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훔치고 차까지 망가뜨려”…美 국립공원 점령한 마멋들

김예슬 기자 2026. 8. 29. 17:2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세쿼이아 국립공원에서 야생 마멋들이 등산객과 캠핑객의 소지품을 훔치거나 훼손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최근 세쿼이아 국립공원 등산로 입구와 인근 주차장에 마멋들이 자주 출몰하면서 방문객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마멋으로 인한 피해가 집중되는 곳은 미네랄 킹 밸리의 등산로 입구 주변 주차장이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캘리포니아주 세쿼이아 국립공원에서 야생 마멋들이 등산객과 캠핑객의 소지품을 훔치거나 훼손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최근 세쿼이아 국립공원 등산로 입구와 인근 주차장에 마멋들이 자주 출몰하면서 방문객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리버모어에 사는 엔지니어 앤드류 라인하트(28)는 지난달 세쿼이아 국립공원 산길을 오르다 지쳐 잠시 낮잠을 청했다. 잠이 든 그는 귓가에 축축한 무언가가 닿는 느낌에 눈을 떴고, 바로 옆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마멋 한 마리를 발견했다.

라인하트는 “정말 깜짝 놀랐다”며 “숲에서 잠을 자다가 마멋에게 물릴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거대한 세쿼이아 나무로 유명한 이 국립공원은 노란배마멋의 주요 서식지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이곳의 마멋들이 사람을 경계하기는커녕 등산객과 캠핑객 주변을 거리낌 없이 돌아다니며 각종 소지품에 손을 대고 있다.

마멋들은 배낭이나 신발을 물고 달아나는가 하면 등산 스틱을 갉아 훼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사람을 뒤쫓아 오는 등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모습까지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프 웨이트(66)도 캠핑 도중 마멋에게 신발 한 짝을 빼앗긴 경험이 있다. 이후 그는 캠핑장에 머물 때면 신발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신발끈을 묶어 놓는 습관이 생겼다. 당시 사라진 신발을 찾아 주변을 살피던 웨이트는 통나무 뒤에 몸을 숨긴 채 자신을 지켜보는 통통한 마멋 한 마리를 발견했다고 회상했다.

캘리포니아주 아타스카데로에 사는 한 주민도 마멋에게 신발을 빼앗겼던 경험을 전했다. 그는 며칠간의 트레킹을 앞두고 사라진 신발을 찾던 중 통나무 아래에서 이를 발견했다며 “이곳에서는 신발을 곰에게서 먹이를 지키듯 잘 간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니틴 굽타(31)는 몸집이 큰 마멋 한 마리가 자신의 등산 스틱을 물고 달아나는 모습을 목격했다. 당시 굽타의 여자친구가 스틱을 되찾으려 하자 마멋은 오히려 자신의 여자친구를 향해 공격적으로 달려들었다고 한다. 그는 “마치 전쟁터에서 들릴 법한 소리가 났다”고 회상했다. 결국 두 사람은 등산 스틱을 포기했다.

특히 마멋으로 인한 피해가 집중되는 곳은 미네랄 킹 밸리의 등산로 입구 주변 주차장이다. 이곳에서는 마멋들이 주차된 차량 내부로 침입해 각종 물건을 갉아먹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차량이 고장 나 운행이 불가능해지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등산객은 마멋이 차량을 훼손하는 바람에 약 37㎞에 이르는 좁은 산길에서 견인 서비스를 이용해야 했고, 비용으로 1000달러(약 140만원) 이상을 지불하기도 했다.

생태학 및 진화생물학 교수인 블룸스타인은 마멋의 이 같은 행동이 소금을 섭취하려는 습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사람의 땀이 밴 등산 스틱이나 배낭 끈뿐 아니라 차량 라디에이터 냉각수에도 마멋을 유인하는 염분이 포함돼 있다는 설명이다.

국립공원관리청은 방문객들에게 “마멋 출몰 지역에 진입하고 있다”며 차량 관리에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김예슬 기자 seul56@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