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슈빌 공항 이름 ‘돌리 파튼 공항’으로 바뀌나… 별세 후 청원 15만명 돌파

최하연 기자 2026. 8. 2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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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올리언스 ‘루이 암스트롱 공항’ 전례도
과학·보건의료계도 이례적 추모 행렬
지난 26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 있는 돌리 파튼의 녹음실 앞에 팬들이 놓고 간 꽃과 추모 메시지가 놓여 있다. ‘파튼을 대통령으로’ '아이 윌 얼웨이즈 러브 유' 등의 메시지가 보인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컨트리 음악의 대모’ 돌리 파튼이 지난 25일 80세로 별세한 뒤 그의 고향 테네시주 내슈빌 국제공항에 파튼의 이름을 붙이자는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치권과 문화예술계에 이어 과학계와 보건계에서도 파튼이 평생 이어온 사회공헌을 재조명하며 추모에 동참하고 있다.

빌 리 테네시주지사는 28일 내슈빌 국제공항 측과 함께 공항 명칭에 파튼의 이름을 붙이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리 주지사는 “파튼의 특별한 삶은 우리 주의 역사에 영원히 새겨져 있다”며 “테네시가 세계인을 맞이하는 이곳에 우리 주가 가장 사랑하는 딸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했다. 리 주지사는 이번 주 파튼 측과도 관련 논의를 했으며, 파튼 측도 추가 논의에 열려 있다는 뜻을 전했다. 개명이 성사되면 내슈빌 국제공항은 미국의 이용객 상위 50개 공항 가운데 여성의 이름을 딴 첫 공항이 된다. 개명안은 다음 달 17일 내슈빌공항공단 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지난 28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국제공항의 모습. /AP 연합뉴스

28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내슈빌 국제공항을 ‘돌리 파튼 국제공항’으로 바꾸자는 온라인 청원에는 이날까지 15만5000명 넘게 서명했다. 지난해 1월 시작된 이 청원에는 파튼이 숨지기 전까지 약 5만3000명이 참여했지만, 별세 소식이 전해진 뒤 서명이 급증해 하루 만인 지난 26일 10만명을 넘어섰다. 동료 가수 셰릴 크로(64)도 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한편 내슈빌공항공단의 현행 명명 규정은 사망한 지 2년이 지나지 않은 인물의 이름을 공항 시설에 붙이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공항공단은 다음 달 회의에서 파튼의 이름을 붙이는 방안과 함께 현행 규정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2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있는 돌리 파튼의 별에 팬들이 놓고 간 꽃과 사진, 추모 메시지가 쌓여 있다. 파튼의 별세 이후 고향 테네시뿐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추모가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1일까지 미 전역과 해외 공관에 조기를 게양할 것을 권고했다. /AP 연합뉴스

파튼은 테네시주에서 태어나 내슈빌을 무대로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지난해에는 이 공항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붙이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주의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미국에서는 도시를 대표하는 음악가의 이름을 공항에 붙인 전례도 있다. 뉴올리언스는 2001년 이 도시 출신의 세계적인 재즈 음악가 루이 암스트롱(1901~1971)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국제공항 이름을 ‘루이 암스트롱 뉴올리언스 국제공항’으로 바꿨다.

1946년 애팔래치아 산골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파튼은 어려웠던 어린 시절을 잊지 않고 오랫동안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왔다.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강했던 1994년에는 에이즈 퇴치 기금 마련 앨범에 자신의 노래를 기부했고, 테네시주의 병원과 소아 감염병 연구에도 거액을 지원했다. 1995년에는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책을 보내는 ‘상상의 도서관’을 시작해 지금까지 3억권이 넘는 책을 전달했다. 유엔에이즈계획(UNAIDS)은 파튼이 “연민과 연대라는 지속적인 유산을 남겼다”고 추모했다.

지난 2021년 10월 24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컨트리 음악 명예의 전당에서 열린 유방암 퇴치 자선 콘서트에서 공연하는 돌리 파튼의 모습. /AFP 연합뉴스

과학계와 보건의료계에서도 이례적으로 파튼을 향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파튼은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 밴더빌트대 의료센터에 백신 연구비 100만달러를 기부했다. 이 돈은 당시 개발 단계였던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연구에 투입돼 모더나 백신 개발에도 기여했다. 파튼은 이후 직접 백신을 맞으면서 자신의 히트곡 ‘졸린(Jolene)’을 “백신, 백신, 백신, 백신, 제발 망설이지 말아 주세요”라고 개사해 부르며 접종을 독려하기도 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최소 37편의 학술논문에서 파튼의 연구기금이 언급됐다고 전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파튼을 “뛰어난 예술가이자 친절의 진정한 옹호자, 과학과 공중보건의 대사”라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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