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감기다 발견한 '수상한 점'…"미용사가 암 찾아냈다" [헬스톡]

서윤경 2026. 8. 31.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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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자르고 염색하는 미용사들이 뜻밖의 '암 조기 발견자' 역할을 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실제 미용사가 고객의 수상한 점을 발견해 피부암 진단과 치료로 이어진 사례가 잇따르면서 미용사에게 피부암의 초기 징후를 알려주는 교육 프로그램까지 등장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얼굴이나 팔, 다리에 생긴 점은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머리카락에 가려진 두피나 귀 뒤, 목 주변의 변화를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

미용사에게 피부암을 '진단'하도록 가르치는 게 아니라 평소와 다른 점이나 병변을 발견했을 때 고객에게 의료진의 검사를 받아보도록 권유하는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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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미용사, 단골손님 두피서 검붉은 돌출점 발견…기저세포암 진단
美서도 미용사가 두피 병변 발견해 치료…고객 보기 힘든 부위 관찰
캐나다선 미용사에게 피부암 징후 가르치는 교육 프로그램 만들기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머리를 자르고 염색하는 미용사들이 뜻밖의 '암 조기 발견자' 역할을 하고 있다. 손님은 보기 힘든 두피와 귀 뒤쪽을 가까이에서 반복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 직업적 특성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실제 미용사가 고객의 수상한 점을 발견해 피부암 진단과 치료로 이어진 사례가 잇따르면서 미용사에게 피부암의 초기 징후를 알려주는 교육 프로그램까지 등장했다.

최근 영국에서도 미용사의 눈썰미가 단골손님의 암을 발견했다.

30일 뉴시스는 영국 컴브리아주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에이미 리 로버츠가 단골손님 베서니 본의 머리를 감기던 중 두피에서 이전과 다른 점을 발견한 내용을 지난 26일(현지시간) 영국 사우스웨스트뉴스서비스(SWNS) 등을 인용해 전했다.

단골손님 머리 속 점 사진 찍은 뒤 진료 권해

로버츠가 단골손님의 두피에서 발견한 점은 검고 보랏빛을 띤 데다 피부 밖으로 튀어나온 형태였다.

"마치 '악의 결정체'처럼 보였다"는 로버츠는 곧바로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 본에게 보여준 뒤 전문의에게 진료받을 것을 강하게 권했다.

본은 어린 시절 뇌종양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았던 만큼 두려움을 안고 병원을 찾았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긴급 피부과 진료 결과 해당 병변은 피부암의 일종인 '기저세포암'으로 확인됐다. 다행히 비교적 일찍 발견돼 암 부위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기로 했다.

본은 자신이 암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운 로버츠에게 "말 그대로 내 생명을 구했다"며 감사를 전했다.

로버츠는 다른 미용사들에게도 고객의 머리를 손질할 때 두피와 피부의 변화를 유심히 살펴볼 것을 당부했다.

6년 전에도…"이 점 언제 생겼나요" 미용사의 한마디
미용사가 고객의 피부암을 발견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미국 플로리다의 모피트 암센터가 지난 2020년 사례로 소개한 마티나 예이츠는 매년 생일이면 새로운 헤어스타일과 염색을 하기 위해 미용실을 찾았다. 담당 헤어스타일리스트 애슐리가 그의 머리를 손질하던 중 이전에는 보지 못한 작은 점을 발견했다.

"이 점은 언제 생겼느냐"는 미용사의 질문이 시작이 됐다.

애슐리는 사진을 찍어 점을 보여주고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라고 끈질기게 권했다. 결국 병원을 찾은 예이츠는 2019년 9월 조직검사를 받았고 기저세포암 진단을 받았다. 앞서 영국의 본과 같은 진단명이었다.

이후 예이츠는 암 제거 수술을 받은 뒤 모피트 암센터에서 추가 치료를 받았고 6개월마다 전신 피부검사를 받으면서 새로운 점이나 반점이 생기지 않는지 확인하고 있다.

고객은 못 보는 두피…미용사는 매번 본다

미용사가 피부암의 '첫 번째 발견자'가 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얼굴이나 팔, 다리에 생긴 점은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머리카락에 가려진 두피나 귀 뒤, 목 주변의 변화를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

반면 미용사와 이발사는 머리를 감기고 자르고 염색하거나 파마하는 과정에서 두피 바로 앞까지 접근한다. 단골손님이라면 수개월 또는 수년에 걸쳐 같은 부위를 반복해서 보기 때문에 이전에는 없었던 점이나 병변의 변화도 알아챌 가능성이 있다.

이런 직업적 특성에 주목해 아예 미용사를 피부암 조기 발견의 '조력자'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등에서는 미용사와 이발사를 대상으로 'Sty리브즈(Styling Hair and Saving Lives·머리를 스타일링하고 생명을 구한다)'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 2022년 CBC 등 현지언론은 온타리오의 의대생들과 브리티시컬럼비아에 기반을 둔 세이브 유어 스킨 재단이 이 같은 협력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헤어 전문가들에게 고객의 두피와 귀, 얼굴 등에서 의심스러운 피부 병변을 발견하는 방법을 교육한다.

미용사에게 피부암을 '진단'하도록 가르치는 게 아니라 평소와 다른 점이나 병변을 발견했을 때 고객에게 의료진의 검사를 받아보도록 권유하는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

'피부암'…조기 발견도, 예방도 중요

앞서 소개한 기저세포암은 피부 표피의 기저층 등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가장 흔한 피부암 가운데 하나다. 자외선에 많이 노출되는 얼굴과 머리·목 등에 주로 발생하며 초기에는 반짝이는 작은 혹이나 점처럼 보여 대수롭지 않게 지나칠 수 있다. 미용사들이 보기 힘든 두피에서 작은 변화를 감지해서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조기 진단을 가능하게 한다.

무엇보다 피부암 전문가들은 피부암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모피트 암센터의 피부암 전문가들은 자외선 차단제를 강조했다. 자외선 차단지수(SPF) 30 이상에 방수 기능이 있는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게 좋다. 얼굴은 물론 귀, 발등, 가르마 등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기 어려운 부위에도 꼼꼼히 발라주는 걸 권했다. 2시간마다 발라야 하고 수영이나 땀을 흘린 후에는 반드시 덧바르는게 필요하다고도 했다.

옷차림도 중요하다. 헐렁한 긴팔 셔츠와 촘촘하게 짜인 소재의 긴 바지 등 옷으로 피부를 가리고 넓은 챙 모자로 머리, 귀, 얼굴, 목에 그늘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눈 보호를 위해 피부 그을림과 노화에 영향을 주는 자외선A(UVA), 피부 표면에 화상을 일으키는 자외선B(UVB)를 모두 차단하는 선글라스도 착용하면 좋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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