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1호’ 템페스트 한빈 솔로 데뷔 “말도 안 된다던 꿈, 결국 현실로” (종합)[DA인터뷰]

정희연 기자 2026. 8. 3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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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사람이 한국에서 데뷔까지 할 수 있다? 주변 사람들도 믿지 않았죠. 말도 안 된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그래도 사람이 꿈은 꿀 수 있잖아요."

"평소 랩, 힙합, K팝, 팝송 등 다양한 음악을 들어요. 이번에는 그냥 '나'를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베트남에서 20년 동안 쌓아온 '흥'과 아티스트 한빈의 '흥'을 합쳐 '흥한빈'이라는 콘셉트도 만들었어요.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는 음악, 저를 모르는 사람이 들어도 신날 수 있는 음악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A&R 부장님과 200곡 정도를 받고 12곡까지 추렸는데 그중에 'No Fear'가 있었어요. 저와 정말 잘 맞는다고 생각했고 첫 시작이라면 이 노래가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베트남 최초이기도 하지만 제가 베트남에서 20년 동안 살아오며 사랑했던 음악과 베트남의 전통문화가 있고, 여기에 한국에서 트레이닝한 K팝스러운 모습이 합쳐져서 지금의 한빈이라는 사람이 됐어요. 앨범을 만들면서 욕심도 엄청 생겼어요. 이것저것 해보고 싶고 원래 도전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보니까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더라고요. 가능성이 있다면 해보자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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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베트남 사람이 한국에서 데뷔까지 할 수 있다? 주변 사람들도 믿지 않았죠. 말도 안 된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그래도 사람이 꿈은 꿀 수 있잖아요.”

그룹 템페스트의 멤버 한빈에게 ‘No Fear’는 단순한 앨범 제목이 아니다. 베트남에서 K팝 아이돌이라는 꿈을 품었을 때부터 홀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낯선 땅에서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을 때, 템페스트로 데뷔해 무대에 오르고 마침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솔로 앨범을 완성하기까지 한빈이 살아온 방식에 가깝다.

‘베트남 1호 K팝 아이돌’ 한빈이 지난 24일 첫 번째 디지털 싱글 ‘No Fear’를 발표하며 데뷔 4년 만에 솔로 아티스트로 첫발을 내디뎠다. 템페스트 멤버 중 첫 번째 솔로 주자다. 타이틀곡 ‘No Fear (Feat. punchnello)’와 수록곡 ‘Air’ 두 곡에 직접 작사가로 이름을 올렸고 음악뿐 아니라 춤과 퍼포먼스, 콘텐츠, 비주얼, 의상, 뮤직비디오 등 앨범 제작 전반에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녹여냈다.

“솔로 활동은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해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원하는 대로 해보자는 마음이었죠. 직접 들어갈 수 있고 참여할 수 있는 부분에는 최대한 참여했어요. ‘한빈스러운 앨범’을 내고 싶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했죠. 노래, 춤, 퍼포먼스, 콘텐츠, 비주얼, 의상, 뮤직비디오까지요. 제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설명하고 같이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었어요.”

기회가 갑작스럽게 찾아온 것은 아니다. 회사로부터 솔로를 제안받기 전부터 꾸준히 연습하며 실력을 갈고닦아왔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기회 앞에서 주저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스스로를 개발하고 싶고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이 뚜렷했어요. 매일 연습하면서 나아가자는 생각이었죠. 그래서 기회가 왔을 때 바로 ‘가능합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어요. 올해 초부터 회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빈의 에너지를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죠.”

데뷔 전 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경험도 이번 앨범을 만드는 데 녹였다. 아이돌로 활동하며 팬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직접 체감해 온 만큼 단순히 음악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보여주고 전달할 것인지까지 고민했다. 첫 솔로인 만큼 ‘한빈’이라는 아티스트의 첫인상을 어떤 음악으로 남길 것인지도 중요한 문제였다.

그렇게 찾아낸 답은 ‘No Fear’였다. 한빈은 여러 후보 가운데 ‘No Fear’를 처음 듣자마자 “첫 시작은 이 노래가 아니면 안 된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평소 랩, 힙합, K팝, 팝송 등 다양한 음악을 들어요. 이번에는 그냥 ‘나’를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베트남에서 20년 동안 쌓아온 ‘흥’과 아티스트 한빈의 ‘흥’을 합쳐 ‘흥한빈’이라는 콘셉트도 만들었어요.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는 음악, 저를 모르는 사람이 들어도 신날 수 있는 음악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A&R 부장님과 200곡 정도를 받고 12곡까지 추렸는데 그중에 ‘No Fear’가 있었어요. 저와 정말 잘 맞는다고 생각했고 첫 시작이라면 이 노래가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제목부터 한빈과 닮아 있었다. ‘No Fear’의 핵심 메시지는 두려움의 부재라기보다 두려움이 있어도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는 태도다. 한빈은 스스로도 원래 “두려움이 없는 편”이라고 했다. 어머니에게도 “너는 무서운 게 없느냐”는 말을 들을 정도다.

에너제틱하고 긍정적인 성격은 이미 오래전 한 차례 한빈의 인생을 크게 움직였다. 베트남에서 살아온 한빈이 K팝 아이돌이라는 막연해 보이는 꿈을 품었을 때였다. 2019년 꿈을 좇아 홀로 한국으로 향하면서는 스스로에게 “0으로 시작하자”고 되뇌였다.

