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블이 100년 걸릴 우주 관측, 단 한달에…美 ‘괴물 망원경’ 띄웠다

서지연 2026. 8. 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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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블 우주망원경이 100년에 걸쳐 관측할 우주를 단 한 달 만에 들여다볼 수 있는 미국의 차세대 우주망원경이 우주로 향했다. 허블보다 시야각이 100배 이상 넓고 관측 속도는 1000배 이상 빨라 인류가 풀지 못한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비밀을 밝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90년 발사된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시야각은 100배 이상 넓고 관측 능력은 1000배 이상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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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블보다 시야각 100배·관측속도 1000배…300메가픽셀 적외선 카메라 탑재
암흑물질·암흑에너지 비밀 추적…수백억개 별·수만개 행성 발견 기대
트럼프 “지금은 미국의 황금기” 中 ‘우주굴기’ 맞서 속도전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허블 우주망원경이 100년에 걸쳐 관측할 우주를 단 한 달 만에 들여다볼 수 있는 미국의 차세대 우주망원경이 우주로 향했다. 허블보다 시야각이 100배 이상 넓고 관측 속도는 1000배 이상 빨라 인류가 풀지 못한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비밀을 밝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30일(현지시간) 오전 7시26분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을 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망원경은 발사 약 10분 만에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로먼 망원경의 목적지는 지구에서 약 160만㎞ 떨어진 ‘라그랑주 포인트 2(L2)’다. 2021년 발사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도 이곳에서 우주를 관측하고 있다.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의 약 4배에 달하며 로먼 망원경이 도착하기까지 3개월 이상 걸릴 예정이다.

로먼 망원경의 가장 큰 특징은 압도적으로 넓은 관측 범위와 속도다. 1990년 발사된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시야각은 100배 이상 넓고 관측 능력은 1000배 이상 빠르다. 허블이 100년에 걸쳐 살펴봐야 할 영역을 불과 한 달 만에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NASA는 기대하고 있다.

망원경에는 4K 감지기 18개로 구성된 300메가픽셀 적외선 카메라가 탑재됐다. 우주의 광범위한 영역을 촬영하고 빛이 휘어지는 현상을 추적해 우주 곳곳에 존재하지만 눈으로 볼 수 없는 암흑물질의 분포를 파악하는 역할을 한다.

니콜라 폭스 NASA 과학미션 국장은 “허블이나 제임스 웹 망원경이 열쇠 구멍을 통해 우주를 들여다보는 것과 같았다면 로먼 망원경은 그 문을 박차고 들어가는 셈”이라며 “수천개의 초신성과 수만개의 행성, 수십억개의 은하, 수백억개의 별을 발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문학계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연구다. 로먼 망원경은 중력에 의해 빛이 휘어지는 ‘중력 렌즈’ 효과와 초신성의 밝기·거리, 행성의 밝기 변화 등을 정밀 관측한다. 이를 통해 우주가 왜 점점 더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는지 규명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할 예정이다.

별빛을 차단해 주변의 어두운 행성을 직접 촬영하는 ‘코로나그래프’도 탑재됐다. 이를 활용하면 기존 망원경으로 포착하기 어려웠던 먼 거리의 지구형 외계행성이나 별의 중력에 묶이지 않고 우주를 떠도는 유랑행성까지 찾아낼 가능성이 있다.

로먼 망원경이 촬영한 첫 이미지는 내년 초 지구로 전달될 예정이다. 향후 5년간 관측을 통해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은하와 외계행성을 대거 찾아내는 동시에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연구에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버스 크기의 로먼 망원경은 NASA 최초의 수석 천문학자인 고(故) 낸시 그레이스 로먼의 이름을 땄다. ‘허블 우주망원경의 어머니’로 불리는 그는 지구 대기권 밖에 망원경을 배치하는 우주 기반 천문 관측 개념을 개척했다. 개발에는 약 10년이 걸렸으며 비용은 약 43억달러(약 5조9362억원)가 투입됐다.

이번 발사는 당초 예정보다 수개월 앞당겨졌다. 중국이 우주개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미국도 유인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비롯한 우주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NASA 기자회견 도중 재러드 아이잭먼 NASA 국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발사 성공을 축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우주에서 가장 잘나가는 국가”라고 표현한 데 이어 트루스소셜에 “지금은 미국의 황금기”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28일 텍사스주 휴스턴의 린든 B. 존슨 우주센터를 찾아 우주 사관학교 창설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아르테미스 2호’ 비행사들에게 우주 명예훈장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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