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부터 로봇까지···삼성·SK·현대차, 美에 뭐 짓나

노경은 기자 2026. 8. 2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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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미 투자와 통상 현안이 재계 주요 화두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이 제조업 부활을 내걸고 현지 생산과 투자를 압박하는 가운데 삼성과 SK, 현대차그룹은 반도체부터 완성차, 철강, 로봇까지 미국 내 생산 기반을 넓히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그룹이 현재 추진하거나 계획한 주요 미국 투자 규모는 100조원 안팎에 이른다.

삼성·SK·현대차그룹의 미국 투자에서 눈에 띄는 점은 투자 대상이 기존 주력사업을 넘어 미래 먹거리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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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테일러·SK 인디애나에 반도체 거점···현대차는 車·철강·로봇 확대
3개 그룹 투자 계획 100조원 안팎···美 현지생산 요구에 추가 투자도 관심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팹/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최근 대미 투자와 통상 현안이 재계 주요 화두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그룹 총수들과 연쇄 회동을 추진함과 동시에 미국과 캐나다 간 관세 갈등까지 불거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미국 투자 현황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이 제조업 부활을 내걸고 현지 생산과 투자를 압박하는 가운데 삼성과 SK, 현대차그룹은 반도체부터 완성차, 철강, 로봇까지 미국 내 생산 기반을 넓히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그룹이 현재 추진하거나 계획한 주요 미국 투자 규모는 100조원 안팎에 이른다. 투자 대상도 반도체·자동차에서 철강과 로봇 등 미래 사업으로 확대되면서 미국이 국내 주요 기업의 핵심 생산거점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최근 미국과 캐나다 간 관세 갈등은 이 같은 대미 투자를 다시 주목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최근 미국과 캐나다가 50% 관세를 주고받으며 통상 갈등이 격화된 것도 대미투자를 다시 주목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으로 연결된 인접 동맹국에도 통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이나 동맹 관계만으로 관세 불확실성을 완전히 피하기 어려워지면서 미국 현지 생산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SK, 美 반도체 생산거점 확대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총 370억달러를 투입해 반도체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테일러 1공장은 올해 가동 준비를 진행하고 있으며, 2공장은 2030년 양산을 목표로 연마 공사 착수를 준비하고 있다.

테일러 공장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AI 반도체를 현지에서 생산·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1.4나노 공정에 대한 고객 문의가 늘면서 추가 팹 확보도 검도하고 있다. 미국 내 고객사의 첨단 공정 수요가 늘어날 경우 추가 생산능력 확보 가능성도 거론된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38억7000만달러를 투자해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와 연구개발(R&D) 시설을 구축한다. 이와 관련, 지난 27일(현지시간)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38억7000만달러 규모의 HBM 첨단 패키징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2028년 10월 클린룸을 완공하고 2029년 하반기 HBM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약 56만㎡ 규모의 공장에서는 HBM을 포함한 첨단 메모리 제품을 생산해 미국 현지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AI 데이터센터 시장 성장으로 HBM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주요 빅테크 고객사와의 거리를 좁히는 역할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패키징에 이어 미국 내 전공정 생산시설을 추가로 구축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적절한 입지와 조건이 갖춰질 경우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에 대한 추가 투자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밝혔다.

미국 정부가 메모리를 비롯한 첨단 반도체의 현지 생산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이미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서는 기존 프로젝트 이행과 함께 추가 투자 여부까지 검토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 사진=현대차

◇현대차, 車 넘어 제철·로봇까지

현대차그룹은 제철과 자동차, 로봇 등에 걸쳐 2028년까지 미국에 총 26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완성차 생산 확대에 그치지 않고 소재와 미래 모빌리티까지 미국 내 사업 영역을 넓히는 전략이다.

완성차 부문에서는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증설이 검토되고 있다. 현재 연간 50만대 수준인 생산능력을 2028년까지 70만~80만대로 끌어올리는 방안이다.

철강에서는 현대제철이 다음 달 초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전기로 일관제철소를 착공한다. 총 58억달러가 투입되며 2029년 1분기 상업 가동을 목표로 연간 270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이 가운데 180만톤은 고부가 자동차 강판으로 생산해 현지 완성차 공장 등에 공급한다.

차세대 먹거리인 로봇 사업도 미국을 전진기지로 삼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6월 조지아주에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를 개소했으며 연말까지 부지를 현재의 10배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실제 생산현장과 동일한 환경에서 제조용 AI 로봇을 훈련·검증하는 시설이다.

2028년부터 HMGMA에 실전 배치될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생산기지도 미국에 들어선다. 현대차그룹은 연간 약 3만대 규모의 로봇 양산공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생산 부지는 연내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SK·현대차그룹의 미국 투자에서 눈에 띄는 점은 투자 대상이 기존 주력사업을 넘어 미래 먹거리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첨단 파운드리, SK하이닉스는 HBM, 현대차그룹은 완성차와 철강에 이어 로봇까지 현지 생산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3개 그룹이 현재 추진하거나 계획한 주요 투자 규모만 100조원 안팎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추가 반도체 생산시설이나 현대차그룹의 완성차 증설 등이 현실화하면 투자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재계에서는 미국 현지 투자가 시장 접근과 고객사 대응, 공급망 확보뿐 아니라 통상 리스크에 대응하는 수단으로서 중요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 제조업 부활을 앞세워 현지 생산을 요구하고 동맹국에도 관세 압박을 강화하면서 국내 기업들에는 기존 투자 계획의 실행과 추가 투자 여부가 동시에 경영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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