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0년까지 기금 소진 걱정 없게 … 신흥국·IPO 투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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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취임한 뒤 약 8개월 동안 국내 증시는 유례없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기록했다.
당시 김 이사장은 "국내 증시 상승을 '구조적 변화'로 판단하고 투자 비중을 현실화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아직도 국내에서 공공주택 투자는 저수익이라는 프레임이 작동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 기금은 미국 다세대 임대주택, 호주 기업형 임대주택, 영국 멀티패밀리 임대주택이나 시니어 하우징 등에서 등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내 공공주택 투자 역시 수익률을 중심에 두고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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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VC 등 협약맺고
美스페이스X IPO에도 참여
中 · 인도 신흥국 비중 확대
국내 공공주택 투자도 검토
장기수익 측면서 주주권 행사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취임한 뒤 약 8개월 동안 국내 증시는 유례없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기록했다. 2025년 12월 취임할 때 4056이었던 코스피는 올 6월 9385로 6개월여 만에 두 배 이상 올랐다. 전례 없는 증시 호황 속에 국민연금 수익률도 올해 상반기 27%를 달성했다. 역대급 신기록이었다.
코스피가 질주하는 동안 '큰손'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늘릴지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기금운용위원회는 결국 올해 1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목표 비중을 상향 조정하고, 6월 말까지 리밸런싱을 유예해 국내 주식에 대한 '기계적 매도' 우려를 덜었다. 당시 김 이사장은 "국내 증시 상승을 '구조적 변화'로 판단하고 투자 비중을 현실화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증시가 조정을 받자 기금 수익률에 대한 기대는 우려가 됐다. 국민연금이 주식을 매도하지 않는 동안 외국인들이 차익 실현 기회를 독점했다는 비판까지 받아야 했다. 국내 주식을 팔지도 사지도 못하는 '딜레마'는 어떻게 타개해야 할까.
16대 이사장에 이어 19대 이사장을 다시 맡은 '연금 전문가'인 김 이사장이 꺼낸 카드는 '투자 다변화'다. 국민연금은 지난 7월 말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 6곳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혁신기술 스타트업 투자에 나섰다. 국민연금이 VC 투자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지난 6월 상장한 스페이스X 청약에도 참여했다. 선진국에 쏠린 해외 주식 투자도 인도와 중국 등 신흥 시장으로 분산시킬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지난 27일 매일경제와 만난 자리에서 "연금 운영의 제1 목표는 수익률"이라며 "스타트업 초기 투자나 신흥국 시장 등으로 해외 투자를 다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배경은.
"기금 규모는 지난해 연금개혁으로 2053년 최대 3659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추세를 반영하면 정점은 더 늦어질 수 있다.연기금의 특성상 장기·안정적인 수익률 제고를 목표로 삼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필요하다. 해외 투자의 경우 기존 미국·유럽 등 선진국 중심에서 벗어나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인도·중국 등 신흥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새롭게 시도하는 전략이 있는지.
"기업의 초기 단계부터 진입하는 투자에 방점을 두고 있다. 기업이 성장한 뒤에 들어가면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없다. 올해 6월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 청약에 참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실리콘밸리 VC와 체결한 MOU가 대표적 사례다. 국민연금의 명성과 신뢰도가 높아지다 보니 글로벌 VC들의 반응이 좋았다.
VC들이 국민연금을 통해 국내 반도체, 휴머노이드,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업들에 투자할 기회를 찾다 보니 서로의 니즈가 맞아떨어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자산 운용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 자금이 국내로 유입되는 통로 역할을 할 수 있는 문이 열렸다."
-국내 주식 부문 운용 전략은.
"국민들이 기대하는 국민연금의 역할은 두 가지라고 본다. 연금이 듬직하게 국내 증시를 잘 받쳐주는 역할이 있고, 수익률을 최대로 높여 받을 연금을 늘려주는 역할도 있다.
둘 중에 굳이 우선순위를 두자면 수익률을 높이는 데 방점을 찍고 싶다. 올해 초 국내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커지면서 변화의 요인이 구조적인지 일시적인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리밸런싱이 수익 포기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도 있어 한시적 관찰 기간을 둔 뒤 올 5월 기금위원회에서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을 20.8%로 늘리는 결정이 나온 것이다."
-그 과정에서 변동성이 커졌다는 비판도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을 보면 국민연금은 6~7%, 외국인은 40%, 개인이 51%다. 현재의 높은 변동성은 외인과 개인 거래에서 발생하는 것이지, 국민연금 매매가 원인은 아니다. 국내 주식의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 범위를 한시적으로 확대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많았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SAA 허용 범위를 공개할 경우 외인들의 프로그램 매매에 선행 매매 형태로 활용될 수 있다. 이러면 외인들은 이익, 국민연금과 개인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국민연금은 대형 장기 투자자다. 단기적인 국내 주식 리밸런싱보다는 중기 자산배분 등 원칙을 정하고, 그 규칙에 따라 사고파는 것이다."
-기금 고갈 시기가 달라지는데.
"기금 고갈 시기는 5년마다 연금법에 따라 재정추계를 하는데, 다음 추계는 2028년에 이뤄진다. 추계의 목적은 70년 동안 기금 소진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 기금 수익이 늘며 자칫 낙관론에 빠질 수 있는 걸 경계해야 하지만, 2100년까지 소진되지 않도록 제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공공주택 사업에 기금을 써야 하나.
"아직도 국내에서 공공주택 투자는 저수익이라는 프레임이 작동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 기금은 미국 다세대 임대주택, 호주 기업형 임대주택, 영국 멀티패밀리 임대주택이나 시니어 하우징 등에서 등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내 공공주택 투자 역시 수익률을 중심에 두고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주주권 행사의 적정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는 기업가치를 높인다는 측면에서 기업의 경영진과 같은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 경영 개입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연금은 기금의 장기적 수익성을 제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김성주 이사장
△1964년 전북 전주 출생 △전주고 △서울대 국사학과 △제8·9대 전북도의회 의원 △제19대 국회의원 △제16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제21대 국회의원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간사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 국정기획분과 자문위원 △제19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박제완 기자 / 김금이 기자 /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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