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장기전세 만기 앞두고 “더 살게 해줘”…서울시는 “어림도 없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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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무주택 시민에게 최장 20년간 안정적인 주거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한 장기전세주택의 첫 만기를 앞두고 입주민들의 계약 연장·분양 전환 요구와 당초 계약대로 다음 무주택자에게 입주 기회를 줘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3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동구 강일리버파크와 인근 고덕리엔파크, 송파구 송파파인타운 등 계약 만료를 앞둔 장기전세주택 단지에서 입주민들이 만기 이후 거주 문제를 놓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SH 관계자는 "최대 거주 기간이 끝나면 추가 갱신 계약은 불가능하지만, 입주 자격을 충족하면 다른 장기전세나 국민임대 등 공공임대주택에 신청할 수 있다는 점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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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5년간 9천가구 만기
현재 입주민 “연장·분양전환”
빗발치는 요구에 서울시 난감
무주택 대기 청약자들 수두룩
“떼법에 임대자산 독점 안돼”
![내년 20년 장기전세주택 만기를 앞둔 서울 송파구 장지동 송파파인타운 전경. [이승환 기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30/mk/20260830184803166bmgj.png)
3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동구 강일리버파크와 인근 고덕리엔파크, 송파구 송파파인타운 등 계약 만료를 앞둔 장기전세주택 단지에서 입주민들이 만기 이후 거주 문제를 놓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송파파인타운 설명회 안내문에는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 건의할 계약 연장과 단계적 분양 전환 등이 안건으로 제시됐다.
장기전세주택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프트’란 이름으로 도입한 공공임대주택이다. 입주자는 주변 전세 시세보다 저렴한 보증금을 내고 2년마다 계약을 갱신해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다. 입주자의 평균 보증금은 3억4900만원으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 6억4800만원의 약 54%다. 최초 모집공고와 임대차계약서에는 최대 거주 기간 20년과 분양 전환 불가가 명시돼 있다.
내년 310가구를 시작으로 만기가 본격화한다. 향후 5년간 9361가구가 순차적으로 최장 거주 기간을 채운다.
◆ 집값 상승에 입주민 계약 변경 요구
장기전세 입주민들은 서울 집값과 전셋값이 크게 올라 새집을 구하기 어려워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광훈 서울시 공공임대주택 임차인 권익증진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서 “기존 임차인에게 무기한 계약을 허용하고, 정부가 대기자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단지 일반분양 입주자들 사이에서는 “20년간 저렴하게 거주한 뒤 분양 전환까지 요구하는 것은 ‘꿩 먹고 알 먹기’가 아니냐”는 불만이 나온다.
강일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장기전세 입주자들이 분양 전환을 받으면 향후 시세 차익을 보고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강일리버파크와 고덕리엔파크는 대지 지분이 크고 주차·교통 여건도 좋아 장기전세 물량이 분양주택으로 바뀌면 거래와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법조계에서는 장기전세와 분양 전환형 공공임대는 계약 조건이 다른 데다 분양 전환 등을 청구할 법률상 근거가 없어 소송을 내더라도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김미현 법무법인 한별 파트너 변호사는 “계약 만료 뒤에도 계속 거주하거나 언젠가 분양 전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개인적 기대는 법적으로 보호되는 공적 신뢰로 보기 어렵다”며 “특정 집단의 요구에 따라 계약 조건을 바꾸면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전문가 “원칙 지키고 취약층 지원”
장기전세 계약 조건 변경은 공공임대주택 순환 공급 원칙과도 충돌한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30·40대에 장기전세에 들어가 20년 동안 주거 안정을 지원받았다면 이제는 다른 30·40대 무주택자에게 같은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장기전세주택을 기다리는 무주택 수요도 많다. 지난 5월 제50차 장기전세주택은 1154가구 모집에 평균 16.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작년 제47차 모집에는 527가구 모집에 2만693명이 몰려 평균 39.3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김지엽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장기전세주택은 용도지역과 용적률 상향 등 도시계획적 인센티브를 바탕으로 확보한 공공자산”이라며 “혜택이 특정인에게 귀속되면 장기전세를 확보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부여한 명분과 취지도 사라진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최장 20년 거주 원칙이 다른 무주택 시민에게도 같은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사회적 약속’인 만큼 만기 주택을 다음 입주자에게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자력으로 새 거처를 마련하기 어려운 고령자와 장애인, 저소득 가구 등 취약계층에게 다른 공공임대주택이나 주거급여, 이주 상담 등 주거복지 제도를 활용해 주거 불안을 줄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심 유휴 공간을 퇴거 과정의 완충 주거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장기전세의 20년 원칙은 지키되 당장 옮겨 갈 곳을 구하지 못한 가구가 일정 기간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공실이 쌓인 지식산업센터 등을 주거가 가능한 준주택으로 전환해 저렴하게 임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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