용한 바 있다.

다만 구글 지도에 접속한 지역에 따라 지도 속 명칭이 바뀐다. 미국에서 구글 지도를 이용한다면 아메리카호로 나오지만 캐나다에서 이용하면 종전처럼 온타리오호로 표시된다. 북미가 아닌 제3의 지역에서는 ‘온타리오호(아메리카호)’로 병기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있는 온타리오호 이름을 ‘아메리카호’로 바꾸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27일 서명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위대한 호수를 더 위대하게”(Making the Great Lakes Even Greater)라는 제목의 지도에 둘러싸인 채 서명식을 진행했다. 지도에는 온타리오호 위에 ‘아메리카호’라는 표기가 적혀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명칭 변경이 “즉시 효력을 갖는다”고 밝혔다.

행정명령에는 호수의 가장 깊은 지점이 미국 영토에 있어 대호수 수량 대부분이 미국 영토에 속한다는 주장이 포함됐다. 이 같은 조치는 무역 전쟁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캐나다를 도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온타리오호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미국 뉴욕주 사이에 있는 호수다. 북미지역의 5대호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지명은 원주민 웬다트족 언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400년 이상 이어진 이름이다.

트럼프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캐나다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엑스에 올린 글에서 “이 호수의 이름은 오늘도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온타리오호”라며 호수 이름이 원주민 웬다트족 언어 ‘온타리오’에서 유래했으며 ‘호수는 크고 아름답다’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400년 넘는 역사를 가져 미국과 캐나다 건국보다 오래됐다고도 강조했다.

더그 포드 캐나다 온타리오주 총리는 이날 온타리오호에 ‘온타리오호. 지금도, 언제나’라고 적힌 표지판을 세웠다. 그는 SNS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고 한참 뒤에도 이곳은 여전히 온타리오호라고 불릴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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