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년생 1년, 76년생 5년 연장’ 정말일까…정년연장 어디까지 왔나
민주당이 마지막으로 검토한 안은 2029년 61세→2037년 65세…정부는 “연내 입법” 목표

1969년생 직장인에게 ‘정년 1년 연장’은 단순히 숫자 하나가 아니다. 1년치 월급과 퇴직 이후의 생활비,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버텨야 하는 기간이 달라진다. 현행 제도에서 1969년생 이후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만 65세다. 60세에 직장을 그만둔다면 최대 5년을 다른 소득으로 메워야 한다.
그래서인지 정년 연장과 관련한 이른바 ‘받글’은 중장년층 단체대화방을 빠르게 돈다. 지난해 11월에는 “민주당 정년연장안이 80% 정도 협의 완료됐다”며 1969~1971년생 1년, 1972~1974년생 2년, 1975~1977년생 3년, 1978~1980년생 4년 연장, 1981년생부터 65세 정년이라는 글이 돌았다.
흥미로운 것은 이 받글에 진짜 뉴스와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섞여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3일 민주당은 실제 정년연장특위 첫 회의를 열었다. 당시 김병기 원내대표가 “정년연장은 고령자의 소득 공백을 메우고 연금 재정을 안정시키며 숙련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긍정적 방안”이라고 말한 것도 사실이다. 받글의 상당 부분은 당시 언론 보도 문장과 거의 같다. 그러나 보도에는 ‘80% 협의 완료’라는 내용도, 출생연도별 연장표도 없었다. 오히려 당시 노사는 법정 정년연장과 퇴직 후 재고용, 임금체계 개편을 놓고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태였다.
실제로 한 달 뒤 민주당이 노사에 제시한 것은 하나의 확정안이 아니라 세 가지 안이었다. 2028년부터 시작해 2036년에 65세가 되는 안, 2029년부터 시작해 2039년에 65세가 되는 안, 2029년부터 시작해 2041년에 65세가 되는 안이었다.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고 지난해 입법도 무산됐다. ‘80% 합의’와는 거리가 멀었던 셈이다.
8월26일 경 다시 퍼진 받글은 더 구체적이다. “인사혁신처와 기획예산처 의견을 반영한 유력안”이라며 공무원과 공공기관부터 1968~1969년생은 1년, 1970~1971년생은 2년, 1972~1973년생은 3년, 1974~1975년생은 4년, 1976년생 이후는 5년 연장한다고 주장한다. 연장기간에는 직전 임금의 약 70%, 이후 1년 재고용 때에는 월 200만원가량을 지급한다는 내용까지 붙었다. 이 글이 26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실제 확산된 사실도 확인된다.
그러나 8월29일 현재 공개된 정부·국회 자료에서 이런 ‘출생연도별 공무원·공공기관 적용표’나 ‘직전 임금 70%’, ‘월 200만원 재고용’ 방침은 확인되지 않는다.
특히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을 한 묶음으로 제시한 것부터 실제 제도와 맞지 않는다. 공공기관 노동자는 일반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고령자고용법의 적용을 받지만 일반직 공무원의 정년은 국가공무원법에 별도로 규정돼 있다. 현재 두 경우 모두 기본 정년은 60세지만 공무원 정년을 바꾸려면 별도의 공무원 인사·보수·연금제도 개편이 필요하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지난 3월 공무원 정년 연장은 적용 대상과 보수체계, 신규채용, 재정 문제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아직 구체적 방식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임금 70%’라는 숫자가 전혀 근거 없는 숫자는 아니다. 다만 출처가 정부안이 아니다. 지난해 한국경영자총협회가 30인 이상 기업 1136곳을 조사했을 때 재고용자의 적정 임금으로 퇴직 전 임금의 ‘70~80%’를 꼽은 기업이 50.8%였다. 기업들의 선호를 조사한 수치가 어느 단계에서 정부의 유력안처럼 변형됐을 가능성은 있지만, 이를 확인할 근거는 없다.
그렇다면 실제 논의는 어디까지 와 있을까.
현재 가장 구체적인 밑그림은 지난 6월 민주당 정년연장특위가 마련한 중재안 초안이다. 2027년을 준비기간으로 두고 2029년 법정 정년을 61세로 올린 뒤 2년마다 한 살씩 높여 2037년에 65세에 도달하도록 하는 안이다. 이와 별도로 정년퇴직 뒤 다시 계약하는 재고용 제도를 먼저 도입해 재고용 의무연령을 2028년 61세, 2029년 62세, 2031년 63세, 2033년 64세, 2035년 65세로 높이는 방안도 함께 검토됐다.
