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김부장' 액션씬까지 만든 AI…"그래도 감정·스토리텔링은 인간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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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제작에서 AI는 중요한 도구가 됐다. SBS 드라마 '김부장'은 배우 소지섭이 북한에서 전투를 벌이는 2부 일부 장면을 AI로 제작해 화제를 불러왔다.
"사극 촬영을 예로 든다면, 배경을 초원으로 바꾸거나 의상을 새롭게 꾸미는 것도 AI를 통해 진행할 수 있다. 과거 CG 공정이 보조수단이었다면, 이제 AI는 콘텐츠 제작의 중심에 들어온 것이다. 나 역시 최근 집이 폭발하고 소방차가 출동해 진화하는 드라마 장면을 연출했다. 실제로 촬영했다면 억 단위의 예산이 들어가는 장면이다. 그런데 집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AI에 적용해 영상을 만들어냈다. AI를 통해 제작 과정을 혁신적으로 바꿔낸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작품을 발전시키고 대본을 기획하는 과정에서도 AI를 활용하고, 의상을 세팅하거나 미술을 준비하는 과정도 AI로 구현할 수 있다. 드라마를 제작할 때 미리 중요한 장면을 확인하기 위해 콘티 작가를 고용하는데, 이 역시 AI가 역할을 한다. 촬영 과정 대부분에서 AI를 활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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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미디어의 미래] 최은경 한국AI드라마크리에이터협회 협회장
"AI 빼놓고 제작 어려워… 7억 원으로 95분 영화까지 제작"
그럼에도 필요한 '인간' 연출자의 감성… "AI, 감정은 못 잡아낸다"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드라마 제작에서 AI는 중요한 도구가 됐다. SBS 드라마 '김부장'은 배우 소지섭이 북한에서 전투를 벌이는 2부 일부 장면을 AI로 제작해 화제를 불러왔다. 중국에선 AI로 만든 숏폼 드라마가 올해 1분기에만 12만 편 제작됐으며 관련 시장규모는 400억 위원(한화 약 8조2432억 원)에 달한다. 배우가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제작 방식은 점차 사라지고, AI가 이를 대체하는 것이 일상화되고 있다.
이 같은 AI 일상화 상황에서도 콘텐츠 중심에는 사람과 감정, 스토리텔링이 있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AI가 화려한 특수효과를 구현할 수 있을지라도 영상 속 인물의 감정선이나 시청자를 설득시킬 수 있는 스토리텔링은 연출자만 해낼 수 있는 고유 영역이라는 것이 최은경 AI드라마크리에이터협회장 설명이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21일 최은경 AI드라마크리에이터협회 협회장을 만나 AI 영상 콘텐츠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최 협회장은 오는 9월9일 미디어오늘이 주최하는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 2026'에서 <AI 네이티브 스튜디오의 룰 “연출자는 사라지지 않는다”>를 주제로 발표한다. 아래는 일문일답.

- 최근 방영된 SBS 드라마 '김부장' 2회 일부 장면이 AI로 만들어져 화제가 됐다.
“드라마 업계에서도 센세이셔널한 이슈였다. 실제 제작한 장면은 방송에 나간 것보다 분량이 더 길었지만, 최상의 품질을 위해 3분 정도로 압축했다고 알고 있다. 드라마를 보고 'AI 기술이 이 정도까지 올라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 AI 영상 품질이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 이젠 실사와 구분하기 힘들다.
“변화 속도가 정말 빠르다. 자고 일어날 때마다 뭔가 바뀌고 있고, 새로운 툴이 업데이트된다. 다른 AI 서비스도 마찬가지겠지만, 영상 콘텐츠 AI의 발전 속도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지난 5월 40분 분량의 AI 드라마를 만들기 시작했고, 20분 정도 제작이 됐는데 새로운 툴이 나오면서 다시 갈아엎어야 했다. 이미 작업한 것과는 전혀 다른, 고품질 영상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김부장'은 3분 분량이었지만, 곧 AI 콘텐츠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다. 실제 AI 영상기업 힉스필드AI는 최근 95분 분량의 장편영화 '헬 그라인드' 데이터 오픈소스를 공개했다. 영상 전체를 AI로 만들었는데, 2주 만에 제작을 끝냈다. 제작비는 7억 원 수준이었다. 영상 품질 역시 훌륭하다. 방송·드라마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이제 AI를 접목하지 않는다면 제작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시점에 왔다.”
- 중국의 경우 AI 숏폼 드라마 제작이 일반화됐다.
