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BIS비율 상승했지만.. 금리·경기 악화엔 ‘긴장’

손유지 2026. 8. 31.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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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기순이익·유상증자 힘입어 은행권 자본비율 일제히 개선
모든 은행 규제 기준 상회…금융시스템 손실흡수력 확보
은행별 자본비율 격차 뚜렷…케이뱅크 하락폭 가장 커
중동 정세·금리·경기 변수에 신용위험 확대 가능성 경고
[지데일리] 국내 은행권의 자본건전성이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과 유상증자 효과에 힘입어 개선됐다.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사. KB국민은행 제공

모든 은행이 금융당국의 규제 기준을 웃도는 자본비율을 유지하면서 금융시스템 전반의 손실 흡수 능력에는 여유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중동 정세와 금리, 경기 흐름 등 대외 변수에 따라 신용위험이 커질 수 있어 현재의 높은 자본비율만으로 안심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31일 발표한 ‘2026년 6월 말 국내은행 BIS 기준 자본비율 현황’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보통주자본비율은 13.62%로 1분기 말보다 0.12%포인트 상승했다. 보통주자본은 8조8000억원, 2.2% 증가한 반면 위험가중자산은 42조6000억원, 1.7% 늘어 자본 증가 속도가 위험가중자산 증가세를 앞섰다. 분기 중 발생한 당기순이익과 일부 금융회사의 유상증자가 자본 확충에 기여했다.

기본자본비율도 14.84%로 0.08%포인트 상승했고 총자본비율은 15.77%로 0.03%포인트 올랐다. 반면 총위험노출액 대비 기본자본을 나타내는 단순기본자본비율은 6.59%로 0.07%포인트 하락했다. 위험가중치를 적용하지 않은 자산 규모를 고려하면 은행권의 자본 여력이 모든 지표에서 같은 방향으로 개선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신한·하나·KB·우리·농협·iM·BNK·JB 등 8개 은행지주와 SC제일·씨티·산업·기업·수출입·수협·케이·카카오·토스 등 9개 비지주은행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6월 말 기준 모든 은행은 금융당국이 정한 규제비율을 크게 웃돌았다. 현행 규제비율은 보통주자본비율 8.0%, 기본자본비율 9.5%, 총자본비율 11.5%, 단순기본자본비율 3.0%다. 금융시스템상 중요한 은행에는 보통주·기본·총자본비율 규제가 각각 1%포인트 추가된다.

은행별 격차는 뚜렷했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씨티은행이 27.37%로 가장 높았고 카카오뱅크 20.98%, 케이뱅크 18.08% 등이 뒤를 이었다. 주요 금융지주에서는 KB금융이 13.74%로 가장 높았으며 우리금융 13.71%, 신한금융 13.43%, 하나금융 13.21%, 농협금융 12.97% 순이었다.

자본 확충 효과도 금융회사별로 엇갈렸다. 농협금융은 유상증자 영향으로 보통주자본비율이 전분기보다 0.94%포인트 상승했다. SC제일은행도 0.78%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케이뱅크는 1.39%포인트 하락해 조사 대상 가운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수출입은행과 수협은행도 각각 0.22%포인트, 0.20%포인트 떨어졌다.

총자본비율에서는 씨티은행이 28.24%로 가장 높았고 카카오뱅크 22.11%, 케이뱅크 20.02%가 뒤를 이었다. BNK금융은 13.48%로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규제 기준은 충족했다.

문제는 자본비율이 높다는 사실만으로 향후 금융시장 충격을 모두 흡수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은행의 자본비율은 대출 부실과 기업의 상환능력, 부동산 시장, 금리 변화 등에 따라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고금리 부담이 길어지거나 경기 둔화가 심화되면 취약 차주의 연체율 상승과 기업대출 부실이 은행권 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감원 역시 중동 상황 장기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준금리 변화와 경제 여건 악화로 신용위험이 확대되고 자본비율이 하락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에 은행권은 규제 기준을 웃도는 자본 여력을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기 충격에 대비한 손실흡수능력을 꾸준히 확보해야 하며, 특히 자본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거나 최근 하락세가 두드러진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자본 확충과 위험자산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