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50년 넘게 방치된 빈집에 생명 불어넣은 자원봉사자들 [서울N]

손인규 2026. 8. 29.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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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좁고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자 골목 끝에 한창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인 한 단독주택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다 지난해 종로구가 화재, 침수, 퇴거 등으로 갑작스럽게 살 곳이 없어진 관내 주민을 위한 긴급주택으로 SH에 제안해 리모델링 사업이 시작됐다.

같은 날 리모델링 현장을 찾은 유찬종 종로구청장은 대학생 참여단과 함께 대문 페인트칠을 하고 마감 시공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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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관내 1호 긴급주택 리모델링 사업 현장
SH 소유 6년 동안 활용 방안 못 찾고 방치돼와
대학생 참여단 자발 참여로 9월 초 공사 마무리
총 4가구 입주 가능…최대 1년 무상으로 사용
대학생 참여단이 빈집을 긴급주택으로 만드는 사업에 참여해 페인트칠을 하고 있다. 손인규 기자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좁고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자 골목 끝에 한창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인 한 단독주택이 눈에 들어왔다. 마침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대문을 연두색 페인트로 칠하고 있었다. 짙은 회색의 우울했던 주택이 대문 색 하나만으로 생명을 불어넣은 듯 분위기가 밝아졌다. 집 안에 들어서자 다른 대학생 봉사자들이 바닥과 시트지 마감 과정을 진행 중이었다. 온도가 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 속에서 봉사자들의 티셔츠는 흠뻑 젖어 있었지만 모두가 즐거운 얼굴로 일하고 있었다.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된 158㎡(약 47평) 면적의 이 집은 10년 이상 아무도 살지 않고 방치된 빈집이었다. 1974년 지어진 이 집은 어떤 이유로 인해 거주자가 떠난 뒤 빈 상태였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2020년 매입 후 어떻게 사용할지 방안을 고민하는 6년 동안 방치됐던 집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종로구가 화재, 침수, 퇴거 등으로 갑작스럽게 살 곳이 없어진 관내 주민을 위한 긴급주택으로 SH에 제안해 리모델링 사업이 시작됐다. 이 주택은 종로구의 첫 긴급지원주택이다.

긴급주택으로 조성되기 전 방치됐던 주택 내부 모습. [종로구 제공]

특히 빈집 리모델링 사업에는 서울 지역 건축학과 재학생 봉사자 16명으로 꾸려진 대학생 참여단이 함께 했다. 이들은 지난달부터 주택을 어떻게 바꿀지 함께 디자인하며 실제 리모델링 작업을 공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진행하고 있다.

강민구(26·홍익대) 씨는 “몇 년간 방치되다 보니 처음에는 이 집을 어떻게 바꿀까 엄두가 나지 않았다”며 “그런데 하나씩 빈집이 바뀌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끼고 있다. 학교에서는 이론만 배웠는데 실제 현장에서 내가 만든 가구(책장)를 배치해 보니 재미있다”고 말했다.

종로구는 종로주거복지센터, 민간기부 등의 지원을 더해 총 2500만원의 예산을 투입, 리모델링을 진행 중이다. 완성된 긴급주택에는 1층에 2가구, 2층에 2가구 총 4가구가 입주할 수 있다. 입주 기간은 6개월이고 협의를 거쳐 최대 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 이용료는 무상이고 공과금만 입주자가 개별 부담한다. 종로구는 다음달 6일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고, 같은 달 중순 준공식을 열 예정이다.

유찬종 서울 종로구청장이 긴급주택 리모델링 사업 현장을 방문, 대학생 참여단과 함께 페인트칠을 하고 있다. [종로구 제공]

같은 날 리모델링 현장을 찾은 유찬종 종로구청장은 대학생 참여단과 함께 대문 페인트칠을 하고 마감 시공을 도왔다.

유 구청장은 “관내 빈집이 위기에 놓인 이웃의 든든한 울타리로 바뀐다는 점에서 뜻깊은 사업”이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긴급주택을 조성해 취약계층이 안심하고 머무를 수 있는 주거 안전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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