“업계에선 마이크로 드라마라고 불리는 중국 숏폼 드라마는 대부분의 공정을 AI로 진행하고 있다. 한국 숏폼 드라마 기업 비글루도 스튜디오를 만들어 100% AI 제작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 숏폼 드라마뿐만이 아니다. EBS는 AI를 혁신적으로 도입해 방송 제작에 반영하고 있고, MBC나 CJ 역시 AI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레거시 미디어라고 불리는 대형 방송사에서도 AI를 제작 전반에 도입해 혁신을 하고 있다.”
- 방송사에서 AI는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나.
“사극 촬영을 예로 든다면, 배경을 초원으로 바꾸거나 의상을 새롭게 꾸미는 것도 AI를 통해 진행할 수 있다. 과거 CG 공정이 보조수단이었다면, 이제 AI는 콘텐츠 제작의 중심에 들어온 것이다. 나 역시 최근 집이 폭발하고 소방차가 출동해 진화하는 드라마 장면을 연출했다. 실제로 촬영했다면 억 단위의 예산이 들어가는 장면이다. 그런데 집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AI에 적용해 영상을 만들어냈다. AI를 통해 제작 과정을 혁신적으로 바꿔낸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작품을 발전시키고 대본을 기획하는 과정에서도 AI를 활용하고, 의상을 세팅하거나 미술을 준비하는 과정도 AI로 구현할 수 있다. 드라마를 제작할 때 미리 중요한 장면을 확인하기 위해 콘티 작가를 고용하는데, 이 역시 AI가 역할을 한다. 촬영 과정 대부분에서 AI를 활용하는 것이다.”

- 영상 제작을 위해 어떤 툴을 사용하는가.
“대본 작성에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제미나이·클로드 등을 쓰고,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선 미드저니나 나노바나나 등을 사용한다. 영상 제작에선 씨댄스, 클링, 힉스필드, 매그니픽 등을 사용한다. 영상 화질을 업스케일하거나 보이스 생성을 위한 툴도 별도로 있다. 툴 비용은 저렴하지 않다. 한 달 구독료가 수십만 원에 달하는 게 대부분이고,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정해진 분량 이상의 작업을 위해선 추가적으로 크레딧을 구매해야 한다. 고품질 영상을 만들기 위해선 많은 작업이 필요하고, 이는 곧 비용으로 연결된다. AI가 한 번에 완벽한 영상을 만들어내는 일은 거의 없다. 프롬프트(명령어)를 훌륭하게 쓰더라도 오류가 생긴다. 98%는 오류가 생겨 버리는 영상이고, 2%만 제대로 된 영상이 나온다.”
- 2004년부터 MBC C&I에서 드라마를 제작했다. 아날로그 시절부터 콘텐츠 제작을 했는데, 현재 방송 제작 상황을 본다면 느낌이 다를 것 같다.
“2004년 방송사에 입사했을 땐 테이프로 드라마를 만들었다. 모든 것을 사실상 수작업으로 해야 했다. 이후 디지털화가 이뤄졌고,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AI가 방송 현장에 도입됐다. 그리고 지난해 AI 영화제가 생기기 시작했고, 봇물 터지듯 AI 크리에이터가 양산됐다. 지난해 AI가 확산하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AI의 폭발기다. 지난해 AI 기술이 단편 영화 수준이었다면, 올해는 장편 영화가 나오게 됐다. 1인 제작으로 시작한 AI 스튜디오들은 투자를 받으면서 몸집이 커졌고, 수십 명의 직원을 둔 회사로 자리 잡고 있다. AI 콘텐츠에서 세대가 나뉘는 것이다.”
-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르다 보니, 따라가기도 힘들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기술이 빠르게 진보한다는 건 곧 배워야 한다는 게 많아진다는 뜻이니까. 하지만 콘텐츠 제작자, 특히 AI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배움에 대한 두려움을 가져선 안 된다. 새로운 도구를 받아들이고 이를 콘텐츠에 적용하는 것에 열린 사고를 갖고 있어야 한다. AI를 처음 접했을 당시엔 영상 품질이 낮아 '방송에서 쓰긴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향후 기술이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봤다. 방송하는 사람이라면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고, 불가능해 보이는 걸 가능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기술을 더 빨리 받아들이게 됐다.”

- 방송 제작 공정의 전반적인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연출자의 역할도 바뀔 것 같다.
