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지금] 쪼개고 뭉치고…SK ‘리밸런싱’ 핵심은 ‘AI 집결·중복 정돈’
SK실트론 매각 후 계열사 재편 본격화…‘선택과 집중’ 2라운드

성장사업 떼어내 외부 자본 유치…AI 인프라 전문화
30일 재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고 100%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데이터센터·해저케이블 사업을 인적분할해 ‘SK호라이즌’을 신설하고, KKR과 IMM인베스트먼트-스톤브릿지 컨소시엄으로부터 총 3조800억원의 외부 투자를 유치했다. 거래 완료 시 SK텔레콤이 지분 51%를, KKR과 IMM 컨소시엄이 각각 29%와 20%를 쥔다.
앞서 지난달 신설한 SK하이퍼(대규모 신규 데이터센터 개발)와 짝을 이루면서, AIDC 사업은 운영·확장과 신규 개발을 각각 전담하는 두 개의 전문 법인 체제로 재편됐다. 본사 재무 부담은 최소화하면서 외부 자본으로 공격적 확장을 이어가겠다는 계산이다. 증권가는 AI 인프라라는 성장축에 그룹의 역량을 재배치한 것으로 평가했다.
반대로 SK에코플랜트는 100% 자회사인 SK에코엔지니어링을 12월 1일자로 흡수합병한다. 반도체·배터리·에너지 등 첨단 산업시설의 설계·엔지니어링 역량을 내부로 흡수해, 기획부터 설계·조달·시공(EPC)까지 한 조직 안에서 처리하는 원스톱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몰리는 시점에서 설계·시공 역량을 하나로 합쳐야 대형 수주전에서 원가와 공기 관리에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SK그룹의 ‘AI 풀스택’ 전략에 발맞춰 AI 인프라 생태계의 핵심 파트너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중복·부진 사업 재통합…SKIET 7년 만에 모회사 품으로
AI와 직접 관련이 없는 영역에선 전형적인 ‘군살 빼기’와 ‘밸류체인 통합’이 이어졌다. 가장 눈에 띄는 사례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재통합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소재사업을 물적분할해 2021년 상장시켰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를 7년 만에 다시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SKIET는 2024년과 2025년 연이어 영업손실을 냈고, 올해 상반기에는 중국 자회사 매각손실까지 겹쳐 순손실이 1조3000억원까지 불어난 상태다.
다만 중복사업 정리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분할 이후 7년 만에 다시 모회사 품으로 들어가게 되는 SKIET의 경우 ‘타이밍’을 둘러싼 시장의 시선이 곱지 않다. SKIET 사례처럼 합병 시점과 비율을 둘러싼 주주가치 논란은 과제로 남았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IET의 기업가치가 가장 저렴한 순간에 합병을 진행하면서 SKIET 주주에게는 다소 불리한 합병 비율이 나왔다”며 “급하게 합병을 추진해야 할 만큼 급박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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