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를 보면 ‘李대통령의 숙제’가 보인다…‘2기 개각’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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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의 1기와 2기 내각을 나란히 놓으면 집권 2년 차를 맞은 정부의 달라진 고민이 읽힌다. 출범 직후인 1기 내각이 정권의 빠른 안착과 경제 회복, 중도 외연 확장에 무게를 뒀다면 2기 인선에서는 '성과'와 함께 흔들린 범여권 지지 기반을 다시 묶으려는 색채가 한층 짙어졌다.
1기가 정권을 안착시키고 밖으로 지지 기반을 넓히는 내각이었다면, 2기는 젊은 인물을 전진 배치하고 범여권을 다시 묶으면서 이미 추진한 정책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내각에 가깝다.
결국 '경제와 민생은 실용·성과, 정치와 개혁은 결집·선명성'이라는 두 개의 축이 2기 내각에서 동시에 작동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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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용혜인 전진배치하고 범여권까지 포용…개혁 지지층엔 선명한 신호
경제·부동산은 현직 차관 승진…‘정치는 결집, 민생은 실무’ 투트랙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이재명 정부의 1기와 2기 내각을 나란히 놓으면 집권 2년 차를 맞은 정부의 달라진 고민이 읽힌다. 출범 직후인 1기 내각이 정권의 빠른 안착과 경제 회복, 중도 외연 확장에 무게를 뒀다면 2기 인선에서는 '성과'와 함께 흔들린 범여권 지지 기반을 다시 묶으려는 색채가 한층 짙어졌다. 다만 경제와 부동산처럼 민심과 직결된 분야에는 정치인 대신 현직 차관을 승진시켰다. 개혁과 정치 영역에선 선명성을 높이고, 경제·민생에선 관료의 집행력을 택한 셈이다.

'정치인 총리'에서 '기업인 총리'로…2기 첫 단추는 성과
1기 내각은 '안정'과 '실용'의 조합이었다. 지난해 7월 조각이 마무리됐을 당시 19개 부처 장관 가운데 현역 국회의원이 8명이었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정부였던 만큼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고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정치인들을 전진 배치해 정권 초기의 불확실성을 낮췄다.
동시에 산업·경제 분야에는 민간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였다. 네이버 최고경영자 출신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LG AI연구원장 출신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기업 현장을 거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대표적이다. 19명 가운데 기업인 출신만 4명이었다.
정치적 외연을 넓히려는 인선도 눈에 띄었다. 보수정당에서 3선 의원을 지낸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을 기용하는 등 이 대통령이 강조해 온 '실용'과 '통합'을 인사로 보여주려는 시도가 있었다. 검찰개혁을 맡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개혁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 일부 현안을 놓고는 여당 강경파와 온도 차를 보여온 인물이었다.
2기 내각의 첫 변화는 내각의 정점인 국무총리 자리에서 시작됐다. 민주당 5선 정치인인 김민석 전 총리가 당으로 복귀한 뒤 이 대통령은 후임으로 한성숙 당시 중기부 장관을 택했다. 정당 경력이 없는 기업인 출신 총리가 탄생한 것은 이례적인 선택이었다.
청와대는 한 총리 발탁 당시 AI 대전환과 혁신성장, 민생을 강조했다. 정치인 총리가 당·정·청 조율과 개혁 입법에 힘을 실었던 1기에서 기업 경영 경험을 가진 총리를 앞세워 '국정 성과를 만들어내는 내각'으로 중심축을 옮기겠다는 메시지로 읽혔다. 한 총리는 지난 7월1일 공식 취임하면서 2기 내각의 출범을 알렸다.
30일 발표된 6개 부처 개각에서도 '성과'라는 기조는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인사를 두고 "역동성과 전문성을 갖춘 새로운 리더십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변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특히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 이형일 재경부 1차관, 국토교통부 장관에 홍지선 국토부 2차관을 각각 승진 발탁한 것이 상징적이다. 외부의 '스타 장관'보다 이미 정책을 다뤄온 관료를 그대로 올렸다. 경기와 세제, 집값과 주택 공급처럼 새 정책을 발표하기보다 기존 정책의 허점을 보완하고 빠르게 집행해야 하는 분야에 '즉시 전력'을 배치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반면 정치적 색채가 필요한 자리에서는 1기보다 선명한 선택을 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비롯한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국회에서 주도한 인물이다.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 필요성을 언급했던 정성호 전 장관보다 개혁 강도가 높은 인사로 평가된다. 국회에서 '검찰개혁 설계'를 맡았던 인물을 법무부로 보내 실제 제도 안착까지 책임지게 한 것이다.
성평등가족부에는 더 파격적인 카드를 꺼냈다. 민주당 소속이 아닌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을 지명했다. 1990년생인 용 후보자가 임명되면 첫 1990년대생 국무위원이 된다. 이날 함께 발표된 청와대 인사에서는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이 AI미래기획수석으로 발탁됐고, 친노·친문계의 상징성을 지닌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대통령 정무특보로 들어왔다. 내각과 청와대를 통틀어 민주당 바깥 범여권까지 국정 운영에 참여시키는 그림이 만들어진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인사는 이 대통령이 지난 25일 민주당 신임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우리가 왼쪽을 너무 안 챙겼다"며 진보 진영도 함께 품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직후 나왔다. 조국혁신당에서는 이 표현 자체를 두고 "진보진영을 시혜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냐"는 반발이 나왔지만, 불과 닷새 뒤 기본소득당과 조국혁신당 인사가 동시에 정부와 청와대에 들어왔다.

평균 60세→50세…2기 개각 확 젊어졌다
세대 구성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1기 내각 19명의 평균 연령은 60.1세였고 40대 장관 후보자는 2명뿐이었다. 여성은 5명으로 26.3%였다. 반면 이번에 새로 지명된 6명의 평균 연령은 50.5세다. 만 36세 용혜인, 41세 이소영 후보자가 평균 연령을 크게 낮췄다. 6명 가운데 여성도 이소영·용혜인 후보자 2명이다.
인선의 메시지는 비교적 분명하다. 1기가 정권을 안착시키고 밖으로 지지 기반을 넓히는 내각이었다면, 2기는 젊은 인물을 전진 배치하고 범여권을 다시 묶으면서 이미 추진한 정책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내각에 가깝다.
다만 2기 인선을 일률적인 '좌클릭'으로 규정하기도 어렵다. 한성숙 총리를 비롯해 경제·부동산 사령탑에는 실무형 인사를 배치한 반면 법무·성평등·정무 라인에서는 보다 선명한 정치적 카드를 꺼냈기 때문이다. 결국 '경제와 민생은 실용·성과, 정치와 개혁은 결집·선명성'이라는 두 개의 축이 2기 내각에서 동시에 작동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이 이번 인사를 통해 얻어야 할 결과도 1기 때보다 구체적이다. 경기와 집값에선 체감 성과를 내고, 검찰개혁에선 지지층의 의구심을 지우면서, 동시에 중도 확장 과정에서 멀어진 범여권까지 다시 묶어야 한다. 2기 내각의 면면이 곧 집권 2년 차 이재명 정부가 안고 있는 숙제의 목록처럼 보이는 이유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번 인사는 대한민국이 나아가야할 전사회를 선도하기 위한 인사"라며 "역동성과 전문성을 갖춘 새로운 리더십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변화를 만들고 대체불가 대한민국으로의 도약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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