“과거 연출자가 촬영 현장을 관리하고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역할만 했다면, 이젠 창의적인 시스템 관리자 역할을 해야 한다. 콘텐츠 세계관의 기준을 세우고, AI를 통해 생성된 수많은 결과물 중 하나를 선택하고 감정의 일관성을 책임지는 관리자가 필요한 때다. 변하지 않는 본질도 있다. 바로 사람이다. AI 영상 콘텐츠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람, 감정, 그리고 스토리텔링이다. 이는 AI가 대체할 수 없는 연출자의 고유한 역할이다.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있다면 이 사람이 왜 눈물을 흘리는지,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등은 AI가 판단하지 못한다. 인간의 본질적인 감정은 현재도 그렇고, 앞으로도 AI가 잡아내기 힘들 것이다. 영상이 어떤 스토리텔링을 갖고 있는지 설득하는 것도 연출자의 역할이다. AI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는데, 왜 영상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것, 그게 연출자다. 이런 역할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 AI의 등장으로 콘텐츠 제작 현장에서 사라지는 직업도 적지 않다.
“피할 수 없는 질문이고, 고민이다. AI로 인해 사라지는 직군이 생길 수 있는 건 사실이다. 대본을 만들기 전 자료조사와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보조 작가, 사전에 의상을 확인하고 헤어스타일을 정비하는 작업자들, 촬영 장소를 답사하고 섭외하는 연출부 등. 이 작업들을 AI로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조명 역시 마찬가지다. 조명이 부족하다면 AI로 보정을 할 수 있게 됐다. 한가운데에는 광고업계가 있다. 현재 많은 광고가 AI를 통해 제작된다. 이렇게 사라질 수 있는 직업이 많지만, 반대로 새롭게 생겨나는 일자리도 있다. 순환되는 영역이라고 본다. 또 AI 콘텐츠가 진보하더라도 아날로그 콘텐츠가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본다. OTT가 일상화됐다고 해서 영화나 연극이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아날로그적인 콘텐츠를 원하는 시청자는 여전히 존재한다.”
- AI 영상에 시각적으로 불쾌함을 느끼는 불쾌한 골짜기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것 같다.
“아직은 극복하기 어렵다고 본다. AI 영상 콘텐츠가 실사와 가까워진 건 맞지만, 아직도 사람들은 인물의 표정과 감정의 표현 방식을 중요하게 본다. 이건 넘어가기 힘든 부분이다. 그래서 연출자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앞서 말한 사람, 감정, 스토리텔링은 불쾌한 골짜기를 줄여나가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 부분은 AI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 그리고 AI에 지배되지 않기 위해 연출자가 노력해야 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 지난 6월 AI드라마크리에이터협회가 만들어졌고, 협회장으로 취임했다. 어떤 역할을 할 계획인가.
“창작자와 제작사, 그리고 기술 인력을연결하는 협회다. 현재 218명이 협회에 가입해 있는데 드라마 연출자, 제작사, 크리에이터, 작가 등 다양한 직군이 속해 있다. 사실 AI 드라마 제작 현장은 각자도생인 경우가 많다. 창작자들이 흩어지지 않고 공통의 기준과 신뢰 체계를 만들어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 변하고 있는 AI 콘텐츠 제작 현장에서 창작자 리스킬링 목적도 갖고 있다. 새롭게 나오는 기술을 제작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목적이다. 또 AI 데이터 권리, 초상·음성권 등 여러 문제가 생기고 있고 기준은 모호하다. 기준을 정립하기 위한 논의를 협회에서 진행할 수 있으리라 본다. 현재 경기도 하남시와 MOU를 체결하고 강의교육 사업과 영화제 등을 진행하려 한다.”
- 미디어 업계에 한마디 부탁한다.
“AI 도입으로 제작비를 얼마나 감축했는지, 인력은 얼마나 줄었는지 등은 중요한 사안이 아니다. 제작비나 인건비를 중심으로 AI를 대할 게 아니라, AI가 영상 콘텐츠를 얼마나 더 다양하게 만들어낼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AI 기술 발전으로 과거보다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졌다. AI를 활용해 어떻게 더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더 컸으면 좋겠다. 이게 AI의 순기능이 아닐까.”
최은경 협회장은 2004년 MBC C&I에 입사해 MBC '용왕님 보우하사', '훈장 오순남', '내손을 잡아', '남자를 믿었네', '금나와라 뚝딱' 등 드라마를 연출했다. 현재 AI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클레이픽처스 대표를 맡고 있으며, 지난해 공동연출한 AI 영화 '아틀란티스의 꿈'은 부산AI국제영화제에서 수상했다.
(최은경 협회장은 오는 9월9~10일 이틀 동안 진행되는 2026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 'AX 시대, 미디어 생존법 : 생존을 넘어 새로운 생태계 구축으로'에 출연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 편집자주)
2026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 → https://www.mediafutu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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