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산', 들킬 연출 왜 숨겼나…비행기표는 일주일 전 [MD이슈]

이정민 기자 2026. 8. 30.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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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서는 목적지 없이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전현무가 전광판을 확인한 뒤 알마티행 항공권을 현장에서 구매한 것으로 그려졌으나, 실제로는 출국 일주일 전 이미 여행지와 항공권이 확정되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MBC공식 유튜브 채널 '엠뚜루 마뚜루'

[마이데일리 = 이정민 기자] "방송에 공개된 내용 그대로 진행됐다"던 해명은 무엇이었을까. MBC ‘나 혼자 산다’가 전현무의 카자흐스탄 ‘즉흥 여행’을 둘러싼 의혹을 부인한 지 불과 나흘 만에, 항공권이 일주일 전부터 준비돼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4일 방송된 ‘나 혼자 산다’에서는 전현무가 목적지를 정하지 않은 채 인천국제공항을 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는 출국 전광판을 바라보며 여행지를 고민하다 카자흐스탄 알마티를 발견했고, “알마티가 어디야?”라고 검색한 뒤 개인 휴대전화로 항공권을 구매했다.

스튜디오에서도 “그냥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는 “아직 여행지가 정해지지 않았다. 표가 남아 있으면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청자들이 받아들인 콘셉트는 분명했다. 공항에서 목적지를 정하고 곧바로 떠나는 ‘무계획 즉흥 여행’이었다.

하지만 방송 직후부터 의문이 제기됐다. PD와 작가, 촬영감독, 음향감독 등 여러 명이 동행하는 해외 촬영을 아무런 준비 없이 당일 결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지적이었다.

여기에 카자흐스탄 알마티시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촬영이 관광국의 지원 아래 진행됐다고 소개하면서 사전 기획 및 협찬 의혹까지 불거졌다. 알마티시 측의 설명과 달리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은 지난 25일 “이번 카자흐스탄 여행과 관련해 촬영 지원이나 협찬 등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또한 “전현무 씨의 카자흐스탄 여행은 방송에 공개된 내용 그대로”라며 현지 렌터카 업체에 국제운전면허증과 여권을 제출하고 차량을 빌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카자흐스탄에서 운전하기 위해 별도의 면허 공증 절차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방송 이후 주카자흐스탄 대한민국 대사관을 통해 뒤늦게 확인했다고 인정했다.

전현무./나혼산

논란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새로운 주장이 나왔다.

유튜버 이진호는 2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연예뒤통령 이진호’를 통해 여행지는 촬영 일주일 전 이미 알마티로 결정됐고, 전현무와 제작진의 항공권 역시 사전에 준비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진호에 따르면 제작진은 전현무가 평소 공항에서 당일 항공권을 구해 여행을 떠나곤 했던 점을 바탕으로 ‘즉흥 여행’ 아이템을 제안했다. 이후 중국 충칭과 카자흐스탄 알마티가 후보에 올랐고,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에 가고 싶다”는 전현무의 의사를 반영해 약 일주일 전 알마티행을 확정했다.

전현무가 공항 전광판을 바라보다 알마티를 처음 발견하고, 휴대전화로 항공권을 구매한 것처럼 묘사된 장면에는 연출이 개입됐다는 설명이다.

이진호는 “전현무 씨의 표는 한 장이 발권된다고 해도 나머지 6~7명의 표는 어떻게 구하느냐”며 제작진과 전현무의 항공권이 일주일 전부터 준비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여행 콘셉트와 목적지를 정하는 과정에는 전현무의 의사가 실제로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예능에서 어느 정도의 설정과 연출은 불가피하다. 출연자 한 명만 움직이는 개인 여행과 달리 해외 촬영에는 다수의 인력과 장비가 따라붙는다. 안전과 촬영 허가, 항공권 등을 사전에 준비하는 것 자체를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MBC '나 혼자 산다'에서 방송된 전현무의 카자흐스탄 '즉흥 여행'을 두고 연출 및 조작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를 시청자에게 어떻게 설명했느냐다.

공항에서 처음 목적지를 발견하고 그 자리에서 표를 구매한 것처럼 장면을 구성했다면 이는 단순한 편집을 넘어 여행의 핵심 콘셉트를 만든 연출이다. 처음부터 “목적지만 정한 채 세부 계획 없이 떠나는 여행”이라고 소개했더라도 재미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제작진은 의혹이 불거진 뒤 연출의 범위를 투명하게 밝히는 대신 “방송에 공개된 내용 그대로”라는 포괄적인 표현을 내놨다. 이후 항공권 사전 준비 주장이 나오면서 결과적으로 첫 해명에 대한 불신만 키우게 됐다.

더구나 해외 촬영에 7~8명의 제작진이 동행했다면 항공권 사전 준비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쉽게 드러날 수밖에 없는 연출을 끝까지 ‘즉흥’으로 포장하고, 논란 이후에도 명확히 설명하지 않은 이유에 의문이 남는다.

시청자들이 문제 삼는 것은 예능적 연출 그 자체만이 아니다. 연출을 실제 상황처럼 보여준 뒤 의혹이 제기되자 사실관계를 어디까지 밝히고 책임 있게 설명했느냐는 것이다.

완전한 조작인지, 재미를 위한 허용 가능한 연출인지는 시청자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솔직하게 설명했다면 넘어갈 수 있었던 연출이 섣부른 부인으로 인해 프로그램의 신뢰 문제로 번졌다.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의 보다 구체적인 해명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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