가장 먼저 마주한 벽은 언어였다. 한국에 온 뒤 약 3개월 동안 한국어를 제대로 알지 못했던 한빈은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표현할 수 없는 답답함을 겪었다고 회상했다.

“한국어를 빨리 배워야겠다고 생각하고 매일 열심히 공부했죠. 숙소에서 할머니와 이야기하면서 ‘좋은 아침입니다’, ‘출근하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됐을 때 너무 뿌듯했어요. 그때부터 용기를 내서 틀려도 열심히 말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로부터 7년 후, 템페스트 데뷔를 거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솔로 아티스트로 도약한 한빈.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을 묻자 그는 “자신감”을 꼽았다.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스스로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졌고 제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알게 됐어요.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성장한 것 같아요. 단점이 있다면 그걸 극복하기 위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생각하게 됐고요.”

베트남에서 살아온 시간과 한국에서 K팝 가수로 성장한 시간은 이번 앨범 안에서 하나로 만났다. 한빈은 “‘No Fear, No Limits, Just HANBIN’에서 말하는 가장 한빈다운 방식”에 대해 “두려움 없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베트남 최초이기도 하지만 제가 베트남에서 20년 동안 살아오며 사랑했던 음악과 베트남의 전통문화가 있고, 여기에 한국에서 트레이닝한 K팝스러운 모습이 합쳐져서 지금의 한빈이라는 사람이 됐어요. 앨범을 만들면서 욕심도 엄청 생겼어요. 이것저것 해보고 싶고 원래 도전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보니까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더라고요. 가능성이 있다면 해보자고 생각해요.”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고 싶은 마음은 작사 참여로도 이어졌다. 한빈은 타이틀곡 ‘No Fear’와 수록곡 ‘Air’ 모두 작사에 참여했다. 영어 데모를 바탕으로 작업했지만 K팝 가수인 만큼 한국어 가사를 넣고 싶다는 의견도 적극적으로 냈다.

특히 수록곡 ‘Air’에는 한빈이 가진 또 다른 에너지를 담았다. 팬들과 축제나 행사에서 함께 뛰어놀 수 있는 곡을 만들고 싶어 EDM 사운드를 선택했고,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지금 이 순간을 즐기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멤버들 없이 홀로 무대를 채우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을까. 한빈은 걱정보다 재미가 앞섰다며 함께할 댄서들에 대해서도 직접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고민하기도 했는데 막상 시작하니까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직접 할 수 있는 건 다 하려고 했어요. 댄서분들도 직접 의견을 내서 함께하게 됐는데 첫날부터 너무 잘 맞았어요. 시너지가 장난 아니었죠. 같이 춤추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템페스트 멤버들은 첫 솔로 주자로 나선 한빈에게 음악적인 조언보다 믿음을 먼저 건넸다. 한빈이 신곡을 들려주겠다고 하자 “형은 무조건 좋은 노래를 선택했을 것 같다. 걱정이 없다”고 했다는 것. 그 한마디가 한빈에게는 유독 크게 다가왔다.

“믿어줘서 고마웠고 감동받았어요. ‘형이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눈에 보여’라고 해주는데 그동안 제가 열심히 해온 게 멤버들에게도 느껴지는구나 싶어서 뿌듯했어요. 노래를 듣고는 다들 ‘형의 에너지다’, ‘감당할 수 없는 형의 에너지’라고 했어요(웃음). 피드백보다는 오히려 제 건강을 걱정해줬어요. 건강도 잘 챙기면서 활동을 잘 마쳤으면 좋겠다고요.”

한빈 역시 성적표보다 무대를 먼저 바라봤다. 에버랜드에서 팬들과 함께한 선공개 무대를 떠올리며 “팬분들과 물놀이하면서 즐기는 축제 같았다”고 눈을 빛낸 그는 회사에도 학교 축제부터 연말 무대까지 최대한 많은 무대에 서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가능하면 무대를 정말 많이 하고 싶어요. 이번 활동에서 성과에 대한 부담은 없어요. 차트인은 너무 어려운 일이기도 하니까 그것보다는 팬분들과 행복하게 보내면서 팬분들의 만족도가 높았으면 좋겠어요. 이번 앨범을 잘 마무리하고 팬분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어요.”

더 멀리 바라본 목표는 ‘오래 활동하는 가수’다. 특히 ‘베트남 1호 K팝 아이돌’이라는 수식어는 이제 한빈에게 처음과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처음에는 자신이 ‘최초’라는 사실이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자신이 걸어온 길이 누군가에게 하나의 가능성이 되기를 바란다고 털어놨다.

“베트남 최초를 목적으로 데뷔한 건 아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어요. 그런데 베트남에 갔을 때 팬분들이 저를 안아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그냥 나의 모습을 팬분들도 좋아해주시는구나’ 싶었죠. 나다운 모습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는 게 저라면 굳이 부담을 가질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어요. 저도 부족한 점이 있고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니까 최대한 ‘나’를 전달했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베트남 출신 K팝 아이돌의 길을 먼저 걸은 만큼, 후배들에게는 길잡이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제가 시작했을 때는 너무 힘들었어요. 롤모델도 없었고요. 이제 제가 선배가 돼서 K팝을 꿈꾸는 베트남 분들이 있다면 저를 보면서 힘을 냈으면 좋겠어요. ‘베트남즈’를 만들고 싶어요. 같이 밥도 먹고 응원해주고 싶은데 아직은 많이 없거든요. 제가 길을 열어줄 수 있는 아티스트 선배가 됐으면 좋겠어요.”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사진|YH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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