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후보 중 재제청해야” 대법원장 압박하는 여당

신지인 기자 2026. 8. 31.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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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법관추천위 구성 못하게 해
靑은 김민기 판사 선호로 알려져
조희대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퇴근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조희대 대법원장이 제청한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을 거부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30일 조 대법원장을 향해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 남은 3명(김민기·박순영·윤성식 서울고법 판사) 중에서 재제청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청와대는 진보 성향의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김민기 판사의 제청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권에선 청와대에 이어 여당까지 나서서 헌법상의 대법원장 제청권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는 위헌이란 주장이 나온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 대법원장은 황제가 아니다”라며 남은 대법관 후보 중에 재제청을 요구했다. 앞서 대법관후보추천위는 지난 1월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김민기·박순영·손봉기·윤성식 판사 등 4명을 조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 중 손 후보자를 지난 18일 서면 제청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이를 거부하면서 여권 일각에선 “대법원장이 대법관후보추천위를 새로 꾸려 다른 인사를 추천할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

법원조직법 제41조의2에는 ‘대법관 후보자를 추천하면 해당 추천위원회는 해산된다’고 돼 있다. 이 경우 청와대가 대법관으로 원하는 김민기 판사는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새로 추천위를 구성하지 못하도록 법 개정까지 언급하고 있다. 서영교 의원은 이날 “만약 법원행정처가 달리 해석한다면 근거를 살펴보고 법을 개정해야 하지 않는가가 개인적인 판단”이라고 했다. 다만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 입장을 들은 뒤 법 개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조 대법원장은 “이번 주중 입장을 정리해 밝히겠다”고 한 상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법원조직법까지 개정해 대법원장 제청권을 무력화에 나선다면 명백한 삼권분립 파괴 행위”라고 반발했다.

◇與 “조희대 대법원장 국회 불출석 땐 처벌”

민주당에선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을 요구하면서, 재제청 후보의 성별과 출신 지역까지 거론했다. 서영교 의원은 “대법관후보추천위에서 특히 여성 후보를 추천하기 위해 많이 애썼고 검증을 다 거쳤다”고 했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도 “성비와 지역 불균형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추천된 4명 가운데 여성은 김민기·박순영 판사 2명이다. 다만 이날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조 대법원장의 ‘탄핵’ ‘자진사퇴’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런 가운데 조희대 대법원장은 민주당이 주도한 31일 국회 법사위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28일 국회에 제출한 불출석 사유서에서 헌법 제104조 제2항을 근거로 “대법관 임명에 관해 대법원장에게 제청권을, 국회에 임명동의권을, 대통령에게 임명권을 각각 부여했다”며 “국회가 대법원장의 헌법상 독립적 권한인 제청권 행사에 관해 증언하도록 하는 것은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에 반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불출석 의사를 밝힌 조 대법원장의 고발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출석을 압박했다. 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을 거론하며 “출석하지 않는다면 처벌 조건에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은 증인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김 의원도 “다른 법에 우선해 국회 증언감정법에 따라 출석해야 한다”며 “근거 없는 사유로 불출석을 고집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또 오는 10월 국정감사를 거론하며 “조 대법원장이 국회의 의결에 따른 증인 출석을 계속 거부한다면 국정감사 출석 대상 증인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조 대법원장이 실제 불출석할 경우 곧바로 고발할지에 대해 서 의원은 “중요한 것은 대법원장이 출석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다시 한번 출석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했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의원들도 이날 공동 입장문을 내고 “사법부 독립은 국민과 국회의 검증을 거부하는 특권이 아니다”라며 “국회는 대법원장이 행사한 공적 권한의 경위와 책임을 국민을 대신해 묻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 대법원장을 향해 “추천위원회 추천 결과를 존중해 신속히 재제청하고 대법관 공석도 조속히 해소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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