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중소상인·노동계 반발… 유통업계 긴장
심야배송·정산기한 단축까지 규제 논의 확대…쿠팡·컬리 등 이커머스도 촉각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허용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대형마트 영업 규제를 완화해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중소상인과 노동계가 “상생이 아닌 생존권 거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여기에 새벽·심야배송 노동시간과 이커머스 플랫폼의 판매대금 정산기한을 제한하는 법안까지 잇따라 추진되면서 유통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중소상인 생존권 보장·노동자 과로사 방지·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저지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지난 27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이날 상인·노동계는 정부가 일부 상인단체의 의견을 전체 중소상인의 합의인 것처럼 내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주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조직국장은 “보여주기식 상생을 앞세운 규제 완화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새벽배송이 허용될 경우 심야노동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김찬휘 녹색당 공동대표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새벽배송을 확대하면서 주간 근무를 줄이거나 배송 업무를 외주화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참석자들은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허용하기보다 기존 새벽배송 시장의 심야노동부터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가 규제 완화를 검토하는 배경에는 대형마트 업계의 경영난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경영 악화 과정에서 대형마트 영업규제가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주요 유통업체에 새벽배송 허용을 위한 소상공인단체의 상생안에 대한 검토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여당은 새벽배송 노동시간을 제한하는 법안도 추진하고 있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야간작업을 하루 최대 10시간, 주당 최대 48시간으로 제한하고 연속 야간작업은 최대 3일까지 허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야간작업 종료 후 최소 11시간의 연속휴식도 보장하도록 했다.
새벽배송을 주력으로 하는 쿠팡·컬리 등 이커머스 업체의 물류 운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대목이다.
판매대금 정산기한 단축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납품·위탁 거래의 정산기한을 10~30일, 직매입 거래는 20~40일 수준으로 줄이는 법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온라인 플랫폼을 대규모유통업자에 포함하는 법안도 추진되고 있다.
공정위의 쿠팡 현장조사 거부를 둘러싼 갈등도 변수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26일 국회에서 쿠팡의 현장조사 거부와 관련해 형사 고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과 심야노동 규제, 정산기한 단축 등이 유통업계의 경쟁구도와 비용 구조를 동시에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 허용과 심야배송 규제는 서로 맞물린 문제”라며 “정산기한 단축과 플랫폼 규제까지 동시에 추진되면서 유통업계가 제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east@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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