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기온 1도 오르면 온열질환자 57% 증가…폭염의 ‘숨은 피해’ [폭염예산보고서]②

박준우 2026. 8. 2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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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름만 되면 단순히 '덥다'는 걸 넘어, '극한 폭염'이 일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폭염이 길고 강해지면서 온열질환 위험도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집계되는 온열질환 통계만으로 폭염에 따른 건강 피해를 모두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질병관리청이 발표하는 온열질환자 통계도 전국 500여 개 의료기관이 참여하는 '응급실 감시체계'를 통한 표본조사인 탓에,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하는 폭염 사망자 수와도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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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름만 되면 단순히 '덥다'는 걸 넘어, '극한 폭염'이 일상이 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폭염이 사람의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질병관리청 집계 결과 2018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8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2만 1,352명. 이 가운데 192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도 상황은 심각합니다. 8월 26일 기준 전국 누적 온열질환자는 3,859명. 사망자는 34명으로, 사망자는 이미 지난해 연간 29명을 넘어섰습니다. 같은 기간 대구·경북에서도 지난 8년간 2,381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36명이 숨졌고 올해도 8월 26일까지 환자 380명, 사망자 2명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폭염이 특히 위험한 이유는 다른 자연재해에 비해 인명 피해가 크다는 점입니다. 황승식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지난 10년간 국내 자연재해 사망 원인 1위는 폭염이었다"며,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2위인 호우보다 2배 이상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 대구·경북 기온 1도 오를 때마다 온열질환자 57% 증가

KBS는 기온과 온열질환 발생 사이에 실제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최근 5년간 기상청과 질병관리청의 대구·경북 일별 통계를 확보해 음이항 회귀모형으로 분석한 결과, 대구·경북 지역은 일 최고기온이 1도 높아질 때마다 온열질환자 수가 57%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일 최고기온이 31.5도를 넘어서면서 환자 증가세가 가팔라졌고, 사망자의 76%는 일 최고기온이 34도 이상인 날에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최근 5년간(2021-2025) 대구·경북 평균 일 최고기온과 온열질환자 분석 결과


문제는 이런 폭염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KBS는 대구·경북의 폭염일수를 10년 단위로 비교해 봤습니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폭염일수는 22.6일로, 이전 10년간 12.2일보다 10일 이상 늘었습니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겁니다. 올해 대구·경북의 평균 폭염일수도 24.7일로, 평년 14.5일보다 10.2일 많았습니다.

■ 예방에 집중된 폭염 대책…온열질환 지원은 지역마다 제각각

이처럼 폭염이 길고 강해지면서 온열질환 위험도 커지고 있습니다.

대구·경북의 지자체들은 그늘막과 무더위쉼터, 살수차 등 폭염 피해를 줄이기 위한 사업에는 적지 않은 예산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온열질환이 발생한 뒤 진단이나 치료에 따른 비용 등을 지원하는 제도는 일부 지역에만 마련돼 있습니다.

경기도는 지난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기후보험'을 도입했습니다. 올해부터는 온열질환 진단을 받으면 15만 원을 지급하고, 응급실에서 진료받으면 10만 원이 추가로 지급됩니다.

경북에서는 10개 시·군이 시민안전보험 보장 항목에 온열질환 진단비를 포함해 10만 원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반면 나머지 경북의 12개 시·군과 대구에는 이 같은 지원 제도가 없습니다.

대구·경북 온열질환 진단비 지급 현황


■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폭염 사망'

현재 집계되는 온열질환 통계만으로 폭염에 따른 건강 피해를 모두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올여름 40도를 넘는 기록적인 폭염을 겪은 유럽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인명 피해를 확인하기 위해 평년보다 사망자가 얼마나 더 발생했는지 보는 이른바 '초과사망'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폭염으로 직접 숨진 경우뿐 아니라 고온으로 심혈관·호흡기 질환 등 기존 질환이 악화돼 숨진 경우처럼, 사망진단서만으로는 폭염과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어려운 피해까지 살펴보기 위해서입니다. 올해 유럽의 '초과사망자'는 2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폭염 당시 804명이 초과사망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뿐, 폭염에 따른 초과사망 규모를 매년 공식 통계로 산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현재 질병관리청이 발표하는 온열질환자 통계도 전국 500여 개 의료기관이 참여하는 '응급실 감시체계'를 통한 표본조사인 탓에,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하는 폭염 사망자 수와도 차이가 있습니다.

■ 폭염 피해 제대로 파악하고, 취약계층 지원 늘려야

전문가들은 폭염에 따른 피해를 제대로 파악하고 지원하는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우리나라도 유럽처럼 초과사망자 등을 지속적으로 분석해 폭염의 실질적 위험성을 정확히 드러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또 고령자와 야외노동자 등 폭염에 특히 취약한 계층에 대해서는 온열질환을 예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질환이 발생한 이후까지 돌볼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극한 폭염'이 일상화된 시대. 폭염이 달라진 만큼, 피해를 파악하고 지원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할 때입니다.

( 그래픽:인푸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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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우 기자 (joonw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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