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협 "지방대 엄청나게 망할 것"… 등록금 자율화·AI 예산 확충 요구

김만기 2026. 8. 3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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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총장들이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지방대학 소멸 위기를 공개적으로 인정하며, 고등교육 경쟁력 확보를 위한 등록금 책정 자율화와 인공지능(AI) 전환 예산 확충을 정부에 요구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단은 지난 28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년 하계 대학총장세미나' 기자간담회에서 지방대 붕괴 위기와 대학 재정 한계를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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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계 대학총장세미나서 학령인구 급감 따른 위기 토로
"지방대 소멸 불가피… 정부 사전 청사진 먼저 제시해야"
"등록금은 규제 아닌 대학 자율에… 공교육 정상화가 우선"
"AI 전환 3년간 100억대… 초중고보다 못한 화장실 개선도 시급"
28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2026년 하계 대학총장세미나' 기자간담회에서 이기정 대교협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민현 인제대 총장, 최재원 부산대 총장, 이기정 회장, 정태주 국립경국대 총장) 사진=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대학 총장들이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지방대학 소멸 위기를 공개적으로 인정하며, 고등교육 경쟁력 확보를 위한 등록금 책정 자율화와 인공지능(AI) 전환 예산 확충을 정부에 요구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단은 지난 28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년 하계 대학총장세미나' 기자간담회에서 지방대 붕괴 위기와 대학 재정 한계를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대교협 부회장인 정태주 국립경국대학교 총장은 간담회 자리에서 "이미 기자님들도 다 예측하시겠지만 지방에 있는 대학들이 아마 엄청나게 망할 것이고, 서울에 있는 대학들은 덜 망할 거고 수도권에 있는 대학들은 덜 망할 것"이라며, "이를 어떻게 방지하고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춰갈지 정부가 먼저 청사진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사진이 먼저 나오고 그에 따라 지원이 이뤄져야 대학을 어떻게 발전시킬지 국공립이건 사립이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등록금은 규제 아닌 자율에 맡겨야"

회장단은 대학의 재정난 타개를 위해 등록금 책정의 자율성 보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대교협 회장인 이기정 한양대학교 총장은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는 이것이 인상을 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로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정말로 자율에 맡겨야 된다는 것이 늘 강조하는 바"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대학마다 등록금심의위원회가 있고 모든 예산 결산이 투명하게 보고되고 있어 마음대로 등록금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이 절대 아니다"라며, "지난해 실제 등록금 인상률도 법정 상한선보다 훨씬 낮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학을 좀 믿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지방 국립대 등록금 무상화 논란과 관련해 간담회에 참석한 대교협 부회장인 전민현 인제대학교 총장은 "지역균형 장학금의 취지를 살리려면 국립대뿐만 아니라 인구 소멸 지역에 위치한 사립대 학생들에게도 지원이 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국 4년제 사립대 154개교 중 50여 개교가 인구 소멸 지역에 있는 만큼, 학생 지원을 통해 지역 소멸을 완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기정 회장은 입시 개편 논의에 앞서 공교육 정상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도 높게 짚었다. 그는 자신의 수능 출제위원장 경험을 언급하며 "수능을 보면 70% 이상이 EBS 문제집에서 다 나오는데 학생들이 학교에서 교과서를 배울 이유가 뭐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어렵게 임용고시를 통과한 제자 교사들이 3개월 만에 후회하고, 수업 시간에 잠자는 학생이 제일 고맙다고 할 정도로 공교육이 처절하게 무너져 있다"며, "공교육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과 연결된 입시 제도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도입 3년간 100억… 초중고보다 열악한 시설 개선도 절실"

간담회 말미에는 AI 대전환에 필요한 정부의 재정 지원과 사립대의 열악한 교육 환경에 대한 토로가 이어졌다.

전민현 인제대 총장은 "대학 AI 도입을 위해 주요 빅테크 기업들과 수차례 미팅을 거쳐 제안서를 받아보니 보통 3년에 약 100억원 정도를 얘기했다"며, "각 대학이 감당하기 힘든 만큼, 미래대응기금 등을 활용해 정부가 대학의 AI 도입을 신속히 지원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 총장은 17년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로 인한 사립대의 낙후된 시설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온 신입생들과 간담회를 하면 가장 먼저 요구하는 것이 화장실 개선"이라며, "요즘 고등학교는 화장실이 매우 좋은 반면, 대학은 따뜻한 물도 제대로 안 나올 정도로 엉망진창이라 학생들이 대학 화장실 가기를 꺼린다"고 털어놨다.

이어 "일부 부정 비리를 우려하는 시선이 있지만, 현재 사립대는 회계와 재정이 투명하게 감시받고 있어 지원금을 학생 교육 외에 다르게 쓸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의심의 시선을 거두고 고등교육을 살릴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회장단 관계자는 "산업계는 급속도로 앞서가는데 대학은 실험·실습 장비가 노후화돼 격차가 벌어지고 있고, 40~50년 된 노후 건물의 안전 등급 문제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초격차 R&D와 연구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고등교육 재정 확충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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