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력 10배' 액체 콘크리트…암석·빙하 섞여 마을 삼켰다
[앵커]
이번 네팔 대홍수는 기존의 폭우로 발생하는 홍수와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단순히 많은 물이 쏟아진 게 아니라 암석과 빙하가 뒤섞이며 파괴력이 최대 10배 가까이 커진 건데요. 빙하 붕괴에서 시작한 토석류가 이렇게 '액체 콘크리트'로 변해서 마을을 삼켰습니다.
강나윤 기자입니다.
[기자]
거대한 산비탈 한쪽이 마치 폭탄을 맞은 듯 파여 나갔습니다.
이번 대홍수의 발원지로 지목된 네팔 랑탕 리룽산입니다.
미 지질조사국 분석 결과, 해발 5200m 고지대에서 폭 610m 구간의 빙하와 암석층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당시 무너진 토석류의 속도는 슈퍼 태풍과 맞먹는 시속 170km에 달합니다.
얼음과 바위 덩어리가 1,200m 아래로 급강하하며 파괴적인 속도가 나온 겁니다.
첫 희생자들이 나온 지룽국경검문소에서 토석류를 보고도 피할 수 없던 이유입니다.
토석류는 하류로 갈수록 얼음이 녹아내리며 바닥과 벽면의 진흙, 모래, 잔해물까지 쓸어 담았습니다.
실제 낙하 직전 영하 8도 이하였던 얼음의 온도는 강력한 '마찰열'에 순식간에 0도까지 데워졌던 걸로 파악됩니다.
여기에 무너진 잔해물로 강물이 막혔다 한꺼번에 터지는 '연쇄 재해'까지 겹쳤습니다.
결국 '액체 콘크리트'처럼 걸쭉해진 토석류는 하류로 갈수록 위력을 더하며 강을 따라 순식간에 모든 것을 집어삼켰습니다.
특히 일반 홍수에 비해 밀도가 2배 이상 높은데다 급경사에 따른 속도 증가까지 더해지다보니 최대 10배 이상의 파괴력을 발휘했습니다.
[함은구/을지대 안전공학과 교수 : 에너지적인 측면에서 일단 기울기도 크고요. 질량이 크니까 이 퍼텐셜(위치) 에너지가 말 그대로 운동 에너지로 바뀌는 그 양태가 굉장히 급격하게 일어난다는 거죠.]
전문가들은 이번 참사가 전형적인 '복합재해'이자 새로운 재난의 일상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경고합니다.
빙하 감소와 함께 영구동토 융해, 산사면 불안정 등 기후변화에 따른 현상이 맞물리면서 앞으로 재난이 더 큰 규모로, 더 잦게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영상편집 홍여울 영상디자인 김관후 신재훈 허성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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