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BIS비율 상승했지만.. 금리·경기 악화엔 ‘긴장’
모든 은행 규제 기준 상회…금융시스템 손실흡수력 확보
은행별 자본비율 격차 뚜렷…케이뱅크 하락폭 가장 커
중동 정세·금리·경기 변수에 신용위험 확대 가능성 경고

모든 은행이 금융당국의 규제 기준을 웃도는 자본비율을 유지하면서 금융시스템 전반의 손실 흡수 능력에는 여유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중동 정세와 금리, 경기 흐름 등 대외 변수에 따라 신용위험이 커질 수 있어 현재의 높은 자본비율만으로 안심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31일 발표한 ‘2026년 6월 말 국내은행 BIS 기준 자본비율 현황’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보통주자본비율은 13.62%로 1분기 말보다 0.12%포인트 상승했다. 보통주자본은 8조8000억원, 2.2% 증가한 반면 위험가중자산은 42조6000억원, 1.7% 늘어 자본 증가 속도가 위험가중자산 증가세를 앞섰다. 분기 중 발생한 당기순이익과 일부 금융회사의 유상증자가 자본 확충에 기여했다.
기본자본비율도 14.84%로 0.08%포인트 상승했고 총자본비율은 15.77%로 0.03%포인트 올랐다. 반면 총위험노출액 대비 기본자본을 나타내는 단순기본자본비율은 6.59%로 0.07%포인트 하락했다. 위험가중치를 적용하지 않은 자산 규모를 고려하면 은행권의 자본 여력이 모든 지표에서 같은 방향으로 개선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신한·하나·KB·우리·농협·iM·BNK·JB 등 8개 은행지주와 SC제일·씨티·산업·기업·수출입·수협·케이·카카오·토스 등 9개 비지주은행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6월 말 기준 모든 은행은 금융당국이 정한 규제비율을 크게 웃돌았다. 현행 규제비율은 보통주자본비율 8.0%, 기본자본비율 9.5%, 총자본비율 11.5%, 단순기본자본비율 3.0%다. 금융시스템상 중요한 은행에는 보통주·기본·총자본비율 규제가 각각 1%포인트 추가된다.
은행별 격차는 뚜렷했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씨티은행이 27.37%로 가장 높았고 카카오뱅크 20.98%, 케이뱅크 18.08% 등이 뒤를 이었다. 주요 금융지주에서는 KB금융이 13.74%로 가장 높았으며 우리금융 13.71%, 신한금융 13.43%, 하나금융 13.21%, 농협금융 12.97% 순이었다.
자본 확충 효과도 금융회사별로 엇갈렸다. 농협금융은 유상증자 영향으로 보통주자본비율이 전분기보다 0.94%포인트 상승했다. SC제일은행도 0.78%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케이뱅크는 1.39%포인트 하락해 조사 대상 가운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수출입은행과 수협은행도 각각 0.22%포인트, 0.20%포인트 떨어졌다.
총자본비율에서는 씨티은행이 28.24%로 가장 높았고 카카오뱅크 22.11%, 케이뱅크 20.02%가 뒤를 이었다. BNK금융은 13.48%로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규제 기준은 충족했다.
문제는 자본비율이 높다는 사실만으로 향후 금융시장 충격을 모두 흡수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은행의 자본비율은 대출 부실과 기업의 상환능력, 부동산 시장, 금리 변화 등에 따라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고금리 부담이 길어지거나 경기 둔화가 심화되면 취약 차주의 연체율 상승과 기업대출 부실이 은행권 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감원 역시 중동 상황 장기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준금리 변화와 경제 여건 악화로 신용위험이 확대되고 자본비율이 하락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에 은행권은 규제 기준을 웃도는 자본 여력을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기 충격에 대비한 손실흡수능력을 꾸준히 확보해야 하며, 특히 자본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거나 최근 하락세가 두드러진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자본 확충과 위험자산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