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되풀이 되는 전성기, 박재범 ‘더 리플레이’ [콘서트]

장은지 기자 2026. 8. 30.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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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여년간 '섹시 심볼'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 솔로 데뷔 이래 단 한 해도 빠짐없이 무대 위 치트 키로 활약해 온 박재범 이야기다.

3개 층에 이르는 체육관을 꽉 채우며 여전한 화력을 과시한 이번 공연은, 지난해 월드투어의 열기를 단순히 '다시 보기'하는 것을 넘어 박재범이 왜 10여 년째 최정상 플레이어로 군림하고 있는지를 단번에 납득시킨 무대였다.

과거 박재범이 설립해 한국 힙합 씬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레이블 AOMG의 주역 사이먼 도미닉, 로꼬, 그레이, 우원재가 깜짝 등장해 한 무대에 오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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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모어비전
[스포츠동아 장은지 기자] 지난 10여년간 ‘섹시 심볼’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 솔로 데뷔 이래 단 한 해도 빠짐없이 무대 위 치트 키로 활약해 온 박재범 이야기다.

‘섹시 심볼’이라는 수식어가 해질 대로 해져 쓰임을 다해가는 시대에도, 박재범이라는 이름 석 자는 조금도 바래지 않았다. 무대 위 플레이어로서는 한결 또렷해졌고, 무대 밖 디렉터로서는 몸집을 더욱 키웠다. 케이(K)팝과 힙합 신을 평정한 아티스트 박재범이 늦여름 밤을 뜨겁게 달구며 자신의 건재함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박재범은 8월 29일과 30일 양일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2026 제이팍 월드투어 ‘세레나데즈 앤 바디롤즈’ 인 서울 : 더 리플레이’를 열었다.

오는 9월부터 이어질 북남미와 유럽 투어의 시작점이자 1년 3개월 만의 국내 단독 공연으로, 양일간 1만 1000여 명의 관객이 모였다. 3개 층에 이르는 체육관을 꽉 채우며 여전한 화력을 과시한 이번 공연은, 지난해 월드투어의 열기를 단순히 ‘다시 보기’하는 것을 넘어 박재범이 왜 10여 년째 최정상 플레이어로 군림하고 있는지를 단번에 납득시킨 무대였다. 

사진제공 | 모어비전
데뷔 19년 차 솔로 아티스트답게 특유의 여유로운 모습으로 등장한 그는 ‘Ohx3’와 ‘Remedy’로 화려한 포문을 열었다. 이어 ‘Drive’, ‘Like I Do’ 등 감미로운 R&B 트랙으로 공연의 온도를 점진적으로 끌어올렸다. 핸드마이크를 쥔 채 쉴 새 없이 라이브를 이어간 그는 매력적인 음색과 특유의 R&B 비브라토로 객석을 전율시켰다. 

댄서들과 맞춘 듯 안 맞춘 듯 유려하게 흘러가는 그루브와 감각적인 완급 조절은 박재범 공연만의 독보적인 바이브를 완성했다. 하루 5500석을 가득 채운 대규모 체육관 공연임에도, 언더그라운드 클럽을 방불케 할 만큼 무대와 객석이 한 덩어리로 유기적으로 호흡했다.

초반부가 귀를 사로잡는 보컬 위주였다면, 중반부 이후로는 분위기가 180도 반전됐다. 박재범은 마이클 잭슨의 ‘Billie Jean’을 그만의 바이브로 커버하며 현장의 뜨거운 환호를 끌어냈다.

본격적인 힙합 무대도 펼쳐졌다. 날카로운 속사포 래핑과 묵직한 힙합 비트를 전면에 내세운 ‘DNA’, ‘BLUE CHECK’, ‘Rock Solid’를 연달아 쏟아내며 대체 불가한 힙합 아티스트로서의 존재감을 뿜어냈다. 감미로운 발라드와 R&B로 시작해 트랩과 붐뱁, 퍼포먼스까지, 그만의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이 무대 위에서 여실히 증명된 순간이었다.

사진제공 | 모어비전
박재범은 케이팝과 한국 힙합 양대 씬에서 플레이어이자 디렉터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이를 실감케 하는 상징적인 장면도 펼쳐졌다. 과거 박재범이 설립해 한국 힙합 씬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레이블 AOMG의 주역 사이먼 도미닉, 로꼬, 그레이, 우원재가 깜짝 등장해 한 무대에 오른 것.

예기치 못한 ‘AOMG 어셈블’에 객석에선 떠나갈 듯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들은 자신들의 시그니처 단체곡인 ‘119 REMIX’와 ‘니가 알던 내가 아냐’를 연달아 부르며 공연장을 단숨에 광란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공연 후반부에 이르자 ‘섹시 심볼’로서의 존재감은 절정에 달했다. 과감하게 상체를 탈의하고 바이커 재킷만 걸친 채 등장한 그는 ‘McNasty’로 열기를 극대화한 뒤, 마침내 대표곡 ‘몸매’의 전주를 띄웠다. 객석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폭발적인 환호가 쏟아졌다. 

특히 2015년 발매된 ‘몸매’ 오리지널 버전과 지난해 발매 10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Keep It Sexy’(몸매2)를 감각적으로 매쉬업한 무대는 압권이었다. 이제는 시그니처가 된 그의 골반 털기 춤도 빠질 수 없다.

사진제공 | 모어비전
처음부터 끝까지 박재범이란 단단한 존재감이 온전히 끌고 간 공연은 마치 하나의 먼치킨 장르물을 보듯 쾌감이 일었다. 압도적인 능력치로 세계관을 거침없이 돌파하는 먼치킨처럼, 이번 공연은 퍼포머이자 플레이어로서 박재범의 초인적인 능력치를 눈앞에서 직관한 자리였다.

가요계와 힙합 신에 대체 불가능한 ‘치트키’로 군림해 온 지난 시간. 잠실실내체육관을 가득 채운 환호는 박재범이라는 과거의 유산에 기댄 아티스트가 아닌,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구보다 뜨겁게 담금질 중인 ‘현재진행형 레전드’임을 선명하게 가리키고 있었다.

박재범의 되풀이 되는 전성기 ‘더 리플레이’는 오는 9월부터 남미, 북미, 유럽 투어로 이어진다.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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