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보다 빨라도 과자 봉지는 못 집어”… 中 휴머노이드로봇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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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중국 베이징 국가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중국 휴머노이드로봇에 대한 엇갈린 시선은 투자 업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유니트리는 중국 본토 증시 사상 최초의 휴머노이드로봇 기업이며, 중국 당국의 지원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휴머노이드로봇 업체 150여 곳의 전체 생산능력이 이미 실제 상업 수요를 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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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가사 업무 등은 인간보다 처져
中 기업, 대대적 로봇 양산 불구
로봇 상용화 앞당길지는 미지수

베이징 휴머노이드로봇혁신센터가 만든 ‘톈궁 울트라’는 100m를 9초39에 주파했다. 2009년 독일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가 세운 세계기록 9초58을 넘어선 것.

● 일상 업무 능력 떨어져

다른 종목에서도 로봇의 발전된 기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트리트댄스 부문에서 우승한 루샤오밍(鹿小明)은 물구나무를 서서 다리를 뻗은 채 빠르게 몸을 회전시키는 ‘토머스 플레어’와 헤드스핀 등 난도가 높은 비보잉 동작을 연이어 선보였다. 로봇은 주어진 60초 동안 학습돼 있던 모든 동작을 한 번의 실수 없이 스스로 해냈다. 격투기와 로봇 축구에서도 관절의 움직임과 힘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향상됐다.

중국 관영 베이징일보는 “일상 업무에서 많은 로봇의 완성도가 사람에 크게 못 미쳤고 성능 또한 기대 이하였다”고 평가했다. 화려한 운동 능력과 달리 실제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로봇의 범용 지능은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유니트리, 상장 직후 주가 급락
중국 휴머노이드로봇에 대한 엇갈린 시선은 투자 업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 ‘유니트리(위수커지·宇樹科技)’는 이달 19일 상하이 증시에 입성했다. 유니트리는 중국 본토 증시 사상 최초의 휴머노이드로봇 기업이며, 중국 당국의 지원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이 기업의 상장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주가는 상장 첫날 한때 공모가 대비 629%까지 치솟았다.
다만, 이런 흐름은 오래가지 못했다. 24일 종가 기준으로는 상장 첫날 장중 고점 대비 45.2% 빠졌다. 이후에도 뚜렷한 반등 없이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때 660억 달러(약 91조 원)에 달했던 시가총액 또한 절반 수준인 360억 달러로 줄었다.
중국 경제매체 디이차이징(第一財經)은 “현재 체화지능 분야에는 거품이 있고, 아직 상업적으로 수익 구조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번 WHRG에서 중국 로봇들이 여전히 인간 업무를 수행할 만큼의 지능과 신뢰성을 보이지 못한 가운데 유니트리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여전히 400배가 넘는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중국 로봇 업계 전반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된다. 3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휴머노이드로봇 업체 150여 곳의 전체 생산능력이 이미 실제 상업 수요를 초과했다. 그나마 현재 중국의 로봇 수요의 상당 부분이 국영기업 등 정부 구매와 민간에 지급되는 보조금으로 창출되고 있다. 중국 중앙·지방정부의 휴머노이드로봇, 관련 장비 조달액은 올 상반기(1∼6월) 최소 2억3000만 달러에 달한다. 2024년 상반기(600만 달러)에 비해 40배 가까이 급증했다.
중국 당국 또한 지방정부의 과잉 및 중복 투자를 우려하고 있다. 리차오(李超)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대변인은 28일 로봇 업계와 지방정부들을 향해 “유행을 맹목적으로 좇거나 우르르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 中 양산 능력과 상용화는 별개

중국 로봇 업계의 양산 능력 또한 한국, 미국, 일본 등을 앞선다는 평가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휴머노이드 출하량 약 2만 대 가운데 중국 업체가 95%를 차지했다. 올 상반기(1∼6월)에만 중국 주요 로봇 기업은 상당한 생산 능력을 선보였다. 애지봇이 9700대, 유니트리가 7000대의 로봇을 출하했다.
지난달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올 한 해 중국에서만 10만 대 이상의 휴머노이드로봇이 생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현지에서는 현장에 투입된 로봇이 데이터를 만들어내고, 그 데이터가 다시 로봇 두뇌에 해당하는 AI 모델을 개선하는 데 쓰이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기대가 높다.
다만 로봇의 운동 능력 향상과 상용화는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상용화가 기대만큼 빠르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영국의 로봇연구소 ‘내셔널 로보타리움’의 잉고 켈러 로봇공학 책임자는 가디언에 “중국 로봇의 기술 발전은 믿기 어려울 정도”라면서도 “다만 이것이 휴머노이드로봇이 실생활에 활용되는 시점을 앞당겼는지는 별개”라고 진단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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