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달러’ 불붙은 비트코인, 덮쳐오는 ‘과세 찬물’

박진우 2026. 8. 3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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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비트코인이 석달여 만에 8만달러 선을 돌파하며 가상자산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으나,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 소득세 과세가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거래소들이 수백억원의 실탄을 투입해 수수료 무료화 출혈경쟁을 벌이며 판을 키우고 있지만, 낡은 과세 체계와 제도적 미비점이 시장 위축과 투자자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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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원화거래소 거래대금 한 달 새 2.6배↑
손실이월공제·해외거래 추적 등 제도 허점 논란
지난 26일 국회 본회의가 열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주 비트코인이 석달여 만에 8만달러 선을 돌파하며 가상자산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으나,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 소득세 과세가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거래소들이 수백억원의 실탄을 투입해 수수료 무료화 출혈경쟁을 벌이며 판을 키우고 있지만, 낡은 과세 체계와 제도적 미비점이 시장 위축과 투자자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30일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9시 기준 국내 5대 원화 거래소(업비트·빗썸·디지털엑스·코빗·고팍스)의 거래량(거래대금)은 약 21억7624만달러(한화 약 3조원)에 달한다. 이는 이달 초와 비교해 불과 한 달도 안 돼 약 2.6배 급증한 수치다.


시장 회복세에 발맞춰 원화 거래소들은 고객 유치전에 돌입했다. 새로운 주주사를 영입하며 각각 500억원의 자금을 수혈한 디지텔엑스(옛 코빗)과 코인원은 ‘원화마켓 전 종목 수수료 무료’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대형 거래소인 업비트는 스테이블코인 거래 수수료 면제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빗썸은 비트코인 마켓 전 종목과 고액 투자자가 주로 쓰는 API 거래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하며 맞불을 놨다.

거래소의 유일한 수익원을 포기하면서까지 시장 선점을 위해 이용자 확보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업계의 이 같은 생태계 확장 노력은 ‘내년 1월 과세 강행’이라는 암초를 맞닥뜨렸다. 현행 소득세법은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을 복권 당첨금과 같은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연간 250만원을 초과하는 수익에 22%(지방세 포함)의 세율을 적용한다.

이를 두고 시장과 학계에서는 거센 반발이 쏟아진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로 국내 상장주식의 양도차익은 비과세 혜택을 받는 반면, 가상자산에만 과세 철퇴를 내리는 것은 심각한 조세 형평성 침해라는 지적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상장주식의 2030세대 보유비중은 7.7%에 불과한 반면, 금융정보분석원(FIU) 실태조사 기준 가상자산 개인계정의 약 46%는 2030세대가 차지하고 있어 청년층의 ‘자산형성 사다리’를 걷어찬다는 비판도 거세다.

제도 자체의 결함도 심각하다. 미국과 영국이 무기한 손실이월공제를 허용하고 일본 역시 올해 세법 개정으로 3년간 이월공제를 도입한 반면, 한국은 결손금 이월공제를 허용하지 않는다. 전년도에 1억원을 잃고 당해 1000만원을 벌어 누적 9000만원 손실을 보더라도 당해 번 1000만원에 대해 세금을 물리는 구조다.

조세 사각지대에 따른 실효성 논란도 크다. 특정금융정보법상 거래명세 제출 의무가 있는 국내 거래소 이용자에게만 사실상 과세가 집중되는 반면, 바이낸스 등 해외거래소나 탈중앙화거래소(DEX), 개인 간 거래(P2P), 해외결제카드 우회거래는 과세당국의 거래 파악에 한계가 있다.

국회예산정책처 분석에 따르면 취득가액 50% 의제와 250만원 기본공제를 적용할 경우 실제 세금을 낼 투자자는 전체의 10% 수준에 불과해 실질 세수 효과 없이 국내 자금의 해외 유출만 가속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행 과세제도가 비트코인이 1만달러 미만이던 2020년에 설계된 낡은 잣대라며, 단순 보완이 아닌 ‘제도 전반의 재건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코인 과세 2년 유예 청원’은 28일 기준 1만8800여명의 동의를 얻으며 분노한 투자자들의 민심을 반영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해외정보 교환체계 미비와 인프라 부족, 주식과의 형평성 문제를 들어 과세를 2년 유예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반면 정부는 “소득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내달 개회하는 정기국회가 모처럼 불붙은 코인시장의 향방을 가를 최대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박진우 기자 pjw1978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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