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눈치 안 보고 널브러져요”…‘1인 사우나’ 찾고 용품까지 산다[요즘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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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나는 쉬러 가는 곳인데 사람이 너무 많으면 오히려 지치잖아요. 혼자 있으니 정말 온전히 쉬는 기분이에요. 약간 '세미 호캉스' 같달까요."
직장인 고모 씨(29)는 최근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사우나 대신 '1인 사우나'를 찾기 시작했다.
여럿이 함께 이용하던 사우나가 최근 '혼자 쉬는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핀란드 동부대학교 연구진이 42~60세 남성 2315명을 약 21년간 추적한 결과, 주 4~7회 사우나를 이용한 사람은 주 1회 이용자보다 돌연심장사 위험이 63%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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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몰 ‘사우나’ 검색 927%↑…관련 용품 매출 110%↑

직장인 고모 씨(29)는 최근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사우나 대신 ‘1인 사우나’를 찾기 시작했다. 평소 여성 전용 한증막을 다니기도 했지만 사람이 붐비거나 이용객들의 대화 소리가 커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 씨는 “공용 사우나에서는 사람들이 계속 드나드는 데다 자리를 오래 차지하거나 큰 소리로 대화하는 경우도 있어 휴식을 취하러 갔다가 오히려 지칠 때가 있었다”며 “1인 사우나는 다른 사람을 신경 쓸 필요 없이 원하는 자세로 편하게 쉴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여럿이 함께 이용하던 사우나가 최근 ‘혼자 쉬는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정해진 시간 동안 독립된 공간에서 사우나를 즐길 수 있는 1인 사우나가 등장하면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퇴근 후 사우나’, ‘혼사우나’ 등의 키워드로 혼자 사우나를 즐기는 모습이 잇따라 공유되고 있다.

사우나가 하나의 ‘힐링 루틴’으로 자리 잡으면서 관련 소비도 늘고 있다. 과거 집에 있는 수건과 세면도구를 챙겨 목욕탕에 갔다면 최근에는 목욕가방부터 소분용기, 메쉬 파우치, 헤어팩, 스크럽까지 사우나를 즐기기 위한 용품을 따로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실제 온라인 패션 플랫폼 29CM에 따르면 최근 3개월(5월 27일~8월 26일) ‘사우나’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927% 급증했다. ‘목욕가방’ 검색량도 같은 기간 30% 늘었다. 목욕용품을 작은 용기에 덜어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소분용기의 거래액은 무려 668% 증가했다.
W컨셉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6일까지 목욕바구니와 목욕가방, 목욕파우치, 소분용기, 페이스타월, 헤어팩 등 사우나 관련 용품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했다.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도 늘었다. 같은 기간 W컨셉에서 목욕바구니와 메쉬백, 소분용기, 헤어팩, 스크럽, 배스파우더 등 관련 용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0% 증가했다.
W컨셉 관계자는 “사우나가 힐링 장소로 떠오르면서 PVC 재질의 목욕가방과 스파백, 메쉬 파우치 등 관련 상품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우나가 단순히 몸을 씻는 공간을 넘어 하나의 취미이자 웰니스 활동으로 소비되면서 관련 용품도 패션·라이프스타일 상품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셈이다.
● 사우나, 정말 건강에 좋을까…심혈관·치매 연구 결과는
그렇다면 사우나에서 땀을 빼고 나면 느끼는 ‘개운함’은 실제 건강 효과로도 이어질까.
사우나 문화가 발달한 핀란드에서는 장기간 사우나 이용과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살핀 연구가 여러 차례 진행됐다. 핀란드 동부대학교 연구진이 42~60세 남성 2315명을 약 21년간 추적한 결과, 주 4~7회 사우나를 이용한 사람은 주 1회 이용자보다 돌연심장사 위험이 63% 낮았다. 치명적 관상동맥질환 위험은 48%, 전체 사망 위험은 40% 낮게 나타났다.
치매에서도 비슷한 연관성이 관찰됐다. 같은 연구진이 사우나 이용 빈도와 치매 발생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주 4~7회 이용자는 주 1회 이용자보다 치매 위험이 6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나의 높은 온도에 노출되면 심박수가 증가하고 혈관이 확장되는 등 운동할 때와 일부 유사한 생리적 변화가 나타난다. 열 스트레스에 대응해 생성되는 열충격 단백질 등도 사우나의 건강 효과를 설명하는 기전으로 거론된다.
다만 이 같은 결과만으로 사우나가 심혈관질환이나 치매를 예방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핀란드 연구는 참가자에게 사우나를 이용하도록 무작위로 배정한 임상시험이 아니라 평소 이용 습관과 질병 발생의 연관성을 추적한 관찰연구다. 연구 대상도 주로 핀란드 중년 남성이어서 결과를 모든 연령과 성별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또한 사우나 이용만으로 운동과 같은 건강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사우나 이용 중 심박수가 증가하는 등 운동과 비슷한 생리적 반응이 일부 나타날 수 있지만 근력과 근육량, 골밀도 등을 높이는 신체활동의 효과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
이용 시 주의도 필요하다. 특히 술을 마신 상태에서 사우나를 이용하면 저혈압과 실신, 부정맥 등의 위험이 커질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땀을 많이 흘린 뒤에는 충분히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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