이 안이 그대로 법제화될 경우 단순히 ‘두 살 터울로 1년씩 연장된다’고 계산해서도 안 된다. 정년연령 자체가 근무 중 계속 올라가기 때문이다. 당시 보도에서는 2029년에 60세가 되는 1969년생이 첫 법정 정년연장 대상이 되고, 이후 단계적 상향이 계속 적용되면 1973년생부터는 65세까지 근무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예컨대 1970년생은 2030년 60세가 됐을 때 정년이 61세이지만, 61세가 되는 2031년에는 법정 정년이 다시 62세로 올라가는 식이다.
현재 초안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면 대략 이런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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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생: 법정 정년연장보다는 2028년부터 시작하는 재고용제의 첫 경계 세대
1969년생: 2029년 정년 61세 적용의 첫 세대
1970년생: 근무 중 정년이 62세로 다시 올라갈 가능성
1971년생: 같은 방식이면 63세까지
1972년생: 64세까지
1973년생 이후: 단계적 상향을 계속 적용하면 65세 도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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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표 역시 ‘확정된 내 정년표’로 보면 안 된다. 최종 법률의 시행일과 경과규정이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올해 인터넷을 돈 출생연도별 받글이 특히 위험한 이유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부칙을 이미 확정된 것처럼 계산하고 있다.
6월 초안도 확정안이 되지는 못했다. 민주당은 6월 말까지 중재안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노동계는 “2037년은 너무 늦어 국민연금 수급 전 소득공백을 해소하지 못한다”고 반발했다. 경영계는 법정 정년을 곧바로 높이기보다 재고용을 먼저 도입하고 임금체계를 함께 바꿔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민주당이 공언했던 6월 입법은 무산됐다.
그렇다고 정년연장 논의 자체가 멈춘 것은 아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8월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사회적 논의를 기반으로 세대 상생형 정년연장 법제화’를 하반기 과제로 다시 명시했다. 정부 목표는 올해 안 입법이다.
8월26일 받글에 등장하는 ‘공공기관’도 이 업무보고와 관련해 와전됐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노동부 업무보고에는 실제 공공기관이 등장한다. 그러나 내용은 공공기관부터 정년을 연장한다는 것이 아니다. 정년연장으로 청년 일자리가 줄어드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공공기관 정원과 총인건비 관리제도를 관계부처와 협의해 개선하고 청년고용의무제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국회 안에서도 아직 정답은 정해져 있지 않다. 이미 65세 법정 정년을 주장하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안들이 발의돼 있는 반면 정년연장뿐 아니라 퇴직 후 재고용 등 기업이 다양한 계속고용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하자는 방안도 함께 논의돼 왔다. 쟁점은 이제 ‘65세까지 일할 수 있게 할 것인가’보다 ‘60세 이후에도 기존 근로계약을 그대로 유지할 것인가, 퇴직 뒤 임금과 직무를 바꿔 다시 계약할 것인가’에 가까워졌다.
지난 8월27일 국회미래연구원이 낸 최신 보고서도 비슷한 방향을 제안했다. 대기업에는 65세까지 고용을 보장하되 재고용을 포함한 다양한 방식을 허용하고, 실제 직무와 책임 변화에 맞춰 임금과 근로조건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법정 정년을 단순히 65세로 높이는 것만으로 끝나는 논의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언제 결정될까. 정부가 공식적으로 내건 목표는 ‘2026년 연내 입법’이다. 현실적으로는 9월 정기국회에서 민주당이 다시 중재안을 만들고 노사 의견수렴을 거친 뒤 법안을 상임위원회에서 심사해야 한다.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올해 11~12월이 가장 빠른 확정 시점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연내 확정’을 전제로 인생계획을 짜기에는 아직 변수가 많다. 민주당은 지난해 말과 올해 6월 두 차례 입법 목표를 지키지 못했다. 법정 정년과 재고용의 비중, 시행 첫해, 임금 삭감이 가능한 범위, 청년채용 대책 등 핵심 쟁점도 남아 있다. 연내 합의가 다시 실패하면 논의가 2027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1968~1970년대생이 지금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 정도다. 65세까지 고용을 늘린다는 정책 방향 자체는 정부·여당에서 상당히 굳어졌다. 그러나 ‘나는 몇 살까지, 얼마의 월급을 받고 일한다’는 답은 아직 법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지금 돌아다니는 출생연도별 받글보다 앞으로 국회에 제출될 최종 법안의 시행일과 부칙을 봐야 하는 이유다.
주간경향 관련 기사
노사·세대 얽힌 고차방정식···공전하는 ‘정년 연장’ 논의 (25.11.24)
https://weekly.khan.co.kr/article/202511240600021
당신의 정년은 언제인가요? (24.11.4)
https://weekly.khan.co.kr/article/202411040600021
‘계속고용’ 좋긴 한데 임금은 어떤 식으로 (23.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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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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