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00만원 줄어 생계 지장"…쿠팡기사 98%, 새벽배송 제한법 반대

허경진 기자 2026. 8. 3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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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사진=연합뉴스〉
최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발의된 새벽배송 노동자의 근로시간을 제한하는 법안에 대해 쿠팡 택배기사 10명 중 9명은 반대한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오늘(31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쿠팡파트너스연합회(CPA)는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영업점 소속 택배기사 3319명을 대상으로 '택배기사 작업시간 제한 관련 긴급 의견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응답자의 95.9%는 택배기사의 작업시간을 법으로 제한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야간배송 횟수와 시간을 각각 월 최대 12회, 주 30시간(하루 10시간씩 주 3회 근무 가정) 이내로 제한하는 것에 대해서는 각각 97.7%, 97.4%가 반대했습니다.

응답자의 48.8%는 새벽 배송 작업 시간이 제한돼 소득이 줄어들면 택배와 다른 일을 병행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관할로 새벽 배송을 하는 3년 차 쿠팡 배송기사 A씨는 "오전에 아이를 돌보기 위해 야간에 일하고 있는데 야간 노동 시간이 제한되고 주간으로 전환하면 월수입이 100만원 이상 줄어 생계에 지장이 있다"면서 "지금 같은 소득을 유지하려면 다른 일을 더 구해야 해 사실상 근무시간은 같거나 더 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쿠팡 양주3캠프에 근무하는 새벽 배송기사 B씨도 "두 달 뒤 아이가 태어나면 아내와 교대로 육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야간작업을 선호한다"면서 "지금과 같은 물량을 주간에 배송하면 야간보다 수익이 월 100만원 이상 줄게 되는데, 아이가 태어나 지출은 늘고 수입은 줄어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앞선다"고 했습니다.

쿠팡 일산5캠프에 근무하는 새벽 배송기사 C씨는 "낮 시간대에는 아픈 가족을 돌봐야 해서 야간 근무를 선택했다"면서 "새벽 배송 근무 시간이 줄어들게 되면 다른 일을 병행하거나 직업을 바꾸는 선택지를 고민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설문을 진행한 CPA 측은 "쿠팡 배송기사들은 개인사업자 성격에 가까운데, 개정안에서 언급한 규제대로 일한다면 야간 업무자 기준으로 한 주에 28시간밖에 일하지 못하게 된다"면서 "최대 근무시간과 횟수를 법으로 강제하면 생계유지를 위해 시간을 쪼개어 또 다른 업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신호룡 CPA 회장은 "향후 여당이 개정안 입법을 강행한다면 전국적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헌법에 명시된 '직업수행의 자유'와 '과잉금지 원칙'을 검토해 헌법소원에 나설 것"이라며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모든 합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개정안에) 반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정안이 통과하면 지역 배송업체와 후발 새벽 배송 사업자의 반발도 잇따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규제 요건을 충족하려면 교대가 가능한 배송 인력을 늘리고 담당 권역을 다시 짜야 하는데, 중소 배달·물류업계는 쿠팡처럼 하기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야당은 이번 개정안이 야간 노동자들의 '생계 수단 박탈법'이자 '야간경제 파괴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지난 29일 논평에서 "국가가 근무 횟수를 강제로 줄이면 노동자는 투잡·쓰리잡으로 내몰린다. 과로를 막겠다는 법이 '과로 양산법'이 될 것"이라며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해선 일하지 못하게 막는 게 아니라 안전하게 일하고 제대로 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지난 21일 민주당 의원들은 생활물류서비스법과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해당 개정안은 택배사업자와 교대제 근로자 등 밤·새벽 시간대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발의됐으며, 구체적으로는 야간작업을 월 12회 이하, 주 48시간 이하, 일 10시간 이하, 연속 최대 3일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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