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당=건강식'은 오해... 저당이라고 많이 먹어도 되는 건 아냐

변태섭 2026. 8. 2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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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이른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며 '저당' 식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제로 탄산음료 시장에서 촉발된 저당·무당 열풍은 아이스크림과 과자, 빵, 소스 같은 일상 소비 식품군 전체로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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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탄산 이어 '저당' 식품 확산
"지방·감미료 더 들어 있을 수도
뇌 자극해 당류 의존 높일 가능성"
게티이미지뱅크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이른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며 ‘저당’ 식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제로 탄산음료 시장에서 촉발된 저당·무당 열풍은 아이스크림과 과자, 빵, 소스 같은 일상 소비 식품군 전체로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일반적으로 저당 식품은 당류 함량이 식품 100g당 5g 미만, 또는 100㎖당 2.5g 미만인 경우를 뜻한다. 평소 단 음식을 즐기는 이들이 일상에서 당류 섭취를 효과적으로 줄이는 수단으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하지만 포장지에 적힌 ‘저당’ 문구가 반드시 ‘건강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당류를 줄이는 대신 기존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 제품에 따라 지방이나 다른 탄수화물 원료, 인공 감미료를 다량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화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저당 과자나 아이스크림이라도 당류를 줄인 대신 지방이나 감미료가 더 들어갔을 수 있다”며 “‘저당’ 문구만 믿고 평소보다 많이 섭취하면 오히려 전체 열량과 감미료 섭취량이 늘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저당 식품을 선택할 때는 △당류 △총열량 △지방과 포화지방 △단백질·식이섬유를 포함한 주요 영양성분 △1회 제공량과 실제 섭취량 △원재료명을 함께 확인하는 게 좋다.

식품 속 자연 당류와 가공식품의 첨가당도 구분해야 한다. 과일 같은 자연 식품에 원래 들어있는 당분과 음료수나 과자에 인위적으로 넣은 첨가당은 몸에 흡수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과일 속 당분은 함께 들어있는 식이섬유 덕분에 체내 흡수 속도가 느려 혈당이 완만하게 오른다. 반면, 가공식품 속 첨가당은 영양가 없이 열량만 높을뿐더러, 몸에 바로 흡수돼 혈당을 급격히 치솟게 만든다.

제로 음료 역시 마찬가지다. 기존 당류 음료를 제로 제품으로 대체하면 단기적으로 당과 열량 섭취를 줄일 수 있지만, 섭취량 자체를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설탕 대신 들어간 인공 감미료를 과다 섭취하면 장내 미생물 환경 변화로 설사를 비롯한 소화기 증상이 유발될 수 있어서다. 제로 음료로 뇌를 계속 자극하면 단맛에 대한 의존성이 줄지 않고, 결과적으로 다른 음식이나 간식으로 당류·칼로리를 섭취하려는 욕구가 오히려 커질 수도 있다.

김 교수는 “건강한 식생활은 특정 영양소를 무조건 줄이는 것보다 다양한 식품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데서 출발한다”며 “저당 제품을 일종의 면죄부처럼 여기지 말고, 평소의 과도한 당류 섭취를 줄여가는 하나의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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