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주 2등 안돼, 우주사관학교 만들라”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2026. 8. 31.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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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째 사관학교’ 창설 행정명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28일 텍사스주 휴스턴의 항공우주국(NASA) 우주 센터를 찾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의 여섯 번째 군으로 창설된 우주군(United States Space Force)이 자체 장교 양성을 위한 독립적 사관학교를 갖게 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 텍사스주 휴스턴 나사(NASA·항공우주국) 린든 B. 존슨 우주센터를 찾아 우주 사관학교 창설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는 행정명령에서 “우주 영역에서 차세대 지도자를 교육하고 육성할 기회를 확대해 국가 우주 인력을 강화하는 것이 정부 정책”이라며 대통령 직속 위원회가 120일 이내에 사관학교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학교의 위치와 학사 과정, 설립 시기 등 구체적인 계획이 순차적으로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 우주 비행사 출신인 재러드 아이작먼 나사 국장이 위원장을 맡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트로이 마인크 공군장관 등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앞서 트럼프 1기 때였던 2019년 12월 우주군이 공식 창설됐다. 달과 태양계 등 우주 분야에서 미국의 안보·경제적 이익을 확보하고 중국·러시아와의 우주 패권 경쟁에 본격 대응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시설과 인력 등 많은 부분을 공군에 의존했고, 장교 양성 역시 공군사관학교가 전담해 왔다. 우주사관학교가 들어서면 육·해·공사, 해안경비사관학교, 상선단사관학교와 함께 미국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여섯 번째 사관학교가 된다. 장교 양성에 있어서 우선 각 군별로 정체성을 다지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 합동성에 선행돼야 한다는 미군의 엘리트 장교 양성 철학과 우주 안보 분야 군 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는 인식과 맞물리면서 우주사관학교의 창설로 이어지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8일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 항공우주국(NASA) 린든 B 존슨 우주센터에서 열린 우주 명예훈장 수여식 연설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트럼프는 연설에서 “우주에서 2등이 되려 한다면 지구에서 1등이 될 수 없다”며 우주 사관학교 창설 방침을 밝혔다. /AFP 연합뉴스

트럼프는 “우리가 해야 할 일과 현재 가장 잘하는 일을 수행하기 위해선 인재들로 구성된 한 세대를 교육하고 훈련해야 한다”며 “우주에서 2등이 되려 한다면, 지구에서 1등이 될 수 없다”며 우주사관학교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외교·경제·이민 정책 등 각 분야에서 보수·진보 진영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우주 분야만큼은 예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다시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정권이 바뀌어도 우주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는 1기 임기 종료 직전 솔저스(soldiers·육군), 세일러스(sailors·해군), 에어맨(airmen·공군), 마린스(marines·해병)에 해당하는 우주군 장병의 독자 명칭으로 ‘수호자’라는 뜻의 가디언스(guardians)을 확정하며 힘을 실어줬다.

우주군은 민주당 조 바이든 행정부로 정권이 교체된 뒤에도 2022년 12월 경기도 오산에 한국 주둔 부대를 창설하는 등 조직이 더욱 성장했다. 미 우주군의 두 번째 본토 밖 부대로 창설된 주한 미우주군은 북한과 중국의 위협에 대응해 우주 지휘 통제 기능을 주한 미군사령관에게 제공하고, 역내 미사일 경보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위성 통신 임무 등을 수행하는 야전 구성군 사령부 역할을 한다. 정파를 불문하고 우주 분야로 확장되는 중국·러시아와의 패권 경쟁 속에 미국이 주도권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우주 분야는 더 이상 공상과학(SF) 영화 속 미래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트럼프는 재집권 후 단행한 군사 작전인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작전, 호르무즈 해협 일대의 대(對)이란 해상 봉쇄를 언급하며 “이 두 작전이 우주군사령부의 위성·통신·감시 지원을 받아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찰 위성 통제, 위성 위치 정보 시스템(GPS) 교란 방어, 우주 쓰레기 감시, 궤도 내 위성 방어 등 현대전의 승패를 가르는 요소들이 모두 우주 자산에 의존하고 있다고 군사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우주 주도권을 잃는 순간 미군의 전 세계 군사 작전망이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게 된다. 중국이 달 탐사, 기지 건설 프로젝트 등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며 우주 영토화와 자원 확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도 미국 입장에선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대목이다.

트럼프는 이날 달 궤도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지구로 귀환한 유인 우주 탐사선 ‘아르테미스 2호’ 비행사들에게 우주 명예 훈장을 수여했다. 달의 여신의 이름을 딴 아르테미스는 미국이 우주 분야에서 다시 절대적 주도권을 쥐겠다며 트럼프가 1기 첫해인 2017년 시작을 알린 우주탐사 프로젝트다. 조 바이든 행정부로 정권이 교체된 이후인 2022년 11월 ‘아르테미스 1호’ 우주선이 마네킹을 태우고 달 표면까지 접근하는 1단계가 성공했고, 올해 성공한 2단계에 이어 1969년 이후 인간을 다시 달에 착륙시키는 3단계가 추진되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2028년 1월 전 “미국 우주 비행사들이 달 표면에 다시 돌아갈 것이고 우리는 그걸 고대하고 있다”며 “그들은 달에 세워질 최초의 미국 영구 정착지 위치에 깃발을 꽂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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